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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톡 소비일기

혼자서도 척척!
나만의 공간 만들기

글 · 임승우 <‘나도 한다! 셀프 인테리어’ 저자>

나만의 공간 만들기,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막상 업체에 의뢰해 시공을 맡기자니 비용이 비싸 셀프 인테리어로 눈을 돌리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8월 영감 톡 소비일기에서는 인테리어 전문가 임승우 작가님을 만나 ‘내 손으로 직접 우리 집을 바꾸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봅니다.

PART 01

‘셀프 인테리어’ 전문가로서

Q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유튜브 채널 아야빠TV ‘The DIY Explorer’를 운영하고 있는 임승우라고 합니다. 현재 셀프 인테리어와 DIY를 주제로 다채로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원래 인테리어보다 공연과 음향을 전공했는데요. 직업 역시 음향감독이었죠.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인생이 많이 바뀌게 된 것 같아요. 공연은 주로 저녁시간이나 주말에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아내가 육아 독박을 쓰게 되더라고요. 저 역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단 생각에 많이 힘들었어요.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퇴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직장은 언제든 다시 구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은 지금 아니면 볼 수 없는 거잖아요. 그렇게 가족 곁에 오래 머물면서 집안에서 망가진 전기, 싱크대 수전 등을 수리하다보니 자연스레 셀프 인테리어에 빠지게 되었던 것 같아요.

Q

‘셀프 인테리어’를 주제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어떤 계기로 인해 인테리어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되셨는지요?

A

저는 신혼 때 첫 살림을 원룸형 오피스텔에 차렸어요. 혼자 살긴 넉넉했지만 둘이 살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더군요. 몇 달 만에 방 두 개가 있는 작은 아파트로 이사했는데, 그때 도배 장판만 교체하고 입주했습니다. 그땐 그것만 하면 새 집이 되는 줄 알았거든요. 이전에 비해 공간도 크고 방도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뿐. 일주일 만에 이 20년 된 아파트가 얼마나 낡았는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가 휴직을 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고 칙칙한 집을 어떻게 좀 산뜻하게 바꿔볼 수 없을까 고민하게 됐어요. 체리색 몰딩만이라도 하얗게 만들고 싶었죠. 그렇게 근처 대형마트에 들러 페인트를 하나 산 게 첫 시작이었던 같아요. 필름 위에 페인트칠을 하려면 젯소를 먼저 발라야 한다는 상식조차 없던 때라서 그냥 흰색 계열 페인트 한 통, 붓 하나를 골랐었는데요. 아이가 있었던 터라 나름 ‘친환경’이라고 쓰여 있는 제품을 구입했던 기억도 나네요. 우여곡절 끝에 페인트를 집에 발랐는데, 아이 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오더라고요. 그때 친환경 페인트라고 유해성분이 없는 게 아니란 걸 처음 알게 됐죠. 그렇게 큰 대가를 치르면서 셀프 인테리어에 입문했던 것 같아요.

Q

소위 인테리어라 함은 전문가들이 전동드릴로 못을 박는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셀프 인테리어 시, 갖추어야할 필수 장비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많이들 물어보시는 부분이에요. 셀프 인테리어를 하려면 일단 어떤 장비부터 준비해야 하냐고 물으시는데 딱 몇 가지로 정해드리기가 참 애매해요. 인테리어라는 게 사실 영역이 되게 넓잖아요. 철거, 목공, 설비, 타일, 도장, 도배, 마루, 장판, 주방가구, 조명 등으로 세분화 되어 있듯이 셀프 인테리어도 프로젝트마다 사용하는 장비가 제각각이거든요. 저는 인테리어 업자들이 하는 방법을 가급적 따르면서 7~80퍼센트 정도의 완성도를 목표로 삼으면서 시공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셀프 인테리어 방법이 전문가의 작업방법과 비슷하기 때문에 필요한 도구도 별반 다르지 않죠. 전문가용보다 조금 저렴한 걸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가지고 있는 공구의 종류는 적지 않아요. 다 필요해서 준비한 거라 뭐가 더 필수적이라 얘기하기 어렵죠. 질문에 전동드릴로 못 박는 장면을 말씀하셨는데 사실 못 박는 게 망치로도 가능하잖아요. 즉, 장비는 시간을 아끼거나 혹은 힘들 적게 들이기 위해, 결과물의 품질을 높이는 등 사용용도와 목적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 같아요.

Q

사실 인테리어라는 게, 어느 정도 손재주가 있어야지만 도전해볼 수 있는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소위 ‘똥손’이라 불리는 사람들도 실패 없이 가볍게 시작해볼 수 있는 셀프 인테리어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전문가들과 같은 방법으로 시공하는 셀프 인테리어의 경우, 쉬운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문가들이 있는 거겠죠. 페인팅이 그나마 기술이 가장 덜 필요한 것 같긴 한데, 작업시간이 오래 걸려요. 마스킹 테이프와 비닐로 페인트가 묻지 않도록 하는 보양작업부터 프라이머(바탕칠) 칠, 본 도색까지 제대로 하려면 이틀은 걸리죠. 반대로 도배는 붙이는 시간은 짧지만 잘 붙이기가 어렵고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페인트칠이든 도배든 한 번에 많은 면적을 하려고 욕심내지 말고 공간을 작게 나눠서 여러 번에 걸쳐 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주말에 배우자나 친구와 함께 시간을 내서 2~3시간 안에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눠서 일종의 취미활동처럼 시공하는 거죠. 그래야 지치지 않고 즐기며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요즘은 셀프 인테리어 자재들도 많이 있어요. 붙이는 타일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기존 주방 타일 위에 덧붙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으로, 일반타일처럼 세라믹 재질은 아니고 PVC나 코팅된 금속 패널이죠.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재료는 아니지만 비슷한 분위기로 빠르고 쉽게 작업할 수 있어 많이들 이용하신답니다.

Q

우리나라는 아파트와 같이 여러 세대가 한 건물에 모여 거주하는 공동주택이 많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임대주택도 늘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집 안에서 셀프 인테리어를 할 때, 유의해야할 점도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A

공동주택에서는 아무래도 층간 소음을 주의해야 할 거 같아요. 우리나라 아파트 구조가 워낙 층간 소음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저는 소리가 나는 작업은 거의 밖에서 합니다. 인적이 드문 공터나 주차장 구석 같은 곳에서 나무나 타일을 자르죠. 피치 못하게 벽이나 천장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면 주로 낮 시간을 이용하는 편이에요. 큰 소리가 나긴 하지만 낮 시간에 몇 번 소리 난다고 민원을 받은 경우는 없었어요. 물론 제 경우에는요(웃음). 하지만 벽 철거나 강마루 시공과 같이 큰 소음이나 반복적인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면 미리 공지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민 동의서를 얻는 등의 선 조치가 이뤄져야 될 것 같아요. 또 본인 집이 아닌데 집주인의 허락 없이 임의로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것도 큰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대개 계약서에 원상 복구 의무가 세입자에게 있다고 명시하잖아요. 요즘 1인 가구 수가 점점 늘어난다고 하잖아요. 집은 작지만 삶의 질을 중요시 여기는 젊은 세대들이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요즘엔 쉽게 철거 가능하고 세입자도 설치 가능한 작은 공간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PART 02

한 명의 소비자로서

Q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작가님만의 소비기준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소위 갑질 회사라고 소문이 난 특정 유제품 회사와 항공사 상품은 구입하지 않아요. 와이프가 제품이 저렴하다고 말해도 구입을 하지 않죠. 뭐랄까. 아예 그런 제품들은 제겐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닌 거죠.
또 저는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겨요. 그러다보니 남들이 찾는 것보다 내 기준에 좋은 걸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전동 공구를 구매할 때에도 단순히 유명 회사 제품이라고 고르지는 않아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라도 저는 제품의 스펙을 꼼꼼히 따져보고 어떤 기능이 있는지, 충전 방식은 어떠한지, 수리는 쉬운지, 가격은 어떠한지 등을 다 살펴본 뒤에 가장 합리적인 제품을 구매하려고 하죠. 이런 방법으로 소비를 하다보면 어떤 분야에 있어서는 이미 유명한 회사가 아닌 저만의 좋은 회사를 찾게 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답니다.

Q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여기에는 돈을 안 아깝다’고 느끼는 소비와 그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저희 부부는 두 아들이 1살, 4살이었을 때 약 5개월 동안 유럽여행을 갔었어요. 그 때 제가 처음 육아휴직을 했었고, 제 와이프는 먼저 육아휴직에 들어간 상태였죠. 돌아보면 이때라고 경제적으로 넉넉했던 건 아니었지만, 꼭 유럽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상상이 가시겠지만 4인 가족이 한 번에 움직이려면 경비가 만만치 않아요. 하지만 이때는 ‘육아휴직이라는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고 이 때 하는 여행은 결코 돈과 바꿀 수 없다?!’ 뭐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 덕에 열심히 돈 쓰면서 여행을 다녀왔죠. 이렇게 쓴 수 천만 원의 여행 경비가 지금까지도 결코 아깝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여행기간 동안, 집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유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거든요. 사유가 뭐 별거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희 부부에게는 이 여행을 통한 사유가 정말 남다르게 다가왔어요. 여행 후에 고층 아파트를 처분하고(입주 당시 로얄층이라고 고르고 골라 구입했었던) 1층 아파트로 이사하여 아이들이 자유롭게 지낼 수 있도록 했어요. 저는 안정적인 직장을 내려놓고 다른 일을 도전해볼 용기를 얻었고요. 돈이 중요하지만, 시간에 관한 소비는 때론 과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은 우리를 절대 기다려주지 않으니까요.

Q

최근 가장 만족스러웠던 소비는 무엇인가요?

A

이건 정말 최근 소비인데요, 며칠 전에 아이들 의자를 구매했어요. 저도 목공을 하니까 직접 의자를 만들 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기성품으로 나름 비싼 아이용 의자 2개를 구입했죠. 보통 성인들은 몸에 딱 맞는 의자 하나를 구입하면 오래도록 사용하지만 아이들 의자는 계속 바꿔줘야 해요. 그리고 어떤 의자에 앉아 지내는지에 따라 아이들의 자세도 달라지는 것 같더라고요. 일례로 10살인 첫째 아이가 책을 아주 좋아하는데요. 그런데 항상 고개를 숙이고 책을 장시간 봐서 두통을 자주 호소하곤 해요. 그래서 똑바로 앉아라, 허리 피고 책 올리고 등 잔소리를 자주 했었죠. 그런데 지인 집 아이들이 사용하는 의자를 보게 되고 요리조리 살펴보니 너무 괜찮은 거예요. 여러 모양으로 각도나 높이를 바꿀 수 있게 돼 있어서 자세를 계속 교체해 줄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큰 맘 먹고 구입 후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바른 자세를 지켜줄 수 있는 의자를 보고 있으면 괜히 아빠로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요.

Q

시공비가 부담스러워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만 초심자의 경우, 인테리어 지식이 부족해 소품이나 자재 구매 시 어려움을 많이 겪는데요. 이제 막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한 독자들에게 ‘현명하게 쇼핑할 수 있는 노하우’ 전수해 주신다면요.

A

셀프 인테리어는 재료만 있다고 하기 어려운 경우가 참 많아요. 노하우를 알아야 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는 약간 비싸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인테리어 자재를 취급하는 업자들은 취급 자재의 시공 노하우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재료를 사면서 이것저것 여쭤보세요. 생각보다 대개들 잘 알려주신답니다. 또 합판이나 몰딩처럼 길이가 긴 자재, 퍼티처럼 무게가 무거운 자재들은 배송비가 비싸기 때문에 오히려 집 근처에 있는 매장에서 직접 구입해 온다면 단가는 비싸도 전체 구입비가 저렴할 수 있으니, 무조건 인터넷만 고집하지 마시고 오프라인 매장도 천천히 둘러 보시길 바라요.

About the Interviewee

임승우(아야빠)작가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이들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집안 곳곳을 수리하다가 인테리어까지 도전한지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실패와 성공을 경험했고, 이를 바탕으로 인테리어 초보자들을 위한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다.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인테리어 방법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용기 있게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하루하루 즐겁게 영상을 찍고 있다.

주요 저서나도 한다! 셀프 인테리어

유튜브https://www.youtube.com/c/lovingaayyaa/featured

이메일aayya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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