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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톡 소비일기

피할 수 없는 쇼핑의 유혹,
현명하게 소비하려면?

글 · 한재동 <‘결제의 희열’ 저자>

일상에서 매일 마주하는 소비의 순간들. 충동구매 없이 슬기롭게 돈을 쓰고 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0여 년간 백화점 마케터로 일하며 쇼핑의 희로애락을 경험한 한재동 작가를 만나 낭비 없는 소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PART 01

물건 좀 팔아본 前 백화점 마케터로서

Q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결제의 희열>이라는 쇼핑에세이를 쓴 직장인 겸 작가 ‘한재동’입니다. 과거 저는 백화점에서 마케터로 일했었는데요. 당시 백화점에서 주는 월급을 고스란히 다시 백화점에서 쓸 정도로 쇼핑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십 년 가까이 일하고 퇴사했는데, 남은 건 수많은 물건과 결제 이력뿐이더라고요. 그래서 그간 쇼핑을 하면서 느꼈던 기쁨과 슬픔들을 모아 글을 써보기로 했어요. 그렇게 <결제의 희열>이란 책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죠. 지금은 쇼핑과 관련 없는 곳에서 일하며, 사는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Q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다 보면 계획에 없던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는 왜 충동구매를 하는 걸까요?

A

물욕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수많은 물건이 진열된 백화점에서 충동구매를 참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인데요. 백화점 마케팅의 목표가 ‘고객을 백화점에 데리고 오는 것’처럼, 대부분의 고객들은 일단 백화점에 들어오면 크든 작든 소비를 하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를 많이 봐왔고요. 충동구매를 하지 않으려면 강력한 동기부여를 통해 나만의 쇼핑습관을 형성(쇼핑리스트 작성 등)하거나 아예 백화점, 홈쇼핑, 온라인몰 등을 의도적으로 멀리해야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은 이미 이런 것들에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죠.

Q

쇼핑구단인 작가님께서도 충동구매를 하신 경우 있으실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물건이 있다면요?

A

저희 집에는 충동구매의 표본이자 대표 명사로 여겨지는 물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구매했던 스쿼트 운동기계인데요. 결혼하고 살이 많이 쪄서 고민하던 차에 홈쇼핑에서 스쿼트 운동기계를 보게 됐어요. 왠지 저것만 있으면 열심히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구매로 이어지기까지는 쇼호스트분의 단골멘트도 한몫했습니다. 몇 번이나 매진되었던 인기상품, 이번이 가장 저렴한 금액이라는 말에 그만 홀라당 넘어가 버렸죠. 당시에는 나름 카드할인으로 더 싸게 샀다고 좋아했었는데,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구매할 때 했던 굳은 다짐은 온데간데없었고, 큼지막한 기계는 좁은 신혼집 한 공간을 크게 차지하는 장식품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스쿼트 운동기계는 처남에게 넘겼는데, 그곳에서도 골칫덩이 신세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요즘은 홈쇼핑에서 로잉머신 운동기계를 판매하는 걸 가끔 목격하곤 하는데, 스쿼트 운동기계가 떠올라 채널을 돌리고는 합니다.

Q

충동구매가 반복되면 자연스레 지출이 늘고, 필요 없는 물건이 쌓이기 마련입니다.
충동구매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무슨 생뚱맞은 답이냐고 하실 수 있지만 저는 운명을 믿는 편입니다. 충동구매는 대개 빨리 사야 한다는 조급함에서 시작됩니다.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에서 화려한 매진 임박 알람을 보여주고, 백화점 판매사원들이 ‘지금 아니면 못 산다’라는 식의 판촉행위를 하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에서죠. 그럴 때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하루 정도 시간을 보내보세요. 사실 홈쇼핑에서 파는 물건도, 하나 남았다는 백화점 물건도 그때 사지 않아도 나중에 구할 방법은 많습니다. 하루 정도 시간이면 내 눈을 멀게 했던 조급함이 사라지면서 정말 내가 원했던 물건인지 정확히 파악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경험상 적어도 장바구니에 담은 물건 중 50% 정도는 하루 안에 마음이 바뀌어 구매를 안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정말 물건이 매진되면 어떡하냐고요? 그럴 때는 그 물건과 나는 이어질 운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놀랍게도 정말 매진된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PART 02

한 명의 소비자로서

Q

사람마다 소비를 하는 목적과 이유가 다양합니다. 작가님께 소비란 무엇이며 또 어디에 돈을 쓸 때 행복을 느끼시나요?

A

살면서 소비를 안 하고 살 수 있을까요? 소비는 곧 삶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결제내역으로 기록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저는 카드 사용내역을 보고 있을 때면, 소비했을 때의 상황이 자연스레 떠오르곤 합니다. 대부분 저와 가족의 생활을 위해 소비한 기록들인데요. 수많은 기록 중 가끔 남을 위한 소비를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작게는 타인을 위한 선물부터 신념을 지키기 위한 가치 소비까지 항목은 다양하죠. 전체 소비 중 비록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제 카드 사용내역에서 유일하게 빛이 나는 구간인데요. 뭐랄까, 그 내역을 보고 있을 때면 생존과 물욕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소비를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Q

최근 가장 만족스러웠던 소비는 무엇인가요?

A

두 돌이 된 제 딸은 코로나가 없던 세상을 아직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시간을 집안에서만 보내야 하는데요. 저희 세 식구가 함께 집에서 복작복작 보내는 시간은 너무 행복하지만, 딸에게 바깥 세상을 많이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늘 아쉬웠죠. 그러던 중 집 앞 꽃가게에서 꽃을 한 송이씩 파는 것을 봤습니다. 중년 남성인 저는 졸업식처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홀로 꽃집에 간 적이 별로 없었는데요. 그런데 문득 집안에만 있는 딸에게 꽃이라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군요. 그렇게 딸아이에게 꽃을 선물했고, 제 딸은 비록 한 송이뿐인 장미꽃이었지만 100만 불짜리 리액션을 보여주었습니다. 연신 꽃에 코를 대고 향기를 맡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 정기적으로 꽃을 사러 가고 있습니다. 꽃다발이 아닌 한 송이씩 사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꽃을 부담 없이 살 수 있고 또 새로운 꽃을 살 때 마다 기분전환도 되는 것 같더라고요. 아저씨가 꽃 한 송이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아직도 조금 민망하긴 하지만, 그것 또한 가족과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 같아 좋습니다.

Q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작가님만의 소비 기준이나 노하우가 있으신지요?

A

우선 ‘내가 정말 가지고 싶은 물건인가?’를 여러 번 검증합니다. 사실 소비는 합리적이기보다는 그때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휩쓸리기 쉬운데요. 그래서 시간을 두고 여러 번 생각하기도 하고 주변에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내가 보기엔 꼭 필요한 물건이 남이 보기엔 의외로 쓸모없어 보이는 경우를 발견하기도 하고, 가끔은 사려고 했던 물건보다 더 좋은 물건을 추천받는 일도 생겨요. 이 과정을 거쳐 물건을 구매하기로 결심하면, 다음 단계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주로 포털이나 커뮤니티를 검색하는데요. 보통 온라인으로 발품을 팔수록 더 싸게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가끔은 정말 기상천외한 할인 방법들을 발견할 때도 많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직접 해보시면 지금 제가 하는 말 이해하실 거예요. 세상엔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말이죠.

Q

낭비 없는 소비생활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한 말씀

A

‘쇼핑을 잘한다’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에게 쇼핑 잘하는 방법을 물으면 많은 분들이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이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렴하게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필요하고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아는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물건과 간편한 쇼핑의 유혹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저렴하게 사는 것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할인의 함정에 빠져 필요하지 않은 것을 사거나, 마케팅에 넘어가서 원하던 물건 대신 엉뚱한 것을 사기도 하는데요. 실패했던 소비들을 곱씹어보면 대부분 이런 경우였습니다. 쇼핑을 잘하려면 이거 하나만 기억하세요. 할인과 마케팅의 유혹에서 벗어나 본인에게 가장 필요하고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구매할 것.

About the Interviewee

한재동작가

10년 넘는 사회생활의 많은 부분을 백화점에서 보냈다. ‘물욕 충만, 쇼핑 천국’의 그곳에서 월급을 받는 그대로 회사(백화점)에 되돌려주는 1등 머슴으로 일했다.
덕분에 쇼핑의 희로애락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사들인 물건들을 이고 지고 살았다.
지금은 쇼핑과는 관련 없는 곳에서 그간의 쇼핑을 곱씹으며 글도 쓰고 밥벌이도 하고 있다.

저서결제의 희열

인스타그램https://instagram.com/pay_for_happiness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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