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런하고 예쁜 치아를 가진 미녀가 활짝 웃으면 조금 덜 예쁜 얼굴이라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치아 미인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니까....

대학생들의 미용성형수술이 입학 선물처럼 이루어지듯이 치아 교정을 하는 소비자도 많아지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의 하얀 치아 속에서 살며시 비쳐지는 치아 교정 장치 모습이 많이 보이고, 대학생은 물론 40대 성인들의 교정도 흔치 않은 모습이다.

각 치과병원 홈페이지를 보면 치아 미용에 관한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치아 미백, 교정 치료와 관련된 많은 사진과 광고들이 있고, 그 아래에는 수많은 상담 글이 게시판에 올려져 있으며, 그 내용 중 공통적인 질문은 “교정 기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교정 비용이 얼마인지, 교정 치료 시 통증은 없는지” 등의 글이다.

치아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의 교정이 좋다고 권장하고, 교정 후 좋은 점만 더욱 강조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치아 교정으로 예뻐지는 결과만 있을까?

의사의 권유에 따라 초등학생 때부터 교정을 시작한 경우라면 적어도 2~3년간 혹은 그 이상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고, 그 기간 동안 매월 병원을 방문해야 되며, 고무줄 착용부터 충치 관리, 정확한 칫솔질, 음식물 섭취 시 유의할 점 등 의사의 지시에 따른 숙제도 절대 게을리 할 수 없다.

치아 교정과 관련하여 한국소비자원에 상담을 의뢰한 건수는 작년에 488건, 올해 10월까지는 약 350여건이 된다. 민원의 내용은 “교정 중 충치가 생겼거나, 교정 후 악관절의 통증, 부정 유합(교정 후 아래 위 치아가 잘 맞지 않는 것), 교정 치료 후 치아가 흔들려 신경치료를 받게 되었다거나, 교정 치료 기간이 예정보다 매우 길어진 경우, 교정 후 재발 그 외에도 돌출입에 대해 교정을 했는데 효과가 없고, 지방이나 해외로 유학을 가게 되어 더 이상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하느냐“ 는 등등의 많은 상담들이 있다.

교정치료는 치아의 위치를 이동시키는 등의 치주 조직의 변화를 동반할 뿐 아니라 교정 기구의 장착으로 인해 칫솔질로도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기 어렵게 되며, 치태와 치석이 축적되기 쉬운 조건이 되면 치주질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돌출입(치아가 앞으로 나와 입이 돌출된 상태)에 대한 치아 교정시 비발치(발치하지 않고 교정하는 방법) 교정 방법은 전방으로 돌출된 치아의 후방 이동 한계로 이동량이 적게 되어 실제로 어느 정도 교정 효과가 있어도 환자가 만족할 수 없을 때도 있다.

교정 치료는 수백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며, 교정 장치를 한 후에는 장기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고, 주의해야 할 사항도 많을 뿐 아니라, 교정 장치를 제거한 후에도 교정 장치를 한 기간만큼이나 고정기를 착용하여 치아가 움직이지 않도록 후속 조치가 필요한 아주 긴 치료 여행이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처음 진료를 시작할 때는 보호자가 동행하지만 몇 년간 치료를 받다 보면 나중에는 보호자 없이 단독으로 진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 기간 중 이상 증상을 고지하기도 어렵고, 치료 경과를 이해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있다.

현실적으로 치아 교정 전 의사의 설명은 어떠한가? 우선은 가지런하고 예쁜 치아 상태에만 초점을 두고 긍정적인 면만 강조하게 될 것이다. 교정 치료 전 의사들은 위와 같은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다하고 있는지, 또한 소비자들은 어느 정도까지 설명을 듣고 교정을 선택하고 있는지 이제는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05년 한국소비자원에서 시행한 ‘치과 의료분쟁 실태조사’에서도 치과 진료 전 설명을 듣지 못한 경우가 52.3%이며, 설명은 들었으나 이해를 잘 하지 못했다는 경우도 23.5%나 된다고 보고했다. 대한치과교정학회에서는 교정 동의서까지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권장하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치과에서는 잘 이행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이제는 의사에게만 설명하도록 강조 할 것이 아니고 소비자들도 치아 교정을 시작하기 전 부작용이나 치료 기간, 치료비 등에 대한 충분한 질의를 하여 설명을 들은 후 긴 교정 여행을 떠날 것인지 신중히 결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인다.

■  글 / 권남희 차장 (knh1009@kca.go.kr)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