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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할 권리는 강대국 권리?
    등록일 2002-08-08 조회수 4926
    소비자칼럼(48), 안전할 권리는 강대국 권리?
     소비자칼럼(48), 안전할 권리는 강대국 권리? 

    비자 안전 업무를 하면서 문득 문득 느끼게 되는 점은 우리나라 국력이 아직은 약하기 때문에, 법에 명시된 소비자의 권리도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밀려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라는 것이다.  물론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확인된 사실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견을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가 본다.

    재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PVC에 첨가되는 프탈레이트(phthalate)계 가소제가 내분비계장애물질(환경호르몬)의 일종이라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유해성은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 인체 실험을 하기도 어렵지만 보통 내분비계 장애 현상은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유해물질이 서서히 축적되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쥐나 다른 동물의 시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가소제의 인체 유해성을 증명하기도 하였다. 때문에 EU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어린이들이 입으로 빠는 장난감에 프탈레이트계가소제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난감에 가소제 사용 금지가 유럽 국가들에 활성화된 배경에는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인체에 유해할 뿐 아니라 소각할 때 다이옥신이 발생하는 등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사용 반대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여 각 국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놓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0년에 3세 미만의 유아들이 입으로 빠는 완구(치아발육기, 딸랑이 등)에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사용을 금지하여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다.

    반면, 가소제의 최대 생산국의 하나인 미국에서는 가소제 유해성에 비교적 온건한 입장이다. 유해하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자국 제품의 해외 판매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가지 이율 배반적인 사실은 법으로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정부의 권고(recommendation)를 통해 자국 국민의 PVC 완구 사용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즉 자국 국민의 안전과 기업의 이익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럽과 같이 경제 공동체 형태로 구성된 국가들은 미국의 통상 압력에 잘 대응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현재 법으로 금지된 PVC 유아용 완구가 국내에 수입·유통될 리는 없지만 이 방침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분야이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구체적 증거를 대라는 미국의 요구에 국내 관계당국에서 당혹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소비자의 안전할 권리가 강대국의 힘에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소중한 어린이들의 안전을 담보로 하기에 더욱 그렇다.

    ■글/김대중<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안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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