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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카드의 역습
    등록일 2004-01-29 조회수 4559
    오승건의 소비자 세상 보기

    오승건의 세상보기(56)
    신용카드의 역습

    부메랑을 아는가? 기역자 모양의 놀이기구로 손으로 던지면 원을 그리면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손맛에 주로 어린이들이 즐긴다. 원래 호주의 원주민들이 새나 작은 짐승을 사냥하거나 전투·놀이에 사용하던 도구였다.

    부메랑은 원래 편평하고 활 모양에 가까운 나무로 된 투척 기구로 길이는 30∼80㎝ 정도이며, 양끝이 70∼120도 벌어져 있다. 표적물에 명중되지 않으면 원을 그리면서 제자리로 돌아온다.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부메랑도 있기는 하다.

    부메랑은 벌어진 쪽을 앞으로 해서 한쪽 끝을 잡아 던지면 원을 그리면서 날아갔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키포인트다. 던지는 사람의 손에 잡히는 ‘손맛’이 없었으면 무기인 부메랑이 이 시대의 놀이기구로 발전되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일

    내일신문이 뽑은 2003년 10대 산업 뉴스 중 금융 부문에는 안타깝게도 ‘카드 대란과 신용 불량자 속출’이 선정됐다. 작년 한 해는 신용카드와 신용 불량자 문제가 뉴스의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예로부터 불 구경과 싸움 구경이 재미있다지만 그에 못지 않게 재미있고 쉬운 것이 돈 쓰는 재미이다. 불 구경과 싸움 구경은 현장을 목격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구경하는데 위험이 따른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고, 파편에 맞아 다치기도 한다. 그냥 재미에 빠졌다가는 눈총을 맞아 다치기도 한다.

    돈이 없어도 돈 쓰는 재미가 쏠쏠했던 때가 있었다. 신용카드의 신청과 발급의 남발로 웬만한 사람의 지갑에는 신용카드가 몇 장씩 들어있었다. 소득이 없어도 신용카드가 발급되고, 신청하면 사은품은 기본이었다. 심지어는 현금으로 몇 만원씩 지급하기도 했다.

    소비자가 간과한 것은 신용카드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자라는 사실이다. 주머니에 현금이 없어도 신용카드를 넣고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수십만원이 나오고, 백화점에 진열된 고가의 상품을 구입하는 재미에 소비자들은 신용카드를 던지기에 바빴다.

    돈 쓰는 재미에 빠졌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현금 서비스 수수료·할부 수수료·연체 수수료의 부메랑에 맞아 상당수의 소비자가 신용 불량자로 전락했다. 2003년 말 신용 불량자가 3백65만명에 이르는 현실은 신용카드의 역습에 그만큼 피해가 크다는 사실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카드 남발로 카드사도 부실의 부메랑에 맞아 나라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신용카드 문제는 세계화 추세

    신용카드의 역습은 우리 나라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미국도 신용카드 남발 등으로 가계 부채가 지난 10년 사이 2배 정도 늘어나 미국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한 가구당 2천2백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도 신용카드의 과다 사용으로 인한 개인 파산자가 급증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지난 해 1월부터 11월까지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개인 파산을 신청한 일본인은 22만6백여명에 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신용카드 등을 과다 사용한 채무자들이 소비자 금융 등 사설 금융 기관을 통해 금전을 빌리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도 신용카드 문제는 심각하다. ▲카드사의 무분별한 카드 발급 ▲카드 사용자의 도덕적 해이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의 무리한 카드 정책 등이 어우러져 수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신용카드의 빛에 취해 즐기기만 했지 어두운 그림자는 간과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뿌린 대로 거둔다. 또한 현재의 습관적인 소비 생활이 미래를 결정 짓는다. 현란한 물질 문명 시대이면서 신용 사회에 살고 있는 나는 오늘 나 자신에게 묻는다. ‘오늘은 외상으로 소를 잡아먹지 않았는가? 외상으로 긋는 손맛과 재미에 하늘 같은 미래를 카드사에 담보로 맡기고 있지는 않는가?

    글/오승건(osk@cpb.or.kr)
        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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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정보팀김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