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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태국 파타야로 여행갔을 때 일입니다. 3박5일 상품이 '29만9000원'이길래 냉큼 신청해 사촌동생과 함께 떠난 여행길이었죠.
전 비행기와 숙소만 잡아놓고 맘대로 노는 '나홀로 여행족'입니다.
그런데 29만9000원은 개인이 예약해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가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싼게 비지떡'이란 찝찝한 마음을 한켠에 접어두고 신청했죠. 제 불안한 예감은 적중하고야 말았습니다.
우리 일행은 가이드까지 합쳐 모두 일곱명이었는데요, 저와 제 동생만 20대였고, 나머지는 6학년에 접어드신 점잖은 분들이셨습니다. 마사지며 알카자쇼며 뱀농장 투어며 옵션상품을 소개할 때마다 일행은 '경기'를 일으켰죠.
당연히 가이드는 안달이 났고요. '정상적인' 가격이었다면 다 포함이 됐을 자잘한 것들도 다 돈을 내자니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형국이었습니다. 급기야 본전을 뽑지 못한 가이드는요, 우릴 어떤 섬에 몰아넣더니 사진사를 불렀습니다.
우리에겐 한마디 물어보지 않고 자기네들 마음대로 비디오며 사진을 마구 찍은 거죠. 그리고선 돈을 내라는 겁니다. 가이드가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는 똘똘 뭉치게 됐습니다. 나중엔 대놓고 팁을 왕창 요구하더군요. 아무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말이 안되는 여행이었습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제 여행담을 늘어놓는 건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께 조그만 '팁'을 드리고자 해서입니다. 여행에 있어선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정답입니다. 똑같은 상품인데 1000원이라도 쌀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2.0 시력의 소유자라도 가늘게 뜨고 살펴야 겨우 알아볼 수 있게 명시된, 눈꼽만한 약관까지 꼼꼼히 봐야합니다.
출발하기 전 옵션과 팁, 하다못해 여행자보험까지 포함돼 있는지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지요.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2007년 내국인 송출 실적 상위 20개 여행업체의 해외여행상품 가격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개 업체 중 인터넷·신문광고의 표시가격과 실제 여행경비가 일치하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네요.
추가경비가 표시가격의 최고 88%에 달하는 곳도 있었답니다. 이러면 기분전환하자고 여행가서 완전히 기분 잡치게 되는 거죠. 특히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는요, 유류할증료와 택스를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모 여행사이트에서 미끼로 띄운 '18만9000원짜리 상해 3박4일 상품'은요, 결제할 때 유류세와 택스 명목으로 19만원을 더 내야 합니다. 그야말로 얌체 상흔이지요. 유럽노선은 유류할증료와 택스를 합친 가격이 45만원에 달합니다. 싼 티켓이라고 덥썩 잡았다가 비행기값보다 세금을 더 물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참, 여행계약은 꼭 문서로 남기셔야 합니다. 전화나 구두상으로 계약을 했다면, 여행사의 계약위반에 대한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우니까요. 계약할 때 여행사가 제시하는 유리한 특약은 별도로 표시하고, 호텔, 항공편, 선택 관광비용 등 구체적인 조건을 계약서에 써 넣어야 합니다.
혹시 현지에서 여행관련 피해가 생겼을 때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확보(현지 경찰서의 확인서류)나 동행인의 증언이 필요하다는 사실, 알아두시면 좋겠죠?

■ 글 / 김소라 기자
스포츠조선 사회경제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