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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우미와 함께 잘 사는 법 [세상보기] 게시글 상세보기 - 등록일, 조회수, 첨부파일, 상세내용, 이전글, 다음글 제공
    도우미와 함께 잘 사는 법 [세상보기]
    등록일 2009-04-22 조회수 6301
    세상보기(314) 도우미와 함께 사는 법
    얼마전 홍보대행사 분들과 점심을 먹다 황당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대충 아줌마 아저씨들이 만나면 (싱글들도 그렇겠지만) 결혼 몇년차냐, 아이는 몇명이냐, 그럼 아이는 누가 봐주시냐로 화제가 흘러가게 마련이지요. 저 역시 애 둘을 조선족 입주 아줌마한테 맡겨놓고 다니는 처지인지라 공통점이 있는 분들과 만나면 바로 친해집니다. 아줌마 뒷담화를 늘어놓다가 동병상련을 느끼며 '위 아 더 월드'가 되는 거지요.

    도우미 아줌마들의 엽기적인 일화를 풀어놓자면 2박3일이 부족한데요. 이번에 들은 얘기는 좀 쇼킹하더군요. 본인의 친구가 겪은 실화라면서 한 홍보녀가 들려주신 얘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선족 도우미와 1년 넘게 가족처럼 지내셨다는 그 분은 지난 여름 가족 휴가를 다녀와서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셨답니다. 집안이 텅 비어있었던 거죠. 수저 한벌 남지 않은 빈 집을 보고 동 호수를 잘못 찾았나 싶어 아파트 밖을 나와 두리번거렸다네요. 패닉 상태에 빠진 그 분에게 아파트 경비 아저씨가 친절하게 다가와 이러시더랍니다. "아니, ** 엄마, 이사가더니 왠일이세요 " 그러니까 조선족 도우미 아줌마는 주인집이 휴가간 사이 이사를 가장해 집안의 모든 물건을 훔쳐낸 거지요. 서울 시내 이삿짐센터를 다 뒤져도 이삿짐 행방을 찾지 못한 것은 물론이요, 아줌마 흔적도 찾지 못했답니다.

    이 얘기를 듣고선 어찌나 모골이 송연하던지요. 점심을 먹는둥 마는둥 집에 전화를 걸었지요. 아이와 통화를 하고 나서야 마음이 놓이대요. 정말 이런 일이 흔하진 않겠죠. 그렇지만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은 아이를 모르는 사람 손에 맡기는 건 '도박'에 가깝습니다. 저도 큰 아이 낳고 애기 봐줄 분을 못구해 눈물 없이는 못보는 드라마 100부작 썼드랬습니다. 결국 제 외할머니가 증손녀를 키워주셨어요. 둘째를 낳고는 차마 입이 안 떨어지더군요. 출산휴가로 쉬는 동안 겨우겨우 조선족 도우미를 구했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좋은 분 만나 2년째 가족처럼 지내고 있지요. 제 후배들 보면 애기 봐주는 아줌마 때문에 하루에도 몇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갑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를 했다고 자랑하던 아줌마가 아이에게 책을 거꾸로 들고 읽어주는 장면을 목격하고 부르르했다는 후배, 바닥 훔치던 걸레로 애 입을 박박 닦아 가슴을 쳤다는 후배, 급기야 CCTV를 달아놨더니 아이가 아무리 울어도 하루 왼종일 대꾸 한번 안해주는 화면을 발견했다는 후배…. 육아문제를 얼마나 현명하게 해결하느냐가 '직장맘'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헤치고 나가야죠. 조선족이건 한국인이건 도우미 아줌마를 구할 때는요, 일단 정식 등록업체를 통해서 알아보셔야 합니다. 소개비를 내더라도 책임계약서 등을 작성할 수 있는 업체가 아무래도 믿음직스럽지요.

    알음알음 소개받는 것도 좋지만, 아는 사람을 통해 구하면 도우미가 양쪽집을 비교하며 말들을 옮겨 오히려 집안 사이 멀어지게 할 수 있거든요. 특히나 면전에서 싫은 소리 못하는 스타일이라면 업체 통해서 구하는 게 이것저것 요구를 당당히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았다면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등을 복사해 가지고 계세요. 신원보증인을 세우라고 요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도우미에게 휘둘려서는 안됩니다. 일을 시작할 때 양자간 고용계약서를 써서 원칙을 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휴일, 명절휴가, 명절떡값, 아무리 '이모'라고 부른다 해도 결코 식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그들에게 '우리집'은 엄연한 직장이니까요.

     

     

     

     

     

     

    ■ 글 / 김소라 기자

    스포츠조선 사회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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