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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 and Fro
    등록일 2009-10-21 조회수 5190
    소비자칼럼(387) To and Fro
    소비자들이 사업자와 갈등을 겪은 뒤 찾게 되는 상담전화 소리는 오늘도 변함없이 울리고 있다. 때론 그 중 특별히 기억나는 소비자도 있기 마련이다.  몇 년전 어느 30대 여성 소비자의 경우 유난히 기억이 난다. 울산에 사는 이 소비자는 그동안 계속해 이용해 온 피부관리센터를 6개월 더 이용하기로 하고 계약을 했으나 갑작스럽게 남편의 직장이동으로 대구로 이사를 하게 됐다. 사업자에게 해약의사를 표하고, 잔액환불을 요구했으나 1년이 지나도록 사업자는 환불해주지 않고 이리 저리 피하고 종업원들도 이제는 사장 전화를 바꿔 주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상담기관이 중간에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했으나, 전화통화가 어렵고, 아주 어렵게 연결되면 "내가 그렇게 잔액환불 안해준 소비자 한 두명인 줄 아느냐", "그 정도는 약과다. 절대로 돈 못준다", "장사가 안되어서 돈이 없다"는 등 뻔뻔스런 변명을 늘어 놓는다.

    또, 최근에는 정말 문제 많은 소비자를 만난 적도 있다. 자영업을 한다는 이 소비자는 상담실에 직접 방문하여 자신이 부재해서 택배 상품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책임이 소비자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무조건 판매자와 택배업자에게 떠넘기고, 보상으로 상품을 더 달라고 상담실이 떠나가도록 소리치고 욕설을 내뱉는다.

     이렇게 다수의 사업자와 소비자들을 접하다 보면 철면피 같은 사업자를 만날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온갖 억지주장을 펴면서 무리하게 배상을 요구하거나, 떼를 쓰는 소비자도 간혹 있다.  이렇게 억지를 쓰면서 상대방에게는 큰 손해를 끼치더라도 자신의 요구는 반드시 관철돼야 하고, 절대 손해 못보겠다는 사업자나 소비자들을 보면 일종의 연민의 정을 느끼기도 한다. 그야말로 우리가 고사성어로 알고 있는 "모순(矛盾)"된 생각과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

     앞뒤가 똑같은 번호가 아니라 앞뒤가 너무 다른 사람들은 또 있다. 이제 30일도 남지 않은 전국 수능시험이 끝나면 길거리에 나온 고3 여학생(미성년자)에게 갖은 사탕발림으로 유혹해서 비싼 화장품세트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등장할 것이다. 또 관광지나 읍/면지역에 들어가 노인들에게 값싼 물건을 무료로 나눠주고 동정심을 자극해서 결국은 효과없는 비싼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사람, 바로 이런 "모순"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도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그러한 자녀들도 있고, 노부모도 있을 것이다. 자신도 입장이 바뀌어서 평범한 소비자가 될 것이고, 자신이나 자녀, 부모가 그러한 모순된 사업자로부터 피해 당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는 하루종일 생업에 종사하여 무언가 가치를 생산, 창출하면서 그로 인한 대가를 얻고, 또 그 대가로 소비를 하면서 살아간다. 결국 누구나 생산자요, 사업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소비자인 것이다. 그래서 중학교 시절 영어시간에 배운 ‘왕복’이라는 의미의 'To And Fro'라는 단어가 생각이 난다. 소비자와 사업자는 서로 별개가 아니라 서로 왔다갔다하는 입장인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고려없이 나만 이익을 완벽하게 얻고 상대방에게 완벽한 손해를 끼치고 사는 것은 불가능할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여, 받을 만큼 받고, 상대방에게도 줄 만큼 이익을 주어야 한다고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이 세상 문제도 절반 이상은 해결되고, 또 소비자문제도 저절로 해결되지 않을까  

     사업자가 소비자를 친절하게 대하여 좋은 인상을 얻고, 좋은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소비자중심, 고객중심 사고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는 다시 그 사업자를 찾게 될 것이고, 주변의 이웃들에게 널리 알려 줄 것이므로 길게 보면 소비자의 마음에 드는 것이 사업이 번창하고, 경영이 호전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사람이 살기좋은 세상 ! 그것은 사업자도 살고 소비자도 함께 사는 세상일 것이다.

     

     

    ■ 글 / 이기헌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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