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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년후견제도의 도입 필요
    등록일 2003-05-29 조회수 4610
    소비자칼럼(86),

    소비자칼럼(86)
    성년후견제도의 도입 필요 

    우리나라도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농촌의 고령화 현상이 심하다. 세상에서 가장 서러운 것이 "나이 드는 것"이라던 어른들의 말씀이 생각난다. 나이를 먹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할머니 혼자 사는 집에 건강식품을 가지고 찾아온 여자가 물건을 잠시만 맡기겠다고 한 뒤 소식이 없다가 한참 뒤에 대금청구서(지로용지)가 날라왔다. 서울에 사는 딸이 놀라 전화를 해서 상담을 해 준 적이 있다. 그 할머니는 이번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건강식품이나 이불 등을 계속 구입하고 있는데 물건 사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느냐고 하소연하였다.

    최근 몇 년 사이 노인, 특히 시골에 사는 노인들을 상대로 방문판매나 가무와 여흥을 곁들인 약장사 등 교묘한 화술과 방법으로 건강식품을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판매하는 등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방문판매법이나 할부거래법 등 관련 법률에 업자의 금지행위와 청약철회권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노인들이 이용하기가 쉽지 않고, 업자들은 교묘한 방법으로 법망을 피하고 있다.
    민법상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행위무능력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미성년자, 한정치산자, 금치산자제도가 규정되어 있어 판단능력이 저하된 노인에게 한정치산선고나 금치산선고를 받게 하는 방법은 있다. 그러나 노인 모두를 한정치산자(심신박약자나 낭비자)나 금치산자(심신상실자)로 만들 수는 없고, 실제 거래상 공시방법에도 문제가 있다.

    이와 같이 판단능력이 저하되거나 고령의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에서는  성년후견제도를 두고 있다. 성년후견제도란 정신상의 장해에 의해 판단능력이 불충분한 사람에 대하여 계약의 체결 등을 대신하는 대리인 등을 선임하거나, 본인이 잘못된 판단에 기해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들을 불이익으로부터 지키는 제도이다.

    현재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 많은 국가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와 같은 문제를 경험한 일본도 2000년 4월 1일부터 이 제도를 도입하였다.

    일본의 성년후견제도는 금치산, 준금치산(우리나라의 한정치산)제도를 개정한 법정후견제도(민법)와 새로 도입한 임의후견제도(임의후견계약에관한법률)가 있다. 법정후견에는 본인의 판단능력의 정도에 따라 후견, 보좌(保佐), 보조(補助)의 3유형이 있고, 정신상의 장해에 따라 본인의 판단능력이 불충분한 경우에 가정법원이 법률규정에 따라 본인을 원조하는 자(성년후견인등)를 선임하여 본인을 대리하는 등의 권한을 줌으로써 본인을 보호하는 제도이다. 임의후견은 본인의 판단능력이 불충분한 상태가 된 경우에 본인이 미리 공정증서에 의해 체결한 계약(임의후견계약)에 따라 본인을 보호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의 실효성있는 운용을 위해 가정법원에 의한  감독과 새로운 공시방법(등기제도)을 마련하였다.

    우리도 판단능력이 저하된 노인들의 쌈짓돈을 노리는 악덕상술이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성년후견제도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관련 법규정을 개정하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피해를 예방하여야 할 것이다.

    ■ 장수태(한국소비자보호원 생활경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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