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건의 세상보기(99)
오늘의 운세 혹은 숨은 그림 찾기

신문이나 잡지를 펼치면서 오늘의 운세를 먼저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만세 제쳐놓고 숨은 그림 찾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진지하게 볼펜으로 줄까지 치면서. 어느 것을 선택하더라도 모두가 정답이다. 선택하지 않는 것 또한 정답인 것이 새옹지마(塞翁之馬) 인생이다.

TV를 끄면 사랑이 켜진다

잘 보면 보이고, 아는 만큼 보인다. 숨은 그림을 바로 찾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알려줘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드러난 그림을 무시해야 숨은 그림이 보인다. 당신은 숨은 그림 찾기를 즐기는 편인가, 오늘의 운세를 즐기는 편인가?

세상은 간단하면서도 간단하지 않다.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할 때도 있지만 숨은 그림 찾기처럼 의미를 파악해야 할 때가 있어 헷갈리는 것이다.

병원에 가면 환자가 많이 보이고, 외국에 가면 거지도 양담배를 피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는 사업자에게 부당하게 피해를 입어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 피해의 상당 부분은 무료 샘플 공짜 당첨 등의 행운을 가장하고 찾아온다는 것이다.

남들이 모두 예스 할 때 노라고 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처럼 세상을 다르게 보는 시각과 노력은 개인의 삶에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남들이 공짜에 현혹돼 주소를 불러줬다가 낭패를 볼 때 공짜에 초연했던 사람은 일상의 평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거실에 폼 나게 앉아 있는 대형 텔레비전을 켜지 않으면 집안 분위기가 어색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게 않다. 텔레비전 보지 않는 날을 정해 실천한 가족들의 결론은 명쾌하다. TV를 끄면 사랑이 켜진다고.

OK(오케이) 하는 순간 KO(케이오) 되는 것도 일상다반사다. KO 됐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도리어 사는 길인지도 모른다.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라는 유명한 말도 전해 내려온다.

행운은 누구에게나 기회의 형태로 찾아온다. 어떤 사람들은 행운이 찾아와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행운의 형태로 적극적으로 찾아오는 불행은 정중하게 거절할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오늘의 운세를 즐기는 것보다는 오늘의 운세를 내가 직접 만드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났을 때 기적이나 행운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눈물 나는 노력의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처럼 말이다. 오늘이 바로 나의 미래, 당신의 미래다.

*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1년 안에 할 수 있는 것은 과대 평가하고, 10년 안에 할 수 있는 것은 과소 평가한다.

* 얼마나 운이 좋은가는 결국 자신의 책임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많은 기적이 일어나느냐 하는 것도 자신의 책임이다.

- 보도 셰퍼의 <경제적 자유로 가는 길> 중에서(학원사, 95~96쪽) -

■ 글/오승건(osk@cpb.or.kr)

    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교육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