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녹색성장이 화두(topic of conversation)가 되고 있다. 즉, CO2 없는 지구를 만들기 위해 온 인류가 고민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태양광, 풍력, LED, 하이브리드, 탄소배출권, 원자력, H2O산업, 녹색SOC, 지구열위닉스, 바이오에탄올 산업에 대한 경제성 검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탄소가 없는 나라를 만드는 데 녹색상담이 기여한다면 무리한 상상일까 기업의 고객 상담도 이제는 한 차원 높게 대응할 때가 되었다. 왜냐하면 아마추어 같은 상담은 고객 불만을 양산하여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요즘 서울 사는 주부 L씨는 냉장고에 칸칸이 비닐 커튼을 쳐 놓았다. 냉장고 문을 여닫을 때마다 손실되는 에너지를 줄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L씨는 거실난방, 컴퓨터 전원, 소등관리, 양말손세탁 등을 통해 에너지를 절약했다. 그 결과 6개월 동안 가스 33㎥ 288㎾/h를 절약했다. 온실가스로 환산하면 194㎏을 덜 배출한 것이다.
이제 생산과정에 필요한 탄소배출권마저 제약되는 시대가 되었다. 시민들도 주부 L씨처럼 탄소배출 감소에 진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기업에서 고객 상담이나 협상능력 부족으로 탄소 배출을 조장한다면 사회적 평가가 좋을 리 없다. 이제부터라도 탄소배출을 예방하는 상담을 ‘녹색상담’이라 칭하자.
물론 민원이나 분쟁 발생을 100%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아마추어 상담으로 인해 민원이 야기된다면 이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일단 분쟁이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기 까지 쌍방 모두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분쟁 해결을 위한 에너지 소모를 국가적으로 합치면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 방출로 이어진다.
얼마 전 소비자 한 분이 눈물을 글썽이며 우리 원 상담실을 찾았다. 의료서비스 관련 불만이었다. 수술 후 신체적 후유증은 둘째 치고 상담 직원의 자세에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또 한 분은 얼굴이 상기된 채 파손된 과일 상자를 들고 왔다. 이 분은 과일 상자를 배송한 택배회사의 무성의한 조치로 분해 어쩔 줄 몰라 했다.
두 분은 각 각 경기도와 대전에서 차를 직접 몰고 서울까지 왔다. 과일 상자와 진료기록이 담긴 라면 박스를 싣고 다니기 위해서였다. 서울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항의도 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도 다녀왔다고 했다. 입증자료인 박스 때문에 차를 계속 갖고 다녔다고 했다.
분쟁해결을 위해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이나 컴퓨터는 물론 운전하고 다니는 동안 배출된 온실가스를 합하면 엄청나다. 문제는 기업 상담 부실로 인한 분쟁이 줄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일부 몰지각한 소비자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해자인 기업 측에 문제가 더 많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제 기업은 불필요한 분쟁이 야기될 때 쌍방 에너지 소모로 인한 탄소배출까지 인식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겨야 한다. 녹색상담을 인식하여 고객 상담을 Up-Grade하는 것이 기업의 시대적 사명이 되었다. 기업에서는 녹색상담이 곧 사회적 공헌의 출발점이 된다는 지혜를 찾아야 할 때다.
상담직원에 대한 전문화된 직무교육이 시급하다. 무급상담은 봉사요, 유급상담은 직무다. 전자는 아마추어 같이해도 일부 양해되지만, 후자는 프로같이 해야 된다. 기업 상담은 일반 이웃에 대해 막연한 도움을 주는 상담봉사가 아니라 고객에게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법적 책임이기 때문이다.
녹색상담을 위한 열 가지 전략을 소개하고 글을 맺고자 한다.
첫째, 상담대상을 명쾌히 확정하라.
둘째, 상담유형을 정확히 정리하라.
셋째, 상담범위를 명확히 인식하라.
넷째, 질문내용을 철저히 예측하라.
다섯째, 대상, 유형, 범위를 벗어나면 쉽게 이해시켜라.
여섯째, 이해시키기 어려우면 선배와 임무를 교대하라.
일곱째, 생각이 다를 때 상대방이 틀리다고 하지 마라.
여덟째, 직답이 어려우면 규정 선례 확인 후 응대하라.
아홉째, 상대방이 흥분해 있으면 진정시간을 확보하라.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유머와 전문성을 전달하라.
끝.
■ 글 / 신용묵 교수 (ymshin@kca.go.kr)
한국소비자원 정보교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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