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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 엿보기 게시글 상세보기 - 등록일, 조회수, 첨부파일, 상세내용, 이전글 제공
    화장실 엿보기
    등록일 2002-12-05 조회수 7767
    소비자칼럼(46), 피 보지 맙시다

    오승건의 소비자 세상 보기(11)

     화장실 엿보기

    화장실은 큰일(대변)이나 작은 일이 생겼을 때 찾는 나만의 독립 공간, 나 홀로 카페다. 급하기는 한데 화장실을 찾지 못하면 용감하게 노상 방뇨도 감행한다. 도시에서는 주차 차량을 은폐물삼아 볼일을 보기도 한다. 최근 테이크 아웃 열풍이 한창인데 노상 방뇨도 혹시 일종의 테이크 아웃(?)이 아닐까.

    바지를 발목까지 끌어내리고 쪼그려 앉은 모습은 인간의 취약한 자세 중 하나다. 자세를 잡는 순간 시동이 걸리고 차량이 앞으로 빠질 때는 얼굴이 붉어지며 당황, 차량이 후진하면 낯빛이 똥색으로 변하면서 황당해진다.

    화장실에서의 속시원한 볼일과 더불어 작은 즐거움은 낙서를 보는 일. 불 구경·싸움 구경과 더불어 3대 재미로 꼽히는 것이 화장실의 낙서 구경이다. 화장실 낙서는 신체의 특정 기능을 부각시킨 것으로 미성년자 관람 불가 내용이 대부분이다.

    기억의 창고에서 화장실 낙서 하나를 꺼낸다. 누구나 보았던 추억의 낙서다. 자세를 잡고 급한 불을 끄면 눈에 들어오는 문자와 기호가 있다. ‘왼쪽을 봐라’와 화살표.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뒤를 보라는 글귀가 씌어 있다. 힘들게 시선을 돌리면 마지막에는 십중팔구 ‘뭘 봐, 똥이나 누지’하면서 점잖게 충고한다.

    들어가면 나와야 정상이고, 빌려 쓰면 갚아야 하는 것이 세상 이치다. 많이 먹었는데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변비로 고생한다. 변비가 화장실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것은 사실이다. 석사와 박사 학위 소지자들 중 3분의 2가 화장실에서 독서하기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도서출판 푸른숲의 <1.5평의 문명사> 213쪽에서 인용)

    빚 권하는 대로 생각 없이 쓰다 보면 갚지 못하게 되고 급기야 신용 불량자로 떨어진다. 최근 하루 2천여명의 신용 불량자가 늘어나 10월 말 현재 2백5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신용 불량자인 당사자도 큰일이지만 카드사도 큰일이기는 마찬가지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사이버 민원실(www.pcrs.or.kr)에는 신용 불량자로 몰린 애절한 사연이 줄을 잇고 있다. 카드가 뭐길래 상담자의 60% 이상이 카드 빚으로 고민중이라고 한다.

    처절한 사람·답답이·괴로운 놈·신용 불량·슬프다·불량 대기자·눈물·고달픈 인생·독촉에서 벗어나고파·후회-.-·사활을 걸고·헬프미·한번만요·어쩌다가 등의 이름으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담을 요청한다. 작성자의 이름만 들어봐도 아픔과 고통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신용 불량의 멍에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보통 사람으로 회복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빚 권하는 사회를 뒤집어 보면 소비자 스스로 신용을 쌓을 것을 요구하는 무서운 사회다.

    빚과 빛은 발음상 같지만 뜻은 정반대다. 빚에서 빛을 갈구하는 그들의 애절한 사연 몇 가지를 소개한다. 애절한 사연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로 바뀔 수도 있다. 카드 소지자는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픈 신용 이야기

    “나날이 늘어가는 이자 때문에 도저히 숨을 쉴 수 없을 지경입니다. 원금과 이자만 조금 감면해 주고 기간을 연장해 주면 잘 갚을 수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회사가 어려워 월급을 1년 동안 받지 못했습니다. 카드로 돌려 막다가 지금은 벼랑 끝까지 오게 됐습니다. 다른 것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신용 불량자 등록이 안 되는 것과 독촉 전화를 받지 받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아들 카드 값을 계산하니 2천만원 정도 됩니다. 저도 1천만원 빚졌는데 나누어 갚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들을 불량자로 만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도와주세요.”

    “제 명의 카드와 남편 명의 카드 8개로 돌려 막다가 연체중입니다. 남편 회사가 어려워 봉급의 70%밖에 나오지 않아 공과금도 못 냅니다. 돌이 안 된 아이의 먹는 것조차 줄이고 있습니다. 이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이대로 신용 불량자가 될 때까지 아무런 방법이 없을까요?”

    ■글/오승건<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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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정보팀김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