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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사태를 바라보며
등록일
2008-10-22
조회수
6362
소비자칼럼(337)
멜라민 사태를 바라보며
지난 9월초 중국에서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를 섭취한 영아들이 신장결석, 신부전 등으로 중태 또는 사망(死亡)에 이른 언론보도 이후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대대적인 후폭풍이 몰아쳤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로인한 피해자가 5만3천 여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4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의 원인은 중국의 낙농업자들이 부당이익을 위해 우유량을 늘릴 목적으로 우유에 물을 탄 후, 단백질 함량을 정상적인 우유 수준으로 맞추려고 질소(N) 성분이 들어있는 멜라민을 첨가하여 발생한 것입니다. 어른들의 탐욕으로 인해 고통 받고 결국에는 생명마저 잃은 아기들과 그 부모들을 생각하면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의 처벌,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방안을 수립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모든 국민들이 주목하게 된 멜라민(melamine)은 비료나 수지원료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사람이 섭취하면 신장결석, 급성신부전 등을 유발하는 물질입니다. 즉, 멜라민은 신장을 통해 결정의 형태로 배설되는데 신장에서의 요농축 과정을 통해 멜라민이 농축되고 이것이 소변의 옥살산칼슘(calcium oxalate) 및 요산과 결합하여 쉽게 결석을 만들어 신장결석과 신부전 등을 유발합니다.
중국에서 대량의 식품원료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식품 등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사건발표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공교롭게도 조사대상이 되는 대부분의 식품들은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제품이 많아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습니다. 시험결과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일부 과자류에서 멜라민이 검출되고 회수조치가 이행됐습니다. 한달 여가 지난 아직까지도 식품에서의 멜라민 검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추억의 건빵’에서 사용된 중국산 탄산수소암모늄(팽창제)로 인한 멜라민 검출이 보도되었습니다.
국가간의 교역이 활발해질수록 국내 시장에서의 수입식품과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커져가고, 이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 또한 나날이 늘어만 가고 있는 실정이지만, 정작 소비자는 자신이 먹고 있는 식품의 원재료가 어디에서 왔는지 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식품마다 눈에 띄는 표시는 제품의 마케팅을 위한 광고문구들이 대부분이고 식품정보는 작은 글씨로 좁은 공간에 빽빽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실제로 식품표시와 관련해서 조사를 수행하는 경우에 원재료명 및 성분, 첨가물, 영양표시 등을 확인하는 과정은 그 작은 글씨들의 나열에 속이 미식거릴 정도로 고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표시들이라도 열심히 찾아본다면 이 식품에 중국산이 들어갔는지 않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명백하게 아닙니다. 가공식품에 대한 현행 규정은 50%를 넘는 원재료에 대해서만 원산지 표시를 하고, 50%가 넘지 않은 경우에는 많이 함유된 순서대로 2가지 원재료에 대해서 표시토록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수입국가가 자주 변경되는 경우에는 국가명이 아니라 ‘수입산’ 표시가 가능하도록 업체의 편의를 봐주고 있는 실정이라 실질적인 개선방안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식품 안전의 문제는 다른 것과 견줄 수 없이 중요합니다. 멜라민 사태를 보더라도 식품안전은 생명과 직결되는 것입니다. 그럼, 식품의 안전은 누가 지키는 것일까요? 정부, 사업자, 소비자 모두의 책임입니다. 그 가운데에서 우리원은 식품안전을 포함한 소비자권익보호을 위해 그 삼자간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매개체가 되어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가야할 길을 분명히 알고 그 길이 끝나는 곳에 우리가 원하는 바가 실현될거라는 믿음과 희망을 늘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