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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마인드 웨딩'의 경제학 게시글 상세보기 - 등록일, 조회수, 첨부파일, 상세내용, 이전글, 다음글 제공
    '리마인드 웨딩'의 경제학
    등록일 2011-01-26 조회수 7308
    “리마인드웨딩”의 경제학
    10월 ○○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부부들이라면 매년 다가오는 결혼기념일에 무엇을 해야 의미가 있을까 하고 고민을 할 것이다. 그냥 보내려니 그렇고, 정작 무엇을 하려고 마음을 먹어도 마땅히 할 만한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

    지난 해는 특별히 결혼 20주년을 맞는 해였다. 20주년을 매우 의미 있는 것으로 여긴 남편은 이전과는 아주 다르게 몇 달 전부터 이벤트를 기획했다. 하나 밖에 없는 딸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둘이서라도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기획된 것이 바로 “리마인드 웨딩”이었다.

    남편은 ‘리마인드 웨딩’으로 ‘웨딩 사진 촬영’을 제안하였다. 필자가 그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는 아주 멋진 이벤트가 될 것 같아 쾌히 승낙했다. 그런데 날짜가 다가오면서 점점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의 멋진 결정이 회의감으로 불투명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이 들어 번거롭게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꼭 해야 하나 ” “하루 이벤트 비용이 너무 비싸지 않은가 ” “그 돈으로 아예 다른 것을 하면 어떤가 ”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었다. 결국 리마인드 웨딩은 남편 특유의 추진력으로 멋지게 행사가 마무리되었다.

    이쯤 되면 「주부칼럼」도 아닌 「소비자칼럼」에서 왜 결혼기념일을 운운하고 있을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실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굳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사건이 바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 사례였기 때문이다. 이 사례는 행동경제학의 여러 이론 중 하나인 시간선호 이론, 즉 시간조건(타이밍) 하에서의 인간의 선택과 판단과 결정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앞날에 대한 고상한 선택이 닥친 현실에서 유야무야되는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을 하는 인간을 가정한다. 한편 심리학에서는 항상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선택을 하는 인간, 나약한 인간을 가정한다. 행동경제학은 경제학과 심리학의 하이브리드(hybrid)로서, 기본 관점이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만나서 탄생한 학문이다. 이성적인 경제학과 감성적인 심리학의 퓨전(fusion)이다.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담 스미스(Adam Smith) 이래로 전통 경제학이 정확한 선택(계산), 합리적 판단,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완벽한 인간을 가정했지만, 인간의 실제 선택과 판단과 결정은 이성적이기 보다는 감정적이고 모순적이며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을 간파했던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 교수를 중심으로 한 일군의 행동경제학자들은 인간의 선택과 판단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결과를 경제학에 접목하여, 위험(리스크)과 시간조건(타이밍)이라는 조건 하에서 인간의 직감, 즉 감성과 직관이 어떠한 선택과 판단과 결정을 가져오는지를 규명함으로써 기존 경제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현실적인 경제학을 태동시켰다.

    행동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경제를 움직이는 인간의 마음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는 이 명제가, 소비자경제학을 전공한 필자에게는 “경제를 움직이는 소비자의 행동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라는 명제로 들린다. 이 명제는 신뢰할 수 있는 소비자정보와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면 모든 소비자들이 언제나 합리적인 선택과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배워 온 필자의 신묘년(辛卯年), 올해의 화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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