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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문제의 많은 부분은 소비자와 사업자간 정보의 비대칭성에 의해서 야기된다. 제품에 대한 정보는 소비자보다 기업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정보를 전달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결정 의사가 달라진다.
기업은 소비자 구매에 유리한 정보만을 전달하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생략하거나 누락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따라서 소비자 정책에서 표시광고는 매우 중요한 정책분야 중에 하나이다. 만일 사업자의 부당한 표시광고행위가 있을 경우 소비자의 직접적 피해와 함께 경쟁사업자의 사업활동에도 영향을 미쳐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하게 된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고,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영역에서 각종의 표시광고와 관련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개별 법령에 의거해서 규제하고 있다.근본적인 소비자의 피해는 사업자의 기만적이거나 불공정한 거래행위에 의해서 발생한다. 지속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공공정책적 차원에서 법률의 제정을 통해 위법행위를 규제하고, 이미 발생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피해구제를 통해 대응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러한 부당거래행위로부터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부당거래행위에 대한 소비자교육 및 홍보와 사업자교육 및 홍보를 생각할 수 있다. 최근에 불거진 식품안전 문제의 경우, 스낵제품의 반제품이 중국에서 생산된 것이라는 것이 포장용기에 표시되었다면, 소비자의 구매선택은 달라질 수 있고, 소비자의 피해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사업자에게도 부당거래행위에 대한 교육홍보를 강화한다면, 부당거래행위에 대해 인식이 없거나 잘못 알고 있는 사업자의 상거래행위를 교정할 수 있을 것이다. 과대과장 광고에 대한 논란은 실증여부에 의해 판가름이 난다. 실증할 수 없는 광고는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라고 할 수 있다.
요즈음 이슈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허위광고 논란은 의료광고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통증과 출혈이 거의 없음’, ‘무마취 치료가능’, ‘최고의 의료진’, ‘최고의 의료 서비스’등이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소비자 정보와 관련하여 미국의 FTC(연방거래위원회)는 어느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크래프트(KRAFT) 슬라이스 치즈의 칼슘 함량 광고이다. FTC는 1987년 크래프트의 슬라이스 치즈의 칼슘함량 광고를 과대광고로 제소하였다. 크래프트는 1장의 슬라이스 치즈에는 우유 150cc 만큼의 칼슘이 포함되어 있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하였다.
FTC가 이 광고를 과대광고로 제소한 이유는 비록 1장의 슬라이스 치즈가 150cc의 우유로 만들어 졌다고 하더라도, 치즈 제조과정에서 약 30-40%의 칼슘이 소실된다는 것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1장의 슬라이스 치즈에는 우유 150cc보다 훨씬 적은 양의 칼슘이 포함되어 있는 셈이다.
150cc의 우유로 만들었지만, 우유 150cc 만큼의 칼슘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광고를 믿고 크래프트의 슬라이스 치즈를 먹는 소비자는 하루 필요량보다 더 적은 칼슘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 보듯 FTC는 3가지 관점에서 과대광고 여부를 판단한다. 첫째는 광고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무엇이지, 둘째는 그러한 내용을 얼마나 실증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보의 생략과 누락에 의해 소비자를 속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드러냈는지 여부이다.
소비자의 구매결정과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는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FTC의 관점이고, 크래프트 슬라이스 치즈 사례를 통해 우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 글 / 최숙희 수석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