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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제품 정보의 양면성 [세상보기]
등록일
2009-10-14
조회수
5966
세상보기(339)
인터넷 제품 정보의 양면성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려고 할 때, 어떤 기준으로 결정을 하는지에 대해 지난 수 십 년간 많은 마케팅 및 소비자행동 분야의 전문가들은 연구하고 고민해 왔다. 문제를 인식하고, 정보를 탐색하며, 대상 제품들을 나름 평가하고, 구매 및 구매 후의 평가를 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대부분의 소비자 행동 관련 연구자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프로세스다. 이 프로세스에 대한 비판적 논의가 많지만, 그 부분은 본 컬럼에서 접어두고 ‘정보탐색’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필자의 전공인 광고학 분야에서는 다양한 소비자 행동의 분야 중 정보탐색에 가장 관심을 많이 갖게 된다. 그 탐색의 대상인 (제품) 정보가 바로 광고학에서 다루는 ‘광고’의 포괄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좀 더 이야기의 범위를 좁혀서, 21세기 들어 나타난 소비자 행동의 가장 큰 변화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주지하듯이, 현재 많은 소비자들은 처음 구매하게 되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구할 때, 인터넷을 이용한다. 젊은 층일수록 이러한 인터넷 편애 현상은 더 심하며,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도 주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건져 올린 정보를 2차적으로 취득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제 많은 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제품 관련 책자를 더 이상 발행하지 않는다. 대신 자사 홈페이지 또는 해당 브랜드 웹사이트를 통해 과거보다 더 풍부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하지 않고는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없는 시대인 것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제품 관련 정보들로 인해 과연 우리 소비자들은 과거보다 더 훌륭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가 언뜻 가벼이 생각해 보면,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이 문제는 사실 매우 답하기 힘들다. 정보가 많다는 것이 꼭 올바른 결정에의 충분조건이 되지는 않으며, 정보의 양이 늘어갈수록 거짓된 정보, 불필요한 정보 등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제품과 관련된 정보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크게 생산자 메시지와 소비자 메시지로 나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을 생각해 보자. 쇼핑몰의 제품 페이지로 들어가면, 우리는 제품과 관련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정보는 제품의 생산자 또는 판매자가 작성한 것이다. 즉, 전통적인 ‘광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품의 규격, 색상, 기능, 가격 등에 대한 이 정보들은 대개의 경우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약간의 과장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광고의 기본적인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있는 성인 소비자들의 경우 크게 ‘기만(deception)’을 느끼는 정도는 아니다. 소비자 메시지는 주로 이미 구매를 한 소비자들이 작성한 구매 또는 이용 후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언젠가부터 우리들은 웹페이지의 상단에 나열된 제품 상세 설명보다는 하단에 위치한 소비자 상품평에 더 주목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다른 소비자들의 이용후기는 구매 결정에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제품 관련 정보는 서로 장단점을 갖고 있다. 생산자 메시지는 정보 자체가 사실이긴 하지만, 빠뜨린 정보가 많다는 점이다. 바로 부정적인 메시지이다. 이 제품이 어떤 점에서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얘기하지 않으며, 무조건 긍정적인 부분에 대한 메시지만을 담으려 한다. 이것은 전통적인 광고의 기본적인 속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아비판식의 광고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긴 하지만 거의 찾기 힘들다). 반면에 소비자 메시지는 긍정적인 글 외에 부정적인 글들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절대로 사지 말라’라는 메시지부터 ‘소비자원에 고발하겠다’는 메시지까지, 이미 이 글을 읽는 소비자들께서도 많이 경험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찾아보긴 힘들다. 그리고, 글을 쓴 소비자들은 사실 아주 예민한 소비자들이거나 제품에 대하여 불만이 많은 소비자들이기 쉽다. 때문에 일반적인 보통의 소비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정보들일 수도 있다. 상품평은 제품 관련 동호회에서 더욱 활발하게 개진된다. 유명 자동차 브랜드, 핸드폰 모델 등의 동호회에 가 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자동차나 핸드폰 중 선뜻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거의 없다는 우스개 소리도 업계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생산자 메시지를 ‘Reliable but Dishonest (신뢰할 수 있지만 정직하지는 않은)’ 것으로, 소비자 메시지는 ‘Honest but Less Reliable (정직하지만 신뢰하기는 힘든)’ 것으로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음을 보고하기도 하였다. 전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후자에 대해서 우리가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이야기는 한 번 생각해 볼 만한 문제이다. 특히나, 인터넷 상에서의 소비자 메시지는 긍정적인 메시지보다 부정적인 메시지의 영향력이 몇 배 이상이나 된다는 것은 많은 연구 결과에 의해 검증된 사실이다. 실제보다는 부정적인 메시지의 양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온라인 상에서 판매되는 제품인지라 우리가 어느 정도 의심의 눈초리를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곳에서 유통되는 모든 소비자들의 언어가 그 제품을 구매한 모든 소비자들의 목소리인 것으로 쉽게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에 소비자들의 보다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심지어 속칭 ‘알바’로 통하는 악성적인 댓글이 존재한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지 않은가 이제 더 이상 많은 영화팬들이 영화 감상 후기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러한 악성적인 글들의 부정적인 결과물이다. 우리의 자신에게 맞는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위해 인터넷의 여러 정보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이들 중 우리 자신에게 필요하고 적합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선택하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을 골라주는 정보 대행업이 생기지 않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