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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독일의 축구 영웅 베켄바워 독일월드컵조직위원장은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이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스포츠는
스포츠맨십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전쟁에 비유되기도 한다. 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된 폴란드·미국·포르투갈 팀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폴란드
팀은 월드컵 공식 취재증만 있으면 가능하던 공개 연습장을 별도의 출입증을
받아야 취재가 가능하게 보안을 강화했다. 미국 팀은 코스타리카와 치를
평가전을 장소와 시간은 물론 결과까지도 비공개로 할 것이라고 말해
전력 노출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포르투갈 팀은 아예 마카오에서
훈련을 마쳤다.
왜
그럴까? 축구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다. 중국 춘추 전국 시대의 병법서인
<손자>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고,
적을 알지 못하고 나를 알면 일승 일패하고,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패배한다’는 문구가 나온다.
적이
나를 간파하고 있으면 내가 이기기가 힘들고, 내가 적을 알면 쉽게 패배하지
않으므로 이길 가능성이 높다. 우리 나라 팀이 자신을 알고 적을 파악했다고
가정하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으므로 최소한 3무. 다른 세 팀 중
분수를 모르는 팀을 한 팀 정도 가정하면 1승이 가능해 1승2무로 16강에
오르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국어를
좋아하는 소비자는 주제 파악, 산수를 좋아하는 사람은 분수 지키기,
인테리어를 즐기는 생활인은 분수 세우기, 금속을 다루는 산업 전사처럼
철이 드는 등 각자의 영역에서 기본기를 익히면 나를 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다음 사업자와 상품만 파악하면 소비 생활중 후회할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스포츠는 선택, 생활은
필수
스포츠는
선택이고 생활은 필수다. ‘생활 전선에 뛰어든다’는 말처럼 생활도
전쟁에 비유된다. 소비자와 사업자의 관계를 적으로 비유하는 것은 전적으로
옳지는 않지만 타산지석으로 삼을 가치는 충분하다. 소비자를 ‘봉’으로
보는 악덕 사업자도 많기 때문이다. 생활
전선에서는 사업자를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 구입할 제품 정보는
미리 수집해 알고 있으면 악덕 사업자가 달콤하게 유혹해도 속지 않는다.
도리어 새빨간 거짓말의 끝이 어떤 색깔로 변하는지 지켜볼 수 있다.
정보가
있으면 ‘공짜’ ‘당첨’ ‘경품’ 같은 미끼나 ‘가격 포기 상품’과
같은 자극적인 광고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정보를 탐색한 소비자는 광고는
광고일 뿐 따라 사지 않아야 소비 생활이 즐겁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해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피해 구제 사례 35만5천여건을
분석한 결과 소비자가 방문판매원·텔레마케터의 권유에 현혹돼
충동적으로 물품·서비스를 구매한 후 이를 후회하고 계약의 해제·해지를
원하는 상담이 35%로 가장 많았다. 방문판매원의 권유에 충동적으로
구입(8천1백여건, 48%)하거나 노상에서 유인돼 반강제적으로 구입(3천7백여건,
22%)한 뒤 해결 방안에 대한 상담을 신청한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소비자가
충동적으로 구입하지 않고 노상에서 반강제적으로 구입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70% 이상 줄어들 것이다. 통계 수치가 그것을 증명한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때 정보를 수집한 다음에, 주체적으로 구입 결정을
하면 피해가 생길 일이 별로 없다.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주문을 한번
외워보자. ‘가기 전에 정보 탐색, 사기 전에 품질 확인’.
사업자의
정체나 사업자가 파는 상품·서비스를 알지 못하고 소비자 자신도
알지 못하면 백번이면 백번 다 위태롭다. 나를 모르고 사업자를
모르면 병법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피해가 발생하고 뼈아픈 후회가 따른다.
생활은 때로는 전쟁이다.
■ 글/오승건<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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