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올림픽 방송화면엔 아름다운 모습들이 참 많다. 그 중에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하는 선수들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이를 보는 세계인들도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히며 갈채를 보낸다.
본인이 따는 금메달도 아닌데 왜 감격의 파도가 몰려올까? 태어날 때부터 금메달 실력이 있었다면 진한 감동이 일어날까?
금메달이 감격스러운 것은 준비과정의 고난과 결과의 기쁨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인내의 훈련과정이야말로 감격을 잉태하는 출발점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더욱 멋진 것이다.
이러한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소비자들도 배워야 할 것이 있다. 즉, 시장에서도 금메달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경쟁이 존재하는 시장에서 노력 없이 저절로 왕의 지위를 갖게 되는 사례는 있을 수 없다.
시장에서 만나는 거래 당사자는 자선활동이 목적이 아닌 한 자기 후생이나 권리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 거래에서는 스포츠와 달리 실력 차이가 있다고 해서 상대방으로부터 핸디캡을 부여받기 어렵다. 그래서 소비자가 거래 당사자와의 겨루기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축구 경기에서도 주도권을 가져야 승리의 금메달을 딸 수 있듯이 소비자도 거래 상대방과의 겨루기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금메달이 가능하다. 소비자가 따야할 금메달 종목에는 세 가지가 있다.
즉, 시장(Market) 종목과 계약(Contract) 종목, 분쟁(Dispute) 종목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 종목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소비자의 기초체력과 기술은 충분한가? 공급자에게 주도권을 뺏기고 있지는 않은가?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소비자가 따야할 세 가지 금메달을 위해 소비자가 전략을 세우고 단결만 한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금메달을 향한 출발선에서 종목별로 기본 전략을 다짐해 보자.
첫째,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시장에서 공급자는 이미 독과점이나 불공정 행위 등으로 인한 규제의 대상이 될 정도로 주도권을 행사해 오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상대방의 반칙에 의한 피해를 방어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더 나아가 소비자후생을 증진시킬 수 있는 단결된 힘을 보여 주어야 한다.
둘째, 계약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계약에서도 약관 작성이나 표시광고 등 다각적인 방면에서 공급자의 주도권이 발휘되고 있다. 적어도 공급자의 주도권에 의한 피해는 입지 않을 수 있는 최소한의 역량을 갖춰나가야 한다.
셋째, 분쟁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분쟁에서도 자본과 조직을 겸비한 공급자가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실정이다. 변론능력과 입증능력에서 열등한 소비자 입장에서 보상이 지연되기 쉽고 분쟁해결결과도 불리하게 마무리되기 쉽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분쟁해결에 있어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체력과 기술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준비과정이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종목별로 전문가나 국가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금메달의 소망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금메달리스트에서 보듯이 노력의 과정이 있기에 그 결과가 더욱 아름다울 수 있는 것 아닌가?
다만, 소비자 경기 종목은 소비자 자신의 훈련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는 구석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국가의 역할을 요구할 때에는 소비자의 단결된 힘이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글 / 신용묵 국장 (ymshin@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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