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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톡 소비일기

우리가 먹는 것이
지구의 미래입니다

글 · 이의철 <‘기후미식’ 저자>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에서도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4인 가족 기준 한 끼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은 약 4.8kgCO2e. 이는 소나무 한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CO2량과 맞먹는다고 하죠.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이제 우리네 식습관도 조금씩 바뀔 필요가 있는 것 같은데요. 소비자시대 12월호에서는 「기후미식」 저자 이의철 작가님과 함께 ‘기후위기 시대를 구하는 생존 식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봅니다.

PART 01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지구인으로서

Q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올해 8월 「기후미식」을 출간한 이의철입니다. 작년에는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이라는 책도 출간한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이자 국제생활습관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합니다. 2011년 1월말부터 고기, 생선, 달걀, 우유 없는 식단을 실천하면서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위염, 식도염, 각종 자가면역질환 등의 원인이 동물성 단백질과 식용유, 설탕이 과도하게 첨가된 가공된 식물성 식품 때문이라는 사실을 환자들과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Q

「기후미식」이라는 저서를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언급하셨습니다. 지구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 지, 사례를 들어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A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남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가 말라가고 있을 정도로 가뭄은 현대사회에 들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2019년 KBS 보도에 따르면 수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잠비아 200만 명, 짐바브웨 700만 명 등 1,100만 명이 넘는 남아프리카 주민이 기근 상태에 있다고 하는데요.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난 강가에는 물고기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물과 먹이가 부족해 굶어 죽은 동물의 사체도 곳곳에 널려 있다고 합니다. 최근 아프리카개발은행(AfDB)과 글로벌적응센터(GCA)는 기후변화로 가뭄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면서 6억 명 이상 아프리카인들의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죠. 또한 이번 세기가 끝나기 전에 황하, 양쯔강, 갠지스강, 인더스강, 메콩강 등 아시아의 주요 강에 물을 공급해주는 히말라야 만년설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희말라야 만년설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14~20억 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규모 환경난민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밖에도 대규모 산불과 홍수, 해수면상승, 가뭄, 농지 황폐화 등으로 전 세계 각지에서 삶의 터전을 잃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지금까지 해외에서나 일어나는 사건 정도로 여겼던 일들이 2022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 다 발생한 것을 생각하면 과연 내년은 어떨지 걱정이 앞서네요.

Q

작가님께서 말씀하시는 「기후미식」, 다소 생소한 단어인데, 정확히 무엇인가요?

A

기후미식은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면서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소비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동안 음식은 맛이나 정서적 충족, 건강 등을 고려해 선택, 소비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인한 재앙이 날로 심각해지고 우리의 음식선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음식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서 무엇을 먹을지를 결정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측면을 고려할 때, 기후미식을 우리의 음식 선택이 온실가스 배출, 환경오염, 지구의 다양한 생명체들과 저개발 국가의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책임감 있는 음식 선택 태도’라고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면서 즐길 수 있는 음식’은 동물성 식품과 식용유 등이 배제된 순식물성 음식을 뜻합니다.

Q

기후미식의 실천방안으로 자연식물식을 권장하고 계신데요. 단백질 등 신체에 필요한 영양분이 고루 공급될 수 있는 지 궁금합니다.

A

자연식물식은 동물성 식품과 식용유 및 설탕 등 가공된 식물성 식품을 최대한 배제하고, 가공이 덜된 자연상태에 가까운 식물성 식품만으로 구성된 식단을 뜻합니다. 자연식물식 식단은 실천해도 안전한지 걱정할 식단이 아니라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입증된 식단입니다. 오히려 현대인들은 자연식물식을 해야만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으면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합니다. 동물에 있는 모든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은 모두 식물에서 얻은 것입니다. 식물에 단백질이 없으면 동물에도 단백질이 있을 수 없습니다. 식물성 식품에도 충분한 단백질이 있습니다. 가령 2,000㎉만큼 현미를 먹으면 단백질 51g을 섭취할 수 있고, 쌀귀리를 그만큼 먹으면 단백질 81g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한국영양학회는 성인의 경우 50g에서 최대 65g의 단백질 섭취를 권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다양한 식물성 식품들을 본인에게 필요한 칼로리만큼 섭취하면 단백질이 부족할 리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네랄과 비타민, 항산화성분, 식이섬유까지 자연식물식은 모든 영양학적 권장사항을 다 충족한답니다.

Q

기후미식, 작가님께서는 어떻게 실천하고 계신가요?

A

저는 현미밥에 나물, 된장국으로 구성된 식단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간단하게 먹기 좋은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도 식사대용으로 먹기도 하죠. 빵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저는 식용유나 설탕이 안 들어간, 밀가루나 곡물가루로만 만든 빵을 주로 먹습니다. 바게뜨, 깜빠뉴, 호밀빵, 브로트, 각종 천연 발효빵 등이 제가 즐기는 빵입니다. 직장에서는 다행히 100% 현미밥과 샐러드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어서 여기에 식물성 반찬들을 곁들여 점심식사를 합니다. 순식물성 식단을 실천하는 것 못지않게, 잔반을 남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제가 먹을 수 있는 음식들만 식판에 담고, 먹지 않을 음식들은 아예 식판에 담지 않죠. 외식을 할 때는 비빔밥, 콩국수, 비빔국수, 쫄면, 들깨칼국수, 들깨수제비, 콩나물밥, 곤드레밥 등의 나물밥 종류를 선호합니다. 가끔 어묵과 달걀을 뺀 떡볶이를 먹기도 하고, 김밥을 주문할 때는 야채김밥에서 햄, 달걀, 맛살, 어묵 등을 빼고 싸달라고 부탁해서 먹습니다. 기후미식은 기존에 우리들이 익숙하게 먹던 음식에서 동물성 재료만 빼거나 두부나 버섯, 식물성 대체육과 같은 다른 식물성 재료로 대체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즐겁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는 채식만두를 즐기기도 하고, 식물성 고기로 만든 양념치킨이나 깐풍기를 가끔씩 즐기기도 한답니다. 요즘 채식 가공식품이 많이 나와서 기후미식을 실천하면서 박탈감을 한결 덜 느낄 수 있게 됐습니다.

PART 02

한 명의 소비자로서

Q

기후미식을 실천하려면 식단만큼 건강한 식재료를 고르는 일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장을 보실 때,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고려하시는지요.

A

지역 내 로컬푸드 매장에서 식재료를 구매하는 걸 선호합니다. 재료가 싱싱하고 값도 싸며, 무엇보다 계절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유기농 제품을 선택하려 합니다. 유기농법이 환경오염을 줄이고 땅에 다양한 생물들과 미생물이 공존하게 함으로써 농지의 탄소흡수를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가공식품을 고를 때는 식물성 기름이 최소한으로 사용된 제품을 구입합니다. 1961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1인당 식물성 기름 소비가 2배로 증가하면서 팜유를 비롯한 식물성 기름 생산을 위한 농지가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지금과 같이 식물성 기름을 많이 소비하면 건강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팜유 생산을 위한 열대우림 파괴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가공식품의 영양성분을 보고 전체 칼로리 중 지방에서 유래한 칼로리가 20%를 넘지 않는 것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합니다. 지방 유래 칼로리는 지방함량에 9를 곱하고, 전체 칼로리로 나눠서 계산할 수 있는데요. 생각보다 가공식품에 지방함량이 높은 것에 깜짝 놀라게 되실 겁니다.

Q

최근 가장 만족스러웠던 소비는 무엇인가요?

A

여러 종류의 차를 마시면서 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제가 스스로 차를 공부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마시고 있는 건 아니지만, 아내가 차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덩달아 다양한 종류의 차를 경험하게 됐습니다. 녹차, 홍차, 백차, 우롱차, 보이차 등 다양한 산지와 품종, 브랜드의 차를 마시면서 미묘한 차이를 느끼는 과정이 아주 즐겁습니다. 이렇게 차의 향과 입안에서의 느낌에 집중하면 그 순간만큼은 ‘지금과 여기(now and here)’에 머물게 됩니다. 이렇게 마음챙김(mindfulness)과 비슷한 상태가 되면 이완이 되고 삶이 더욱 만족스럽고 풍요롭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리고 마주보는 사람과 훨씬 편안하게 속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와 속 깊은 대화를 원할 때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오히려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눠보시길 권합니다. 건강에도 좋고, 삶이 훨씬 더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Better than alcohol. 차가 이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Q

이제 막 ‘기후미식’을 실천하려는 소비자시대 웹진 독자들께 한 말씀.

A

기후미식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내 식탁 위에 올라오기까지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했는지, 생태계에 어떤 영형을 미쳤는지를 고려해서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 태도입니다. 이미 네덜란드나 캐나다는 국가식이가이드 차원에서 음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단백질은 될 수 있으면 식물성 식품으로 더 자주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발표된 거의 대부분의 연구는 동물성 단백질을 줄이고 식물성 단백질 섭취를 늘릴 때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지방간, 통풍 등이 예방되거나 치료된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 놓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으면, 기후미식을 훨씬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찜닭에서 닭을 빼고, 두부나 버섯을 추가해서 조리하면 멋진 기후미식 찜두부 혹은 찜버섯이 됩니다. 고등어조림도 고등어 대신 두부를 넣으면 맛있는 무조림과 두부조림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동물성 재료 대신 매우 다양한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기만 하면 모두 기후미식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기후미식 실천과 관련돼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제가 쓴 「기후미식」과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을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About the Interviewee

이의철작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생활습관의학 전문의. 현재 LG에너지솔루션 기술연구원 부속의원 원장으로 구성원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생활습관의학 교육원 Faculty 및 차의과대학 통합의학대학원 겸임교수로 ‘생활습관의학’ 강의를 하고 있다. 『기후미식』,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 등의 책을 썼고, 『채식하는 이유』, 『사람을 살리는 기후위기 교육』, 『비거닝』 등을 공저했고, 『청소년 생활습관의학 안내서』, 『당신이 병드는 이유』를 번역했으며, 『무엇을 먹을 것인가』 및 자연식물식과 관련된 다양한 번역서를 감수했다. 최근에는 건강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동물과의 공존을 위해 자연식물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저서기후미식,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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