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사람도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르게 불린다. 예를 들면 동일 인물도 아버지
· 남편 · 회사원 · 부장님 · 아저씨 등으로 다양하게 호명된다. 이런 다양한 이름을 제외하고도 ‘소비자’
라는 또 하나의 사회적 명칭을 부여 받는다.
소비자의 사전적 의미는 ‘사업자가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 생활을 위하여 구입하거나 사용하는 사람’
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소비자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소비하는 경제적 동물이다.
감정의 생산과 소비
오늘은 소비의 문제를 상품이나 서비스의 문제를 넘어 감정의 생산과 소비의 문제를 한번 생각해 볼까 한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느냐 하면 지난 주말에 본 한강의 풍경과 난지도 하늘공원의 억새가 너무 환상적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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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중요한 것은 열정이다. 겨울의 문 앞인 가을의 문턱에서 열정을 떠올리게 만드는 안도현 시인의 시 한 편과 가을에 어울리는 시 두 편을 소개한다. 연탄은 서울 등 대도시에서 보기 힘들게 됐지만 한때는 서민들에게는 겨울을 나는 필수품이었다.
하늘이 높고 국화 향기 은은한 이 가을에 친구나 가족들에게 생활의 문제에서 살짝 벗어나 시 한 편 들려주는 여유는 삶을 더욱 풍요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물질적인 소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감정의 생산과 소비 그리고 절제다.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갈수록 힘들다. 집값이 장난이 아니다.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꿈은 너무 멀어 꿈을 먹고 살기에는 현실이 너무 고달프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도 민박하러 가는 것처럼 소박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민박 / 권대웅
반달만한 집과
무릎만한 키의 굴뚝 아래
쌀을 씻고 찌개를 끓이며
이 세상에 여행 온 나는 지금
민박중입니다
때로 슬픔이 밀려오면
바람 소리려니 하고 창문을 닫고
알 수 없는 쓸쓸함에 명치끝이 아파오면
너무 많은 곳을 돌아다녀서 그러려니 생각하며
낮은 천장의 불을 끕니다
나뭇가지 사이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손톱만한 저 달과 별
내 굴뚝과 지붕을 지나 또 어디로 가는지
나뭇잎 같은 이불을 끌어당기며
오늘밤도 꿈속으로 민박하러 갑니다
가을에는 어디를 가든지 빨갛고 노랗게 물든 나뭇잎을 만나게 된다. 잘 손질된 고궁의 단풍은 더욱 아름답다. 가을 햇살이 빛나는 고궁에 소풍 나온 어린이와 청춘 남녀는 ‘김치’를 외치면서 포즈를 잡는다. 예전에는 카메라에 추억을 담아 인화해 골라 뽑는 재미가 있었다.
단풍은 그대로인데 세상은 많이 변했다. 디지털카메라나 휴대폰으로 추억을 담아 즉석에서 보고, 바로 지운다. 마음이 내키면 보내 전송한다. 한 마디로 쿨하다. 노래 가사에도 나오듯이 세월은 가도 추억은 남는다.
고궁의 은행나무 / 오승건
햇살이 걸터앉은
고궁의 은행나무
무미한 일상에서
스쳐 지나도
누구든 잊지 않는다
샛노란 사진으로 인화해
방방곡곡 배달한다
입동 전까지
수신자 요금 부담으로
* 리더들은 엄청난 에너지와 열정을 갖고 일을 추진해야 한다.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고 일을 추진해 나가는 엄청난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능력도 필수다.” 직원들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많을수록, 그리고 사람을 아낄수록 그 리더는 성공한다. 제한된 시간 내 실행력도 중요한 요인이다.
- 2005 세계지식포럼 키워드 7 <리더의 첫 조건은 열정> 중에서(매일경제 10월 14일 1면) -
■ 글/오승건(osk@cpb.or.kr)
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교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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