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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공짜가 없는데도 공짜가 있는 것처럼 포장한 속임수에
넘어가 그나마 가진 돈을 털리는 사람들이 많다.
드라마
‘모래시계’로 인기를 끌었던 고현정은 한때 광고 시장에서 빅모델로
꼽혀 겹치기로 출연할 정도로 잘나가는 연예인이었다. 그 중 하나인
광고 멘트를 혹시 기억하시는지….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속삭인 한 마디 멘트로 모 화장품 업체는 단숨에 클렌징
시장을 석권했다.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중요하다. 고현정의 광고 멘트를 비틀면 소비자가
돈을 모으는 멀고도 좁은 길이 어렴풋이 보인다. “돈은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중요합니다.”
굵고
짧게 & 가늘고 길게
소시민이
돈을 모으는 길은 쪼잔할 수밖에 없다. 대범하게 다른 사람의 흉내를
내지 않는 것이 좋다. 신문 등 언론에서 대박이 터져 돈을 벌었다는
기사는 뒤집어보면 비정상적이기 때문에 실린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돈
버는 길은 자기가 가진 돈을 안전한 금융 기관에 맡겨 눈곱만한 이자라도
챙기는 것이 먼저다. 그런 다음 안전의 범위를 소심하게 조금씩 넓혀가는
것이다. 소시민은 ‘굵고 짧게’가 아니라 ‘가늘고 길게’ 사는 것이
만수무강의 첫걸음이다. ‘굵고 짧게’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면 ‘굵고 길게’의 변형된 모양의 모순이 대부분이다.
‘굵고
길게’를 추구하는 대범형은 속성상 번지르르하게 포장한 사기꾼에게
잘 현혹된다. 떼돈을 벌 수 있다고 달콤하게 속삭이는 전문가들은 공짜
선호 대범형을 노린다. 대범형 소시민의 피땀어린 돈을 탐내는 전문가들은
정말 그럴듯하게 꾸민다. 매너·복장·건물·사무실·광고
등을 통해서.
떼돈을
버는 방법은 없다. 듣기에 비슷한 말로 때돈을 버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목욕탕에서 때를 밀어 돈버는 때밀이 업종, 그것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용기·프리미엄·기술 등 갖춰야 할 것이 많다.
떼돈을
번다고, 인생 역전이 가능하다고 광고해 귀중한 돈을 수금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무경험자 환영’ ‘누구든지 할 수 있습니다’ ‘100% 성공
보장’ ‘소자본·안전성·고소득 보장’ ‘인생 역전’
등의 광고는 신문·전단지·이메일 등에 널려 있다. 노력하지
않고 공짜로 돈을 번다는 말이나 광고는 결사적으로 조심해야 한다.
‘무경험자
환영’은 술집 종업원 모집 광고에 쓰이는 문구다. 경험자가 죽기 살기로
뛰어들어도 성공할 확률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 무경험자도 성공할
수 있다고,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광고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65억원이
터진 로또복권의 뒤안길
말이
많은 경마장에 가보자. 1등 확률이 높으면서 배당이 높은 말이 있는지….
복권 당첨액이 높으면 그만큼 당첨 확률은 떨어진다. 65억원의 당첨금이
나온 로또복권도 당첨자를 빼고 상대적 허탈감과 푼돈을 날린 사람이
수백만배 더 많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65억원의 뒤안길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한숨과 점심값의 눈물로 얼룩져 있다.
자기
돈이나 노력을 들이지 않고 거저 얻는 공짜에 현혹되면 함정에 빠지기
마련이다. 공짜 있는 세상에는 수렁 같은 함정이 기다린다. 공짜류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면 악덕 사업자에게 구렁이알 같이 작지만 귀중한
돈을 털릴 일은 없다.
바둑의
고수는 철저히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다. 즉 내가 우선 살고 난
뒤에 상대를 친다는 것이다.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인생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돈을 지키는 것이 버는 것보다 먼저다.
■글/오승건<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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