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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들이 카드를 알아?”
    등록일 2002-09-26 조회수 5893
    소비자칼럼(46), 피 보지 맙시다

    오승건의 소비자 세상 보기(2)

    “니들이 카드를 알아?”

    최근 신세대들 사이에 롯데리아의 크랩버거 CF가 회자되고 있다. 늙은 어부로 분장한 연기자신 구가 낡은 쪽배에 기대어 육지에서 환호하는 젊은이들에게 장난기 묻은 목소리로 한 마디 내뱉는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고 묻는 말에 우스워 뒤집어지는 사람은 젊은이들이 아니라 TV를 보는 시청자다.

    이 대사를 소재로 삼아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패러디한 것이 또 한번 시청자들을 배꼽 잡게 만들었다.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이장으로 나오는 김준호가 프랑스의 여배우 겸 동물보호운동가인 브리지트 바르도가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비난한 것에 빗대어 한 마디 내뱉었다. “니들이 개맛을 알아?”라고.

    원래 CF가 노렸던 노인의 인생에 비견되는 게맛의 참뜻과 개그에서 말하는 개맛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CF는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의 분위기를 일부 차용한 것으로 보이고, ‘게맛’과 ‘개맛’은 구조적으로 획 하나가 왼쪽에 놓였는지 오른쪽에 놓였는지 차이가 있을 뿐이다.

    관리 못하는 신용카드는 ‘지갑 속의 시한 폭탄’

    현대인의 지갑 속에 몇 장씩 들어 있는 신용카드는 20대 여성과 30대 남성이 가장 잘 잃어버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카드를 분실하는 주된 원인은 20대 여성은 소매치기, 30대 남성은 음주 탓인 것으로 분석됐다.

    Credit Cards 3.jpg삼성카드가 최근 6개월간 카드사고방지시스템(FDS)을 통해 신용카드 분실 유형을 분석한 결과 국내 20대 여성들의 분실 사고가 전체 분실 사고의 21%를 차지해 카드 분실 위험이 가장 높은 고객층인 것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또 30대 남성(20%), 20대 남성(18%), 30대 여성(12%)도 카드를 많이 분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실된 신용카드는 주로 유흥업소(17%), 음식점(14%), 백화점·주유소(각 7%) 등에서 사용된다. 카드 분실 시간대는 여성의 경우 낮 12시부터 저녁 7시까지가 47%로 주로 낮 시간대인 반면 남성은 오전 0시부터 3시까지가 27%나 됐다. 도난·소매치기에 의한 분실은 남성이 24.4%인 반면 여성은 33.7%로 나타나 여성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

    신용카드로 발생하는 불의의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특히 젊은 여성들은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소매치기를 조심하는 것은 물론이고 분실한 사실을 아는 즉시 만사를 제쳐놓고 카드사에 신고해야 피해가 최소화된다. 분실 신고하는 것을 잠깐 잊었다가 남은 인생을 잃는 경우도 생긴다.

    남성의 경우 술 마실 때 특히 카드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음주 탓에 카드를 분실한 것도 모르고 대범하게 놀다가 조치를 소홀히 하면 수백만∼수천만원 청구되는 카드 대금 청구서에 파묻혀 남은 인생이 끌려다니는 경우도 발생한다.

    분위기에 취해 술집에 갔다가 인사 불성돼 신용카드를 분실하거나 아리랑치기에게 도난당하면 타격이 크다. 조치가 미흡해 부정 사용된 결제 대금 물어준다고 앞날이 구만리 같은 인생 종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마음 가는 대로 사용하고, 제대로 관리할 줄 모르며, 분실시 조치 요령을 알지 못하면 신용카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갑 속의 시한 폭탄과 같다.                 

    4명 중 3명은 신용카드 이자율을 모른다

    국내 신용카드 소지자는 1인당 평균 2.83장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으며, 신용카드의 연이자율을 아는 경우는 4명 중 1명꼴(24%)에 불과했다. 또 4명 중 1명은 돈 관리나 투자 지식이 거의없으며 주거래 은행으로부터 재정적 조언을 받는 경우는 20%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씨티은행은 9월 25일 씨티그룹과 이화여대 글로벌금융아카데미에서 지난 8월 9∼10일 이틀 동안 서울에 사는 18∼55세 남녀 3백34명(남자 1백57명, 여자 1백77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갑 속에서 우아한 자태로 빛나는 신용카드는 알고 보면 미래의 소득을 담보로 사용하는 빚이다. 설문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생활화됐지만 신용카드를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니들이 카드를 알아?”

    신용카드를 모르고 제대로 관리할 자신이 없으면 아예 카드를 발급 받지 않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의 속성과 분실·도난시 응급 조치 요령을 확실하게 모른다면 카드를 잘게 잘라 버리고 해지하는 것이 낫다. 카드를 합리적으로 사용할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현금을 지불한다. 그렇게 생활하면 최소한 미래는 갉아 먹지 않는다.

    ‘신용카드는 모른다. 사용할 줄은 안다’고 노래하면서 신나게 긁어대는 소비자는  미래를 저당 잡힌 남루한 모습으로 살아갈 확률이 높다. 생기 발랄한 젊은이에게 짜증 섞인 무거운 목소리로 “니들이 카드를 알아?”라고 내뱉는 사람들이 생겨나지 않기를 바란다.

    ■글/오승건<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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