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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톡 소비일기

달라진 소비, 변화하는 일상
그리고 조금 특별한
가족들의 이야기

글 · 조성은 연구위원 <한국건강가정진흥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입니다. 새로운 문화와 기술이 매일, 매시간 쏟아지는 덕에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면 트렌드에 금방 뒤처질 것만 같은 요즘인데요. 영감 톡 소비일기 9월호에서는 조금 특별한 환경에 놓여 있음에도 ‘달라진 소비’, ‘변화하는 일상’에 적응해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배달앱과 온라인 구매가 일상이 된 오늘

삶은 소비의 연속이다. 아침에 혼자 눈을 뜨자마자 배달앱을 통해 아침식사를 주문하는 TV속 모습이 이제 아주 익숙하다. 식사 후에는 떨어져 있는 가족과 안부 인사를 나눈다. 1인 가구가 늘어 나타난 현상이다. 혼자 식사를 하는 것부터 우리의 일상이며, 1인분 식사 주문이 가능해진 것 또한 가족의 삶과 소비형태의 연결로 볼 수 있다. 이렇듯 소비는 우리의 일상이며, 더 편한 내일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와 기술의 발달은 구매방법과 소비패턴을 계속 다양화시키고 있다.

결혼이민자의 한국생활을 돕는 다누리콜

하지만 소비와 기술, 일상이 상호 연결된 경우, 결혼이민자들이 국내에 정착하고 적응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빠르고 편리한 배달 문화와 높은 핸드폰 보급률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새로운 정착은 그들에겐 신기하면서 낯선 문화와의 연속적인 만남이다. 특히, 이제 막 외국에서 이주해 한국에 처음 살게 된 결혼이민자들에게는 가뜩이나 한국어도 어려운데, 핸드폰 기본 사용법은 물론 핸드폰으로 결제하는 방식은 너무나 생소할 수 있다. 은행거래, 쇼핑, 계약, 병원 예약 등 일상의 소소한 업무가 한국은 너무나도 빠르게 온라인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어, 이민자들은 말이 통하는 사람의 도움이 절실할 때가 많다. 이럴 때, 한국어를 못해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다누리콜(1577-1366).

다누리콜은 전화 상담뿐만 아니라 동행서비스, 3자 통화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일례로 이주여성이나 외국인들은 ‘부동산 계약’과 관련된 일을 어려워한다. 부동산 거래에서 사용되는 임차인, 매도인, 등기 등 용어가 어려워, 부동산중개업자와의 3자 통화로 계약 진행시 도움을 받기도 한다고. 월세로 거주하다보니 계약기간 만료 전에 방을 빼라는 임대인의 횡포나 부당한 요구를 받았을 때도 다누리콜에 전화해, 3자 통화를 통해 해결한 사례도 있다.

다누리콜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센터 내 한국어가 능숙한 13개국 출신 결혼이민자*를 상담원으로 두고 있으며, 이들은 한국생활 선배로서 각국 결혼이민자들의 적응을 돕고 있다. 이 밖에도 다누리콜센터는 다문화 가족 내 갈등, 폭력피해, 쉼터 혹은 병원 연계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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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영어, 중국어, 타이어, 일본어, 몽골어, 크메르어, 네팔어, 라오스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타갈로그어, 우즈베크어

다누리 콜센터 서비스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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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 콜센터는 결혼이민자들의 한국생활을 돕기 위해 13가지 언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여전한 부모-자녀 관계

한편, 이렇게 소비가 일상인 우리의 생활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가족들에게는 소외감을 경험하게 하기도 한다. 특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들은 경제적 어려움이 아이들의 성장과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까 하는 걱정까지 함께 할 수 있다.
이에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은 자녀를 두고 이혼한 부모들이 자녀들과 떨어져 살아도 부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양육비이행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육비이행 소송을 지원하는 법률 구조 서비스부터 아이들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게 하는 면접교섭까지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일례로 양육자 H씨는 협의이혼 당시 비양육자 L씨에게 자녀들이 성년에 이르기까지 양육비로 자녀 1인당 50만 원씩 총 월 100만 원을 받기로 하였으나 L씨는 이혼 후 양육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L씨는 지인의 가게에서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양육자 H씨도 아이를 키우느라 고정 직업이 없어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담당자는 양육자 H씨에게 L씨가 월 100만 원을 부담할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음을 이해시키고, 과거 양육비는 포기하고 합의하도록 조정하여 매월 35만 원씩 양육비를 지급받게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했다.
이후 양육비이행지원 서비스는 비양육자가 아이를 만나는 면접교섭까지 이어졌다. 그동안 아이를 만날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못했던 비양육자 L씨는 양육자 H씨에게 매주 아이를 만나는 방문을 허용받게 되었다. 이때 비양육자이자 엄마인 L씨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 주려고 사놓은 옷이 있는데,
지금 당장이라도 아이들을 만나
전해주고 싶어요.

이때의 옷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그리움과 사랑을 담고 있다. 엄마가 떨어져 살면서도 아이를 잊지 않았음을, 아이가 여전히 부모의 사랑받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이후 난생 처음 엄마와 목욕탕에 다녀온 첫째 딸도 “엄마와 목욕탕에 다녀와서 너무 행복했어요. 빨리 다음주가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렇듯 재화와 서비스의 구매와 소비는 일상의 표현을 넘어 가치와 감정을 나누고 관계를 더 친밀하게 하는 매개가 되기도 한다. 디지털화가 더욱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지금,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은 가족들의 일상이 더욱 많은 가치와 감정을 나누는 방향으로 공유되길, 그리고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About the Interviewee

한국건강가정진흥원

다양한 가족의 삶의 질 제고 및 가족역량 강화를 위한 가족정책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며, 건강한 가정생활의 영위와 가족의 유지 및 발전을 돕기 위해 설립된 여성가족부 산하 특수법인. 가족상담 및 가족교육 사업, 아이돌봄 및 자녀양육지원사업, 취약가족 역량강화 지원사업 등을 통해 어려운 가족들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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