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소비자자본주의의 시대에 노동자와 소비자는 양면적 사회관계이다. 쇼핑몰은 소비자교(consumer religion)에 예배드리러 가는 현대식 '소비자교 교회'이고, 월트 디즈니 월드에 놀러가는 것은 '중산층의 성지순례'라고 표현할 수 있다. 소비자주의의 이념은 이미 출생이전에서 죽음이후의 과정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미 자동차를 고르듯이 자식의 성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주의 멘탈리티의 일부이며, 소비자 개인도 온전한 한 인간이 아니라 하나의 '제품' 또는 '상품'이 되었다.
이에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중심키워드인 소비(consumption)를 분석하는 소비자문화론(consumer culture theory : CCT)은 학제적 연구의 과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소비자문화론의 가장 큰 논제는 소비자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또는 살고자 하는지의 문제와 소비자사회가 어떻게 조직되어야 하는가의 문제에 연계되어 있다. 소비자문화론은 개별적이고 사회적인 욕구와 사회자원 배분을 상호 규정하는 사회적 조건에 대한 연구이다.
소비자문화론의 미래는 과연 긍정적인가? 향후 소비자문제의 세계화와 국제화와 더불어 소비자문화의 통일화 내지 표준화가 진행됨에 따라 '소비자문화의 위기론'이 대두될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소비자문화론의 정립은 중요한 과제가 된다.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소비자문화의 통일화 내지 표준화에 따른 자국소비자문화의 독자성 정립을 위한 연구의 하나로 '소비자문제의 문화분석(A Cultural Analysis of Consumer Affairs)'이라는 새로운 이론분야가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소비자문화론의 독자성 또는 고유성에 대한 연구가 심도 있게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현실세계에서 발생하는 소비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비자문화론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성주의이론에 근거한 경험사실 구성적 소비자문화론을 정립해야 한다.
향후 소비자문화론의 과제는 소비자학, 경제학, 정치학, 심리학, 사회학, 철학 등의 학문분야에 중첩되어 연구되는 학제적 접근이다. 외부적 관점(관찰자)과 내부적 관점(참여자)이 연계되어야 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소비자문화론을 전망해 보면 첫째, 정책(Policy)으로서의 소비자문화론이 전개되어야 한다. 소비자정책의 일환으로 소비자문제의 문화화를 수용해야 한다. 둘째, 비판(Critique)으로서의 소비자문화론이 전개되어야 한다. 광고, 마케팅 등에 의해 조작된 소비자사회와 소비자문화에 대한 실체를 보여주고 비판해야 한다. 셋째, 실천(Practice)으로서의 소비자문화론이 전개되어야 한다.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실천되는 소비자문화가 되도록 한다. 넷째, 비평(Criticism)으로서의 소비자문화론이 전개되어야 한다. 의·식·주는 물론 行·育·樂 등 상품 및 서비스라는 소비텍스트를 비평하여 수용자인 소비자를 깨워야 한다. 다섯째, 해체(Deconstruction)로서의 소비자문화론이 전개되어야 한다. 기존의 소비문화연구 및 소비자문화론의 문제점, 간극, 생략 등을 발견하기 위해 소비텍스트를 해체해야 한다. 여섯째, 전략(Strategy)으로서의 소비자문화론이 전개되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재구성된 소비자를 올바르게 읽기 위한 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소비자문화론은 소비자사회의 윤리학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서는 소비자문화의 정치학이라고 할 수 있는 소비자문화의 정치적 요소를 드러내어 소비자사회의 환상과 소비자주의의 이데올로기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 글 / 김성천 팀장 (kimsc@kca.go.kr)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본부 소비자정책연구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