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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소송지원이 필요한 ‘5가지 상황’
    등록일 2007-11-13 조회수 4562
        

    소비자칼럼(290)

    소비자 소송지원이 필요한 ‘5가지 상황’

     

    소비자에게 소송지원이 필요한 상황은 여러 경우가 있다. 그 가운데 소송지원이 시급한 상황 5가지를 정리해 본다.

     

    첫째,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보상결정에 대해 사업자가 상습적으로 시간벌기, 증거자료 인멸의 목적이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목적으로 거부하는 경우이다.

     

    서민들은 먹고 살기 바쁜 가운데 소비자피해를 입는다. 그래서 사업자와 분쟁이 발생하면 소비자는 지치기 쉽고 권리를 쉽게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오기를 갖고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조정을 신청해 보지만 사업자가 위원회 결정을 거절하며 소송을 통해 해결하자고 할 경우 맥이 빠지는 상황이 된다.

     

    소비자가 소송을 쉽게 제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악용하는 사업자도 있고 변론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법정에서 소비자의 약한 변론능력을 최대한 악용하려는 사업자도 있다. 대규모 사업자의 경우에는 소송에서의 변론절차에서 일류 고문 변호사의 활약을 기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업자의 불건전한 의도가 발견되었을 때 소비자에 대한 소송지원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둘째, 소비자기본법의 조정 중지신청 규정을 악용하여 한국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절차 중에 사업자가 의도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조정 중지를 요청하는 경우이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사건은 접수와 동시에 보상권고를 위한 피해확정 절차가 개시된다. 피해확정을 위해서는 부당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와 하자 결함 여부에 대한 시험검사나 감정절차가 행정적 권한에 의거 진행된다.

     

    이러한 행정적 조사 절차를 회피하기 위해 사업자는 의도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한국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절차 중지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행정적 조사 절차를 통해 피해가 확정되는 것을 막고 법정에서 쌍방에 평등하게 주어지는 변론절차에 일류 변호사를 투입함으로써 변론능력의 우위를 실현하려는 속내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소비자에 대한 소송지원은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셋째, 소비자가 집단으로 피해를 입은 사건의 경우 소비자가 소송을 제기하여 소멸시효를 중단시키지 않으면 권리가 소멸될 위험이 있는 경우이다.

     

    소비자가 집단으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적 책임관계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른 피해자의 행동을 기대하다가 권리 행사기간이 경과되는 경우가 있다.

     

    국회나 행정기관에 진정을 내고 지원을 기대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법적인 권리 소멸시효가 경과되는 사례도 있다. 진정서를 제출한 소비자 대부분은 행정기관에서 민사상 소멸시효까지 감안하여 검토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행정기관은 자신이 집행하는 법령 범위 내에서 적용 여부를 검토하는 것을 주된 임무로 인식할 뿐이다. 민사상 권리소멸 부분 까지 짚어 주는 자상한 배려를 기대하긴 어렵다. 따라서 소비자상담이나 피해구제 진행과정에서 집단 피해자의 권리소멸(예컨대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의 경우 안 날로부터 3년경과)이 목전에 있음을 인지하였을 때 이에 대한 소송지원은 필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넷째, 법을 집행하는 행정기관에서 사업자의 위법사실을 확정하고 행정조치가 이루어졌을 때 이러한 위법사실이 원인이 되어 소액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다수 발생한 경우이다.

     

    사업자의 부당행위나 불량상품으로 인해 소비자피해가 집단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소비자의 집단피해사실이 국가기관의 행정행위를 통해 위법 또는 결함으로 확정되었을 때 사업자에 대한 행정조치는 소비자 의사에 관계없이 진행된다. 그러나 사업자의 피해자에 대한 민사적 배상책임 문제는 소비자 개개인이 법적으로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사업자가 다수의 계약에서 취한 부당이익은 커도 소비자 개개인의 피해금액이 적은 경우 소비자들은 이들 사권(私權)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피해자간에 연락이 닿아 모임을 만들면 소송가액이 많아져 변호사 선임도 가능하지만 이를 스스로 실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 때 소비자에 대한 소송지원(조정지원 포함)은 매우 가치 있는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다섯째, 소비자 능력으로 생산자의 제조물책임이나 서비스 제공자의 주의의무 위반책임을 입증하기 어려움을 알고 사업자가 소비자분쟁조정절차보다는 소송절차로 해결하려는 경우이다.

     

    첨단 공산품이나 전문 의약품의 경우 소비자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을 비롯하여 생산자의 제조상 결함, 설계상 결함, 표시 상 결함 등을 구분하여 입증하고 손해배상액을 스스로 산정하여 보상받을 권리를 실현하는 것은 실로 어려운 문제이다.

     

    또한 금융, 보험, 의료, 변호사 등 전문서비스제공자의 주의의무 위반책임을 입증하여 손해배상을 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와 같이 상대적으로 입증이 어려운 분쟁의 경우 사업자가 조정절차를 회피하고 소송절차로 해결하려는 경우 소비자는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나 홀로 소송이 된 경우 소비자에 대한 소송지원은 소비자복지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매우 유익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원래 소송이란 곳엔 함정이 많다. 특히 원고와 피고 간에 능력이 동등하지 않을 때 약자의 설움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변론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현 소송제도 하에서 변론 능력은 권리의 실현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변론 능력이 약한 자를 위한 판사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경제적 사정을 감안할 때 변론능력이 뛰어난 변호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소액사건의 경우엔 변호사 선임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소비자복지를 위한 소송지원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향한 사회통합의 다리(the apple of one‘s eye)이다. 끝

     

    ■  글 / 신용묵 국장(ymshin@k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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