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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빨리” “빠르게” “신속하게” “조기(早期)”
대한민국의 소비자사회는 질주하는 사회이다.
질주하는 사회에서 모든 것의 가치는 속도이고 질주를 강요한다.
질주감이 없다면 재미도 없고 왕따를 당한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질주감은 또다른 폭력을 양산한다.
정신 없이 달리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을 떨쳐 버리고,
나 또한 떨쳐지는 운명에 빠지게 된다.
“대한민국의 질주가 시작합니다“라는 고속철도의 구호이전부터
소비자사회는 이미 질주를 시작하였다.
질주를 정지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의식주의 질주는 소비자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고 있다.
소비의 질주는 소비자사회를 뿌리채 뒤흔들고 병들게 한다.
먹는 질주는 비만을 유발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비만은 빨리 살을 빼고 싶어하는 다이어트의 속도를 요구한다.
아파트가격의 질주는 투기와 재건축이라는 또다른 과소비의 전쟁터가 되어버렸고, 조기교육이란 선행학습을 통한 교육의 질주감은 사교육비 왕국이란 오명을 부여하고 있다.
빠른시간에 돈을 벌려는 일확천금의 질주는 부동산투기, 로또, 피라미드판매 등의 활개를 방임한다.
이미 정치도 소비의 대상이 된 현실에서 정치의 질주는 새로운 역사를 쓴다.
대통령탄핵이란 역사적 사건의 이면에도 정치소비의 질주감이 내재되어 있다.
IMF에서 경험했듯이 마치 순간적인 정지상태라도 오면 더 큰 혼란이 올 것 같은 두려움에 더 빨리 달리려는 듯이.
그러나 정지는 파멸이 아니라 지연이요 기다림일 뿐이다.
소비자여 ! 쿨하게 살자.
느림도 빠름도 아닌 소비 그 자체를 즐기는 문화적 소비자가 되어보자.
속도나 질주에 휘둘리지 않는 정치적 소비자가 되어 보자.
■ 글/김성천(kimsc@cpb.or.kr) 한국소비자보호원 정책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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