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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가을이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자 독서의 계절이며, 또 흔히들
남자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남자들은 왜 가을을 타는 것일까? 동물적
측면에서 볼 때, 겨울 동면기 이전에 조금이라도 더 종족을 번식코자하는
생리작용 때문이란다. 제법 그럴 듯한 분석이다.
하지만
남자들도 인간대접 좀 해주자! 남자들이 가을을 타는 진짜 이유는, 가을이
주는 풍요로움 속의 허허로움, 아름다운 변화 속의 일상에의 반추, 마지막
생명을 다해 불타오르는 자연처럼 자신도 함께 타고 싶은 소박한 열정...,
뭐 그런 것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사추기(思秋期)에 접어든 중년남성들은
그야말로 건드리면 터지는 여린(???) 존재들이다.
 중년남성들도
한국의 중년남성들처럼 가을을 탈까? 낀 세대라는 멍에 속에, 직장에서는
감원 대상 1순위, 집안에서는 무시당하는 가장, 일주일에 서너 번 술
마시는것은 보통이고 과로사가 가장 많은 세대... 이것이 결국
40대 남자사망률 세계 1위로 나타나고 있는 우리 중년남성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그들도 우리처럼, 가을만 오면 낡은 바바리코트 깃을 억지로라도
세워가며 낙엽 저문 밤거리를 괜히 서성댈 것인가? 과연 캐나다 중년남성소비자들은
가을 이 하루 시간을 어떻게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표]에서
보는 바대로, 캐나다 중년 남성 소비자들은 일단 잘 먹고 잘 자는 것
같다. 자녀와 함께 하는 식사시간이 하루 평균 34분이나 된다니, 주로
아침은 굶고 저녁은 업무상 부득이한(?) 술자리로 때우는 우리네 중년
남성 소비자들에게는 한편으로 부럽고 한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더구나
수면시간도 무려 1시간 11분이나 많다(2002년 40대 한국남성의 수면시간은
평균 6시간48분임. 한국갤럽,
http://panel.gallup.co.kr).
[표]
캐나다 중년남성소비자들의 하루 평균 시간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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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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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사랑스런(?)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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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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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시간(주당
44.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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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시간(주당
46.9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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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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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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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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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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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양육 함께 식사 함께 레저 함께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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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분 34분 57분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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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 39분 53분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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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가사노동 및 쇼핑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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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시간(17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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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시간(17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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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녀
없는) 식사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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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시간(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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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시간(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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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녀
없는) 레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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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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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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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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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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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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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4세 자녀를 둔 풀타임 맞벌이가계 기준(※캐나다는 15세 이하 자녀
둔 가계의 3/4이 풀타임 맞벌이, 30~40대 여성취업률 80%) **
쇼핑시간에도 포함됨.
자료:
1. Cynthia Silver, "Being there: The time dual-earner couples
spend with their children"
, Canadian social trends, 2000 summer, pp.26~29 2.
GSS(general social survey), 1998 3.
LFS(labour force survey). 2001 http://www.statcan.ca
또한
이들은 바깥일은 적게 하나 집안 일을 많이 한다(※2001년 국제비교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근로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42.2 시간으로, 32개국
중 4번째로 적게 일했다. 하지만한국 근로자는 무려 55시간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캐나다 한국일보 코리아타임즈, 2001.7.7일자 http://www.koreatimes.net)
이들의 임금근로시간은 9~12세 자녀를 둔 후배남성들의 평균 7.1시간에
비해서도, 심지어는 자신의 사랑스런(?) 아내에 비해서도 적은 것이다.
대신
자녀 돌보기나 가사노동 및 쇼핑시간에서는 아내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아이숙제를 봐주고 스포츠교육을 위해 기꺼이 기사노릇을 한다(캐나다에서는
스포츠교육이 가장 중요한 교육 중 하나다). 어디 그것뿐이랴! 대형쇼핑몰의
커다란 카터(carter) 운전 역시 이들 몫이다. 아내보다 더 꼼꼼히 물건을
골라 그 긴 줄을 잘도 참아내고 서 있다.
그렇다면
독서의 계절 가을에 책은 또 얼마나 읽을 것인가? 우리 한국 남성들은
도무지 바빠서 일년에 책 1권 읽기가 어렵다. 20세 이상 남성의 60.2%만이
그렇게 한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26.9%의 남성이 매주 1권, 34.5%가
한 달에 1권을 읽는다. 물론 매거진의 경우는 93.1%가 한 달에 1권 이상을
읽는다.
이제
결론을 내리자. 캐나다 중년 남성 소비자들이라고 왜 가을을 타지 않을
것인가? 가을의 정서란 어쩌면 인간의 보편적 정서에 닿아 있는 것이다.
넓디넓은 그 푸른 벌판이 차가움마저감도는 붉음으로 활활 번질 때,
가던 길을 멈추고 차를 돌려 괜히 옛길을 서성대고 싶은 마음이야 누군들
없을 것인가!
하지만
그들은 누구처럼 바바리코트 깃을 세우지 않을지는 모른다. 세탁은 또
누가 하구! 밤거리를 서성대지 않을지는 모른다. 딸아이 발레 데려다
줘야 하는데... 더구나 괜히 줄담배 피우며 폼잡지는 않을 것이다. 흡연은
정력과 반비례한다!
하지만
그들의 가장 큰 미덕은 이것이다. 가을 타는 남편들이 뒹구는 낙엽을
따라 이리저리 마음 둘 곳을 모르면, 보는 아내들이라고 마음이 편하겠는가?
그래, 먼 산 갈 것 없이 동네에 구르는 낙엽을 끌어 모아 태우며, 그
냄새 속에서 아내와 도란도란 책을 읽을지도 모른다. 그러는 사이 캐나다의
짧은 가을이 가는 것이다.
(예고)
앞으로 약 3-4회 동안은 중년남성소비자들에
대해서 다루겠습니다. 다음 주제는 "고개 숙인 남성들이 소비하는
것"입니다.
그림자료
출처 (1) http://www.missioncreep.com/amundson/self/lowself.html
(2) http:
//www.empal.com
■글/배순영<한국소비자보호원
정책연구실> eleven30@empal.com,
consumer119@cp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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