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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에 대처하는 방법 - 각국 비교 [세상보기]
    등록일 2009-06-24 조회수 6114
    세상보기(323) 불황에 대처하는 방법 - 각국 비교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구촌 소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불황에 대처하는 소비패턴으로 전환하고 있다. 나라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저가품 소비가 확산되고 절약형 소비가 보편화되고 있다.

    먼저 미국의 경우를 보자. 갑작스런 불경기로 저가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아졌다. 따라서 대부분의 대형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월마트와 같은 할인매장이나 저가품을 주로 파는 달러스토어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할인 쿠폰의 인기도 급상승하고 있다. 과거에는 할인쿠폰 발행의 2%만 사용되었었다. 쿠폰을 사용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가난한 사람으로 생각할까봐 사용을 주저한 결과이다. 그러나 지금은 절약을 위해 노력하는 미덕으로,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었다. 그 결과 쿠폰 이용 비율이 두자리 수로 크게 늘어났다.

    불경기에 영향을 덜 받은 계층이나 고소득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4월 미국 소비자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40%는 명품소비를 줄이고 있고 10%는 필수품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31%는 명품과 필수품 두가지 모두를 줄이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최근 미국 중상류층 사회에서는 이른바 ‘스틸시(Stealthy)’ 소비가 유행이다. 이는 우리 말로 하면 도둑소비인데, 경기침체로 너나 할 것 없이 소비를 줄이니 명품을 사고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 허름한 비닐백에 담아오든가 배달을 시킨 후 빈 손으로 가게를 나서는 것이다.

    다음은 일본의 차례이다. 소비자들의 저가품 소비확산으로 유통업체들이 변신하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유통기업인 세븐 & 아이 홀딩스는 몇 년 전 매각했던 디스카운트 스토어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또 다른 대표 기업인 이온은 지난 3월 약 5000여개 품목의 가격을 인하하면서 다음과 같은 광고를 일간지에 게재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고 타사보다 가격인하가 늦었습니다. 반성합니다.”

    소비자들도 새로운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 친구나 친척 혹은 인터넷 등에서 공동구매단을 조직하고 대형유통업체에서 대용량 포장 상품을 구입한 후, 주차장 등에서 필요한 만큼씩 나눠 갖는다. 명품 브랜드를 좋아하는 성향을 버리지 못하는 대신, 명품을 렌탈해서 사용하는 소비가 크게 늘었다. 명품 가방 렌탈 서비스 업체인 가리루는 작년 6월 사업을 시작해 현재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회원이 1000명이 넘는다. 가방, 구두는 자기 것만 쓴다고 생각했던 일본인이었지만 이제 렌탈에 대한 거부감도 거의 없어졌다.

    그러면 우리 나라는  우리 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월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발간한 유통전문지 ‘리테일 매거진’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경기침체로 가장 두드러진 소비패턴 변화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28.7%가 ‘할인행사를 통한 저가상품 구매’라고 답해 소비자들의 구매력 저하에 따라 가격민감도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비자들의 구매단가 감소가 16.1%, 낱개상품 구매 증가가 10.5%, PB상품 구매증가가 8.8% 등으로 나타나 실속형 소비행태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다른 점도 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백화점들은 오히려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점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올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0~8.9% 증가했다. 특히 백화점들의 매출을 견인한 명품의 매출증가는 정말 놀랍다. 올 4월 정기 바겐 세일에서 현대백화점은 명품매출이 35% 증가했고 롯데백화점도 28% 증가했다. 부산에 센텀시티점을 새로 오픈한 신세계 백화점은 무려 78.6%의 신장세를 보여주었다.

    더욱이 명품들은 홈쇼핑에서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4월1일부터 23일까지 롯데홈쇼핑의 명품 전문프로그램을 통한 명품매출은 지난해보다 무려 183%나 증가했다. CJ홈쇼핑의 명품 프로그램 첫 방송에서는 26만원대 프리미엄 진이 분당 760만원어치 팔려 나갔고 20만원대 에트로백 140개도 모두 팔려나갔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5월 20일부터 명품 전문프로그램을 매일 두 시간씩 집중 편성하였다.

    이런 현상은 고소득층과 중산층이 불황에 따른 타격을 덜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침체 여파로 빈부격차가 지난 해 사상 최대로 벌어졌고, 하반기에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일용직 등 한계계층이 직장을 잃고 영세 자영업자들의 도산이 잇따르면서 서민층의 근로소득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명품 소비 등 남을 배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소비행태를 지속해도 되겠는가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미국 소비자들의 ‘스틸시(Stealthy)’ 소비, 일본 소비자들의 명품 렌탈과도 크게 대비되지 않는가 

     

     

     

     

     

     

    ■ 글 / 이은희 (인하대 교수)

    한국소비자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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