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7월1일자로 판매자가격표시제도가 전면 시행된지 1년이 지났다. 지식경제부에서는 금년 7월중에 그중 일부 품목인 빙과류와 과자, 라면 및 아이스크림에 대해서는 권장소비자가격 표시 금지품목에서 제외한다고 한다. 이것은 위의 4가지 품목에 대해서는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해도 된다는 의미이다.
당초 판매자가격표시 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한 취지는 이렇다. 먼저, 권장소비자가격표시는 판매자가 가격표시를 하지 않고 제조자가 가격표시를 하다 보니, 가상의 높은 가격을 표시하여 출시하면 판매자는 원래 판매하고자 하는 가격을 할인하여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한 것을 막자는 취지이다. 다음은 이렇게 판매자가 가격표시를 하면 옆 가계를 의식하여 경쟁적으로 저렴한 가격표시를 할 것이고 그러면 시장에서 가격경쟁 효과가 발생하여 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소비자는 가격비교 활동을 통해 공산품의 품질이 동일한 제품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추구하게 되므로 소비자에게도 결국은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판매자가격표시 제도는 미국, 일본은 물론 유럽의 대부분 선진국에서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판매자가격표시 제도를 전면 도입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이런 기대는 내구재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고가의 제품에는 소비자가 가격을 비교하여 저렴한 매장을 찾아가는 행태를 보였다. 그래서 판매자가격표시 제도가 기대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소액의 가공식품은 이와 같은 효과가 완전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몇 가지 원인을 분석하면, 소비자는 500원이나 1,000정도 하는 소량의 가공식품(특히, 아이스크림과 빙과)을 구입하기 전에 가격비교행동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즉, 소비자는 100원이나 1,000원정도 비싸더라도 보다 가깝고 편리한 근처의 구멍가계에서 구입하는 행태로 나타났다.
다음은 제조업자(또는 대리점)와 소규모 슈퍼마켙의 거래관행이다. 즉, 제도만 제조자가격표시제에서 판매자가격표시제로 바뀌었을 뿐, 거래관행은 그대로 제조업자나 대리점이 제시하는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태를 나타냈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가공식품시장의 유통형태별 점유율이 소규모 슈퍼마켓을 통한 소비가 70%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규모 슈퍼의 판매자는 제품 하나 하나에 가격표시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제품가격은 표시가 된 경우보다 되지 않은 경우가 3배정도 더 많았다. 이것을 지도 단속할 지방자치단체 역시 여러 가지 이유로 이를 지도 계도한 실적은 한건도 없는 것으로 안다.
소비자는 제품에 가격표시가 없는 상태에서 판매자의 가격표시도 없고 하기 때문에 해당 제품의 가격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준거가격을 알 수가 없었다. 더구나 제품에 대한 가격을 몰라 답답한 한데, 판매자가격표시를 적용하다보니, 매장별 판매가격차이의 폭이 2배 또는 3배에 이르게 되어 결국은 가격이 1년전 대비 물가의 2-3배에 이르게 되었다.
제도를 만들고 시행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치게 마련이고 이를 신속하게 수정·보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제도를 만들고 정착하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했는지를 돌아보면, 자신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제조자와 유통업자 그리고 소매자간의 유통구조를 그대로 두고 단지 제도만 도입하여 정착되기를 바라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보인다. 현재의 유통관행과 역학구도를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또 소비자는 가격비교활동을 비롯하여 더 합리적인 소비행동을 보여야 한다, 그러러면 준거가격이 될 수 있는 가격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매장별 가격도 제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제조자가 출고가격을 정기적으로 공시하여 유통의 투명성을 내보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시 매장에서 30%-50%할인해서 파는 아이스크림을 멀지 않은 시기에 볼 수 있게 된 것이 얻은 것이다. .... 그것이 과연 싸게 산 것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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