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기억하세요?
저는 지금도 그때가 기억나요.
엄마랑 우리, 성당 앞마당에 모여서 김치 500포기 담갔잖아요. 동네 아줌마들이 다 모였고, 저는 엄마 옆에서 심부름 했었어요. 나중에는 춥고 좀 힘들었는데, 아저씨들이 고구마랑 오 뎅국 갖다 주셨쟎아요.
그리고 다 만든 김치를 배달하러 갔을 때, “고맙대이. 고마워.” 하셨던 산동네 할머니 얼굴, 기억하세요?
저는 정말 그 때 저와 엄마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어요. 그래도 우리 가족은 정말 참 복이 많구나...생각했어요.
엄마, 요즈음 힘드시죠?
하지만 엄마, 힘내세요.
엄마 딸이 잘 할께요. |
소비자야,
오늘이 11월 30일 이니까, 이제 내일이면 벌써 올해의 마지막 12월로 접어드는구나. 이맘때면 늘 한해를 되돌아보게 돼.
너희들이야 항상 똑 부러지고 현명한 아이들이니까, 공부도 열심히 했을 것이고, 아마도 몸도 마음도 건강할 것이라고 믿어. 하지만 너희들과 나, 아니 우리 모두에게는 항상 2% 부족한 것이 있는 걸?
내가 가진 돈을 나누는 것, 물건을 나누는 것, 시간을 나누는 것, 그리고 정성과 마음을 나누는 것...
나눔이란 그러고 보면 참으로 요상한 요술방망이 같아. 기쁘고 좋은 것은 나눌수록 커지고, 어렵고 힘든 것은 나눌수록 작아지니까.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때의 체험은 오래오래 남아 우리 마음에 힘이 되어 준다는 거지.
예를 들면 아나바다 장터에서 산 친구들의 물건은 이상하게 더 오래 아껴쓰게 되고, 십시일반 힘을 모아 도와준 친구는 비록 큰 돈이 아닌 그 돈으로도 다시 씩씩하게 일어서고, 춥고 고생되어도 함께 한 봉사행사는 두고두고 추억이 되고 말이야.
소비자야, 요즈음 경제가 어렵다고들 많이 하지만, 어려운 시절은 항상 있어 왔는걸? 나눔의 소비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생각하고 우리 다가오는 12월을 맞아보지 않겠니? 너희들이 있어서 이 세상이 2% 더 채워지는 곳으로 만들어 가게 말이야.
◆ 실천해보기
1. 너희들 "나는 선물이다"라는 선물 혹시 아니?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쿠폰에 적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말해.
예를 들면, 상대에 따라 다음과 같은 일을 쿠폰에 적을 수 있지.
(1) 12월 한 달 동안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과일을 깍아 부모님 방으로 가져다 드린다.
(2) 우리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사진을 찍은 다음 가장 잘 나온 사진들을 뽑아 고양이를 좋아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3) 언니가 평소 입기 원하는 겨울코트를 이번 방학동안 4번 입도록 해준다.
(4) 서재의 책을 정리해준다.
그리고 그 아래 이렇게 쓰는 거지.
받는 사람 ______________________
보내는 사람 ______________________
약속 만기일 ______________________
올 12월에 한번 실천해볼래?
2. 올해 너희들이 저축한 돈은 얼마쯤 되니? 그것의 10% 나누려고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의미있게 쓰는 것이 될까? |
◆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만일 아이들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도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 인류를 돕고, 자신의 이상대로 사는 것이라는 확신을 줄곧 가질 수 있다면, 많은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하고 안정감 있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은 육아학 박사로 유명한 벤자민 스포크(Benjamin Spook)박사의 말입니다.
사실 요즈음처럼 우리 아이들에게 나눔의 소비를 가르치기 쉬운 때가 없는 것 같아요. 예, 물론 말하기는 쉽고 실천은 어려운 것이 나눔이고, 한번만으로도 안 되고 꾸준히 계속해야하는 것이 나눔이 것도 사실이지만, 첫걸음이 어렵지요.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첫째, 나눔의 소비, 나눔의 경제가 무슨 뜻인지 한번 찾아보게 하세요.
인터넷이나 책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 읽다보면 나눔의 소비에 대한 동기부여가 더욱더 쉽게 일어날 수 있겠지요.
둘째, 먼저 자신의 시간을 나눌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도와 해주세요.
한 해에 한번쯤은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에 아이가 참여하게 만들어주세요. 부모님과 함께 하면 더욱 좋겠지만, 시간이 없는 부모님들이라도 아이들끼리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또 선생님들은 학급단위로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독거노인을 찾아가는 행사를 열어보세요. 학생 일부가 대표로 가더라도 그것을 발표시키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눔을 더 우리 생활 가까이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셋째, 일정기간 모은 자신의 돈을 나눔에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세요.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고 쓰는 것은 예술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기부는 한 차원 더 높은 예술이지요. 학교단위든, 종교단체 단위든, 지역단위든, 가족단위 든 아이들의 현재 처지에서 가장 기억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찾아 지금부터 미리 자신의 돈을 저축하고 기쁘게 기부하도록 도와주세요. |
■ 글/배순영(consumer119@cpb.or.kr)(www.sarang2u.co.kr) 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교육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