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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보지 맙시다
    등록일 2002-08-01 조회수 7503
     소비자칼럼(46), 피 보지 맙시다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진주 쪽으로 지리산 등산을 갔다가 길을 잃은 미모의 심모 양과 그 일행. 밤새 헤매고 다니다가 새벽녘에야 동굴 하나를 발견하고 그 속으로 들어갔다.

    동굴 속에는 도를 닦는 도사가 살고 계셨다. 세속의 눈으로 보기에도 도사의 도는 상당한 경지에 이른 것 같았다. ‘??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심양은 도사에게 삶의 지표가 되는  말씀을 청했다.

    심양의 얼굴을 힐끗 쳐다본 도사는 붓을 들어 일필휘지로 갈긴 뒤 봉투에 넣어 주면서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죽을 경우가 아니면 절대로 ‘피 보지 말아라’고.

    도사가 준 봉투 속의 내용이 궁금했지만 참았다. 하산 길에 징검다리를 건너던 심양은 미끄러져 개울에 빠졌다. 허우적거리다가 개울 중간의 바위를 붙잡고 한숨을 돌렸다.

    심양은 죽을 경우에 해당한다고 생각해 도사가 준 봉투를 꺼냈다. 봉투 속의 흰 종이에는 낯선 한자가 한 자 섞인 사자성어가 씌어 있었다. ‘美人薄命’이라고. 개울 건너에 있는 친구에게 무슨 뜻인지 물어보았다.

    초등학교 때 한자 학습지를 3년 받은 친구가 ‘미인은 명이 짧다’는 풀이를 해주자 심양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죽자니 청춘이 아깝고, 살자니 미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꼴이 된다. 도사가 당부한 말이 귀에 왱왱거린다. ‘피 보지 말아라’‘피 보지 말아라.’

     

    기와의 전쟁
     

    여름에는 어디를 가더라도 모기와의 한판 전쟁을 치러야 한다. 시원한 물·맑은 공기·빛나는 별이 있는 곳에는 모기가 더 기승을 부린다. 사람보다 모기가 먼저 와서 피서를 즐기는지도 모른다.

    모기에 물리면 가려운 것은 모기가 피를 빨 때 분비하는 침의 성분 때문이다. 모기의 침에는 마취 성분이 있어 당장 가렵지 않고 몇 초 뒤 인체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면서 가려워진다.

    모기는 파리목 모기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모기는 평소에 이슬·식물의 꿀·수액 등을 먹고 살지만 암컷이 회임했을 때 뱃속에 꽉 찬 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다고 한다. 즉 암컷만 조심하면 피 같은 피 빨리지 않는다.

    소비 생활중 가장 효과적인 모기 퇴치법은 모기의 애벌레인 장구벌레 단계에서 구제하는 것이다. 모기가 알을 낳는 집 주변의 빈 깡통, 폐타이어와 웅덩이 등에 고인 물을 없애주면 상당한 효과가 나타난다.        

    모기는 밤에는 주로 사람의 냄새를 맡고 표적으로 삼는다. 사람마다 분비하는 유인 물질이 다르므로 남보다 모기에게 잘 물리는 사람이 있다. 대체로 뚱뚱한 사람은 대사 작용이 활발한 경우가 많아 유인 물질이 잘 분비되므로 모기들이 좋아한다. 사람의 경우 발 냄새가 나는 다리 부위를 모기가 집중 공략한다.    

    저녁에 달리기·조깅 등 유산소 운동을 한 뒤 씻지 않고 자면 여러 가지 분비 물질이 나와 모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잘 때는 깨끗이 목욕해 땀과 몸의 화학 물질을 씻어내는 것이 좋다.

     

    충제도 가지가지
     

    에어로졸 형태의 분무식 살충제는 모기·파리를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데 흔들어야 골고루 분사된다. 뿌릴 때에는 문을 닫고 밀폐 상태에서 뿌릴 사람만 남는다. 음식물·식기·장난감에 살충제가 닿지 않도록 하고 해충이 죽으면 환기시키고 물걸레로 닦는다.

    분무식 살충제는 방충망이 잘 설치돼 있거나 모기장을 병행 사용해야 효과적이다. 방충망이 설치돼 있지 않은 곳에서는 해충을 구제한 뒤 환기시키면 바깥에 있던 해충이 또 들어온다.

    훈증기로 불리는 전자 모기향과 나선형의 고체 모기향은 분무식 살충제보다 살충 효과는 떨어지지만 지속적으로 효과가 나타나 모기·파리 등의 해충을 쫓는데 유용하다. 10시간 정도 살충 효과가 유지되므로 통풍이 잘 되지 않으면 사람도 살충 성분을 흡입하게 된다.

    살충 원액이 든 액체 병을 훈증기에 끼워 사용하는 리퀴드형 제품도 나왔다. 하루 10시간 기준으로 100일까지 약효가 지속되는 제품도 있다. 사용할 때에는 모기향이 발산되는 곳이 얼굴과 반대 방향에 놓이도록 한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살충 원액 용기를 훈증기에서 꺼내 뚜껑을 막은 뒤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한다.

    몸이나 옷에 뿌려 모기를 쫓는 기피제도 있다. 야외에 나갈 때나 밖에서 뛰어 노는 시간이 많은 어린이에게 적합하다. 팔·다리 등에 20㎝ 가량 거리를 두고 분사한다. 용기가 작아 휴대하기 편하며, 한번 뿌리면 약효가 4∼6시간 지속된다.

    여름철 야외에 나가더라도 모기를 알고 준비하면 피 빨려, 피 보는 일이 줄어든다. 자기 전에 깨끗하게 씻고, 방충망·방충제 등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면 피 보고 난 뒤 벅벅 긁을 일이 없다. 어디를 가더라도 한여름밤에 피 보지 않으려면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네자로 줄이면 ‘유비무환’이다.

    ■ 글/오승건<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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