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말에는 누이동생이 새 주택을 지어 입주를 하게 된다. 결혼 후 지금까지
별탈없이 잘 살고 있는 것만 해도 고마울 지경인데, 충북 제천
시내 한 복판에 대지 120평의 상가주택을 신축하여 입주를 한다고
하니 대견스러운 마음뿐이다. 아이들이 소풍날을 기다리듯 11월말, 입주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새 집을
지어 이사하거나,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경우 그 기쁨이야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신축이나 개축된 주택에 처음 입주한
후 눈이 따끔따끔하거나, 목이나 코가 아프거나, 두통이나 구토를 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바로 식하우스증후군(sick
house syndrome)이다.
식하우스증후군이란
일반적으로 주택의 신축이나 개축공사 후 주택건자재나 가구, 가정용품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휘발성물질이나 곰팡이·진드기에
의해 실내환경이 오염되어 몸상태가 나빠지거나 건강피해를 일으키는
증상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 어느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안내를 맡았던 도우미들이 졸도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이 사건은 별문제없이 1회성 사건으로 지나가
버렸다.
그러나
모델하우스에서 사용된 각종 건자재에서 나온 휘발성 유해화학물질,
특히 포름알데히드(통상 포르말린이라 한다)가 그 사고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나는 그 특유의 냄새가 바로
포르말린이다.
포르말린은
일본에서는 기준을 만들어 규제하고 있는 휘발성 유해화학물질의 하나이다.
그래서 막내 아이를 데리고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보러 갈 때에는
아이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집사람과 내가 교대로 집안을 구경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때마다 집사람은 소비자보호원에 다니는 사람
티를 낸다고 타박을 하곤 한다.
우리는
식하우스증후군을 별일 아닌 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일본은 다르다. 일본에서는
식하우스증후군에 대하여 몇 년 전부터 대책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1997년 6월 후생성에서 포름알데히드의 실내농도지침을 공표하였고
자민당과 민주당에서는 자체 연구회를 만들어 대책법안을 만들어 제안을
한 바 있다. 올 7월에는 건축기준법과 도시계획법의 일괄 개정법이 성립되었는데,
그 주요한 내용은 식하우스증후군의 대책으로 두 종류의 화학물질(클로르필리포스와
포름알데히드)의 사용을 금지 또는 제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식하우스증후군에 대한 문제 파악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기껏 신축아파트의 건자재나 접착제 등에서 나오는 유해가스를 제거하기
위하여 베이크드 아웃(baked-out)이 실시되고 있는 수준이다. 베이크드
아웃이란 신축 아파트나 신축주택에 입주를 하기 전에 빈 집 상태에서
보일러를 하루에 8시간씩 30도 정도로 가동시켜 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집안의 온도가 올라가 유독가스가 단시간에 배출된다는 것이다.
그 효과에 대하여 누이동생을 통해 시험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도
하루 빨리 식하우스증후군에 대하여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글/장수태<한국소비자보호원
법령정비기획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