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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끝에 꿰어 물리는 물고기의 밥이 미끼다. 미끼는 지렁이·밥알
등을 사용한다. 더러운 지렁이를 좋아하는 물고기가 있을까 의아해 하는
사람은 사람의 눈으로 물고기를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물고기는
지렁이를 좋아한다. 기호 식품으로.
고삐를
아는가? 시골에서 소나 말을 키워 본 사람은 고삐가 무엇인지 잘 안다.
소나 말의 재갈에잡아매어 몰거나 부릴 때 끄는 줄이 고삐다. 고삐를
잡은 사람은 소·말·개 등을 마음대로 부린다. 고삐를
잡힌 동물은 고삐를 부리는 사람의 의도대로 움직여야 심신이 편하다.
삐끼도
가지가지
고삐와
미끼를 조합해 단어를 만들면 몇 가지 나오는데 그 중 가장 친근한 단어가
삐끼다. 호객꾼으로 통용되는 삐끼는 국어 사전에는 나오지 않지만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있지만 없고, 없지만 있는 존재다.
술을
좋아하는 기성 세대는 수없이 삐끼의 유혹을 받는다. 목좋은 거리에서
100미터만 걸어가면 줄잡아 10여명의 삐끼를 만난다. 보너스 안주 쿠폰을
나눠주면서 ‘아가씨 데리고 술이나 한 잔 하시죠!’ ‘오빠 놀다 가요!’
등의 멘트로 취객을 꼬드긴다.
삐끼의
종류는 다양하다. 거나하게 취한 손님을 모시는 술집 삐끼가 가장 보편적이다.
운전 면허시험장 주변에는 운전 학원을 소개하는 삐끼가 진을 치고 손님을
불러모은다. 성형외과로 환자를 소개해 소개비를 챙기는 성형 삐끼도
활동한다.
문화의
거리인 서울의 대학로에는 연극 삐끼들이 몰려 나와 호객 행위를 한다.
아무런 정보 없이연극을 보러 나온 일반 관객들은 삐끼의 말발에 속아
고삐를 잡힌다. 고삐 잡힌 사람들은 저질 연극을 보고 대한민국 연극
전체를 평가하는 오류를 범한다. 악화가(惡貨) 양화(良貨)를 구축하는
것이다.
네온사인이
현란하게 반짝이는 밤이 되면 나이트클럽 주변에는 미남미녀들이 모여든다.
이곳은 웨이터로부터 일당을 받고 손님들에게 부킹 해주는 삐끼 웨이터가
활동하는 곳이다. 삐끼는 부킹 성사율에 따라 웨이터에게 일당을 받는
실적급이다. 능력에 따라 벌이가 달라지는 프로다.
세상은
미끼 천지
2002년
한해 동안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상담 동향을 분석한 결과 총 44만4천9백93건의
소비자 상담이 접수돼 2001년의 41만4천2백56건보다 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피해 상담이 가장 많았던 품목은 할인회원권(전체의 7.6%, 2만3천7백37건)이다.
불만·피해가 가장 많은 원인은 판매 과정에서 텔레마케터들이
경품 당첨과 각종 할인 혜택을 미끼로 회원에 가입토록 소비자를 현혹하고,
대금 결제시 신용카드 수기 특약 결제 제도를 악용해 부당하게 신용카드
번호를 알아낸 후 일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평화한
시간에 전화벨이 울린다. 상냥한 당첨 축하 인사와 함께 김치 냉장고
등 고가의 선물을 보내준다는 텔레마케터의 말을 들어보면 할인회원권
업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들어보면 그럴듯해 십중오륙 넘어간다. 그들은
소비자를 알고 소비자는 그들을 모른다.
낚시꾼이
던져놓은 미끼를 만수무강에 지장 없이 빼먹는 재주가 뛰어난 물고기도
간혹 있다. 하지만 미끼를 먹다가 고향을 등진 물고기는 부지기수다.
편안하게 미끼를 먹으려다 잡히면 생사여탈권은 낚시꾼이 갖는다. 로또복권
2등에 당첨될 확률로, 잡혀 갔다가 방생의 이름으로 강으로 다시 돌아오는
물고기가 있기는 하다.
사람
사는 세상에는 악덕 사업자가 던지는 미끼가 많다. 미끼에 속으면 고삐를
잡힐 가능성이 높다. 고삐를 잡으려고 삐끼를 활용하는 사업자도 있다.
미끼는 소비자가 원하는 품목이나 효과로 다양하게 변신하므로 현혹되기
십상이다.
미끼에
눈길을 주지 않는 것이 피해를 입지 않는 첫걸음이다. 미끼에 걸렸다고
생각되면 즉시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에 연락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미끼와 삐끼를 멀리 하면 최소한 고삐는 잡히지 않는다.
■글/오승건<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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