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녹색성장’의 개념이 넘쳐난다. 정책적 차원에서 녹색성장의 핵심은 경제성장을 추구하되 자원이용과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이를 다시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선순환구조’에 있다. 한편 지속가능한 개발(혹은 발전)은 환경을 보호하고 빈곤을 구제하며, 장기적으로는 성장을 이유로 단기적인 자연자원을 파괴하지 않는 경제성장방법들의 집합을 의미한다. 녹색성장의 종착점은 환경을 고려한 선순환적인 성장에 있으며 지속가능한 개발의 종착점은 미래가 사용해야 할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의 발전에 있다. 이 두 개념은 닮은 듯하나 각각 강조점이 다르다.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성장’의 정책은 에너지 안보, 양질의 경제성장, 신재생에너지/에너지효율 향상, 기후변화 대응활동이라는 선순환 성장구조를 강조하는 이른 바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구체화되어 있다. 이는 기후친화산업의 확대, 에너지 효율산업의 확충 등에 집중될 것이다. 반면 지속가능한 발전에서의 지속가능성은 다소 모호한 개념이지만 약한 지속, 강한 지속, 그리고 생태에 대한 철학을 포함한다. 지속가능성(持續可能性, sustainability)이란 일반적으로 특정한 과정이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생태학적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은 생태계가 생태의 작용, 기능, 생물다양성, 생산을 미래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인간 사회의 환경, 경제, 사회적 양상의 연속성에 관련하여 지속 가능성은 문명과 인간 활동의 필요를 절충하고 현재 한도에서 최대한의 가능성을 찾아내면서,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를 보존하고 그러한 이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계획과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과 더불어 나타난 개념이 지속가능한 소비이다. 지속가능한 소비는 환경적 지속성, 경제적 효율성, 사회적 건전성을 포괄하는 상당히 광의의 개념이다. 지속가능한 소비는 구체적으로 자연보호, 녹색구매, 에너지 절약, 생활폐기물 관리, 재활용제품의 활용, 일회용품사용자제, 생태와 어울림 등으로 전개되어 왔다. 환경관련 단체나 소비자단체들의 노력으로 지속가능한 소비운동은 ‘경제성’에 반하는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건강성’과 ‘안전성’과 결합되면서 명맥을 유지하여 왔다. 최근에는 정부주도하에 그린스타트(Green Start) 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기업이 일상생활에서 실천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저이산화탄소(CO2) 녹색성장의 기반을 정착시키자는 운동이다.
지난해 10월 환경부와 대한상공회의소,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포함해 34개 기관·단체가 참여해 출범했고, 전국 90여 개 지자체가 가입하면서 지역네트워크가 구축됐다.
일련의 녹색성장정책의 추진과 그린스타트 운동을 보면서 본질적인 지속가능성에 대한 철학의 결핍을 느낀다.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인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 탄소배출감축과 에너지 기술개발의 과제는 분명 당면과제이고 중요하다. ‘녹색운동’이 추구하는 본질은 단지 에너지 절약이나 저탄소에 국한된 것이 아닌 생태와 인간, 그리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생활철학에 있다. 전반적인 물질소비가 미덕인 생활가치를 더욱 강화하면서 ‘녹색’의 옷만 입는다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은 조만간 네비게이션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최근 재계에서는 인문학의 바람이 분다고 하는데 이번 기회에 소비자들에게 녹색소비철학의 배움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구체적으로 녹색소비에 동참하고 싶다면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라벨과 환경라벨, 슬로시티(Slow City), 간소한 삶(Simple Life), 로컬 푸드(Local Food), 공정무역(Fair Trade) 등과 친해지길 바란다.

■ 글 / 김성숙 (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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