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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명과 브랜드
    등록일 2003-08-14 조회수 4478

    오승건의 소비자 세상보기(38)
    별명과 브랜드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 중에 ‘내 동생 곱슬머리’라는 동요가 있다. 노래 가사가 재미있고 멜로디가 밝고 경쾌해 노래를 하거나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율동을 곁들여 동요의 일부를 흥얼거려 보자.      

    내 동생 곱슬머리 개구쟁이 내 동생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 개
    엄마가 부르실 때 꿀돼지
    아빠가 부르실 때 두꺼비
    누나가 부를 때엔 왕자님
    어떤 게 진짜인지 몰라 몰라 몰라

    동생의 이름은 하나인데 엄마가 부를 때는 꿀돼지, 아빠가 부를 때는 두꺼비, 누나가 부를 때는 왕자님으로 불러 어떤 것이 진짜인지 모르겠다는 것을 표현한 재미있는 동요이다. 하나뿐인 동생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별명을 붙여 부르는 것이다.

    PB 상품을 아십니까?

    시중에 판매되는 상품도 동요인 ‘내 동생 개구쟁이’에 비유되는 것들이 많다. 같은 상품도 판매 시점·판매 장소 등에 따라 다양한 가격과 브랜드로 판매된다. 같은 제품도 정상 제품으로 판매할 때와 재고 상품으로 판매할 때는 브랜드를 다르게 차별화해 관리한다.

    제조 업체는 같은데 판매 업체에 따라 브랜드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유통 업체가 자체 생산하거나 기획 생산의 형태로 만들어 파는 것이 PB(Private Brand) 상품도 그 중 하나이다. 백화점·대형 할인점·슈퍼마켓 등 대형 소매상이 자기 매장의 특성과 고객의 성향에 맞춰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이다.

    기존의 생산 업체와 유통 경로로는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유통 업체가 기획·개발·생산·판매 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맞춤 상품이다.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유통 업체는 PB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린다.

    PB 상품에 비교되는 것이 전국적인 판매망과 광고를 통해 공급되는 제조 업체 브랜드인 NB(Natinal Brand) 상품이다. 텔레비전·신문을 통해 광고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NB 상품이다. 광고를 통해서 제품을 알려야 소비자들이 판매점에서 구입하기 때문이다.

    PB 상품이 뜨는 이유

    백화점·대형 할인점·편의점에서는 화장지·고무 장갑·타월 같은 생활용품은 물론이고 계란·쌀·우유·치즈 같은 식품, 속옷·와이셔츠·정장 같은 의류에 이르기까지 각종 PB 상품을 개발해 판매한다.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 다소 낯선 브랜드의 상품이 목좋은 자리에 있다면 PB 상품일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 2∼4위를 차지하는 회사들이 할인점에 PB 상품을 공급하면 할인점 내에서 경쟁사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사례가 많다. 매장 위치·가격 등 판매 업체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유명 브랜드를 고집하던 소비자들이 품질은 비슷하고 가격은 10∼20% 정도 싼 PB 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PB 상품이 일반 제품보다 싼 이유는 품질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유통 단계와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 업체를 살펴보면 유명 제조 업체나 OEM 제품을 생산·납품하는 중소 기업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98년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화장지와 고무 장갑을 대상으로 PB 상품 대 NB 상품의 품질을 비교 시험한 결과 품질·기능상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 가격은 PB 상품이 NB 상품보다 화장지는 18%, 고무 장갑은 20%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PB 상품의 새로운 물결과 소비자의 책임

    초창기의 PB 상품은 휴지·티슈·고무 장갑·세정제 등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활용품이 주류를 이루었다. 최근에는 다양한 PB 상품이 선보이고 있다. PB 상품은 그 동안 대형 할인점·백화점이 주도했지만 이제는 홈쇼핑 업체·인터넷 쇼핑몰 업체 등으로 다원화돼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유통 업체의 힘은 PB 상품에서 나온다고 할 정도로 PB 상품은 힘이 세졌다. 유통 과정이 생략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통 업체에게는 제조 업체 상표 제품보다 높은 마진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초창기의 PB 상품은 싼 맛에 사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의 PB 상품은 값은 저렴하되 종류가 다양해지고 첨단화·고품질화로 바뀌는 추세이다. 요즘 소비자는 눈이 높아 가격이 싸더라도 품질이 떨어지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PB 상품은 식용유·화장지·기저귀에서부터 TV·김치 냉장고 등 고가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국내외 할인점에서 취급하는 PB 상품 수는 1만개를 넘는다.

    즐거운 소비는 안목에 달려 있다. 상품을 선택할 때는 가격을 지향하든 품질을 지향하든 소비자의 자유 의지에 달렸지만 이것저것 따져보고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은 좋은 상품과 좋은 기업을 키우는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글/오승건(osk@cpb.or.kr)
          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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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담당자 :
    소비자정보팀김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