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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 쓰레기 봉투가 사람 잡네[세상보기] 게시글 상세보기 - 등록일, 조회수, 첨부파일, 상세내용, 이전글, 다음글 제공
    공짜 쓰레기 봉투가 사람 잡네[세상보기]
    등록일 2008-07-29 조회수 5421
    세상보기(279) “공짜 쓰레기 봉투가 사람 잡네”

    건장하게 보이는 선남선녀들이 뽕짝필의 노래를 틀어 놓고 동네 주민들을 불러 모은다. 지나가는 행인의 발걸음은 쓰레기봉투를 나눠 준다는 공약으로 멈추게 만든다. 몇 백원에 흔들리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천막 주위에는 ○○인삼조합이라고 인쇄된 플래카드가 바람에 흔들린다. 촌스럽게 보여야 하는데 조잡스럽게 보인다. 천막 안에는 비누ㆍ국수ㆍ건강식품이 가득 쌓여 있다. 구석 자리에 살림에 보탬이 되는 쓰레기봉투가 보인다.

     

    농촌 총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방문판매원은 설명이 끝나면 생활용품을 나눠줄 예정이므로 가지 말고 기다리라고 한다. 우리나라 인삼의 효능을 과장되게 설명하더니 검은 비닐 봉투를 한 장씩, 친절하게 나눠준다.

     

    가슴에 ○○인삼조합이라고 찍힌 티셔츠를 입은 총각이 비닐 봉투를 앞으로 내밀라고 소리치면서 인삼 씨앗을 몇 개 넣어준다. 5분 광고하고 국수 한 묶음, 5분 분위기 띄워서 휴대용 비누 한 장 나눠준다.

     

    동네 주민들은 가고 싶어도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 자리를 뜨지 못한다. 쓰레기 봉투라도 한 장 챙기려는 보상 심리로 꾹 참고 기다린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화려한 말발은 기본이다.

     

    시중 가격 38만 원짜리 인삼으로 만든 건강식품을 추첨을 통해 공짜로 준다고 광고한다. 이때 평소 운이 억세게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이 당첨된다. 희한한 일이다. 방문판매원들은 당첨자들과 구경꾼을 분리시킨다. 다 잡은 고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그동안 실전 경험을 통한 판매 노하우다.

     

    방문판매원들은 자선 사업가가 아니므로 건강식품을 그냥 주지 않는다. 한 세트는 공짜로 주는 대신 한 세트는 구입해야 한다고 말을 바꾼다. 농민들을 위해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처음 사람을 불러 모울 때하고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개 값으로 친정과 시댁 양쪽 집에 효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꼬드긴다. 눈치가 있는 사람은 너무 쉽게 굴러온 행운과는 작별한다. 인삼 씨와 휴대용 인삼 비누 한 장을 들고 그래도 아쉬워하면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다.

     

    집에 돌아와 ○○인삼조합의 전화번호를 확인해 문의했더니 농민들은 그런 행태의 영업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농민들을 사칭해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악덕 사업자들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을 덧붙였다. 피해자와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때 방문판매원들이 알려주는 전화번호로 통화하려고 연락하면 같은 직원이므로 속이거나 통화가 되지 않는다.

     

    이런 행운은 행운이 아니다. 공짜로 쓰레기 봉투 한 장 얻으려고 하다가 수십만원 상당의 건강식품을 강매당한 피해자들이 많다. 한국소비자원의 상담 창구와 인터넷 상담방에는 유사한 피해 사례가 동시 다발적으로 접수된다. 사소한 공짜가 사람을 잡는 일은 부지기수다. 공짜에 유혹되지 않는 건강한 생활이 피해를 예방하는 첫걸음이다.

     

    * 수수료가 결코 줄어들지 않거나 대출 이자를 내느라 허덕이는 것은 이제 막 가라앉고 있는 배에서 물을 퍼내는 것과 같다. 어느 시점이 되면 배는 가라앉고 말 것이다.

    - 파라 그레이의 [스무살 백만장자 그레이] 164쪽, 리더스북

     

     

     

     

     

    ■  글 / 오승건

         한국소비자원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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