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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닮음꼴 문화 또는 따라하기
문화가 만연돼 있다. 김씨가 레저용 신차를 뽑으면 이씨는 은행 대출을
받아서라도 더 비싼 레저용 신차를 장만한다.
쌀집 아들이 과외를 받으면 노래방에
나가서라도 과외를 시켜야 안심이 된다. M업체가 신제품을 출시하면
N업체가 따라해 업체간 제품 구별이 되지 않는다. 소비자나 업체나 따라하기
바쁘다.
“이놈의 발가락 보게. 꼭 내 발가락
아닌가. 닮았거든……” M은 열심히 찬성을 구하듯이 내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 <중략> … M이 보라고 내어놓은 어린애의 발가락은
안 보고, 오히려 얼굴만 한참 들여다보고 있다가, 나는 마침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발가락뿐 아니라 얼굴도 닮은 데가
있네.” 그리고 나의 얼굴로 날아오는(의혹과 희망이 섞인) 그의 눈을
피하면서 돌아앉았습니다.
위에 인용한 문장은 김동인의 단편 소설
발가락이 닮았다의 마지막 부분이다. 1932년 <동광(東光)>지에
발표되었던 작품으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소설 발가락이 닮았다의
줄거리
32세의 노총각 M이 친구들 몰래 결혼했다.
총각 때의 무절제한 방탕 생활로 각종 성병을 앓아 생식 능력이 없음을
의사인 ‘나’는 알고 있다. 그러한 M이 결혼 2년 후의 어느 날 갓난아기를
안고 ‘나’의 병원으로 찾아왔다. 아기가 기관지를 앓고 있었지만 M의
속셈은 그 애가 자기 애라는 보장을 얻으려는 데 있었다.
M은 그 애가 제 증조부를 닮았다고 말하고
자기를 닮은 데도 있다고 말했다. 즉 가운데 발가락이 제일 긴 자기의
발가락을 닮았다는 것이다.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면서도 애써 그것을
삭혀 보려는 M의 심정이 눈물겨워‘나’는 발가락뿐 아니라 얼굴도 닮은
데가 있다고 말하고는 의혹과 희망이 섞인 M의 시선을 피해 돌아앉는다.
미국 가계의 빚과
그림자
미국의 신용카드 연체 비율이 5분기 연속
증가하고 은행의 악성 채무 비율이 약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신용카드 연체 대금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용 불량자 및 개인
파산자 급증 등 신용카드로 인한 각종 사회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 청년이 카드 빚 때문에 가족과
말다툼을 하다 부모와 여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1·4분기에 미국인들이 신용카드
대금을 1개월 이상 연체한 비율은 5.44%로 5분기 연속 증가했다. 또
지난 해 미국 가구당 평균 신용카드 빚은 8천3백67달러로 지난 10년간
160% 늘어났다.
뉴욕타임즈는 5월 12일자 신문에서 실업률이
급증하는 반면에 임금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개인의 신용에
관계 없이 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해 심각한 사회적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 빚과 신용 불량자
우리 나라는 어떤가?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은행 가계 대출금은 1백79조원으로 지난 3월
말보다 6조9천억원 증가했다고 한다. 지난 4월 말 현재 가계 대출 연체율은
1.55%로 전달에 비해 0.2%포인트 높아졌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4월 말 현재 우리
나라의 신용 불량자는 2백47만여명으로 지난 3월 말보다 2만4천여명(0.9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신용카드 대금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 불량자로
등록된 사람(복수 등록 포함)은 지난 3월 말 63만4천여명에서 4월 말에는
67만3천여명으로 6.12%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대 신용 불량자가 42만5천명으로
전체의 17.2%를 차지해 작년 말 16.7%보다 높아졌다. 10대 신용 불량자
1만1천명 중 카드 대금을 갚지 못해 신용 불량자로 등록된 사람이 6천5백여명으로
전체의 반 이상을 차지했다.
우리 나라에서도 지난 4월 카드 빚에
쪼들린 2인조 강도와 3인조 강도가 수도권에서 연쇄 살인을 저질러 사람들을
경악케 했다.
신용카드가 가진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적으로 신용카드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글로벌 사회이기
때문인지 가계 빚도 닮았고, 부작용도 닮았다.
신용카드가 많으면
힘이 셀까?
아는 것이 힘이라는 격언처럼 소비자도
신용카드를 알고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문제가 생긴다. 신용카드에
한해서는 많은 것이 힘이다고 믿는 것 같다. 힘닿는 데까지 발급 받아
카드 돌려 막기로 인생을 탕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수입이 없는 사람, 수입이 있더라도 들쭉날쭉한
사람, 월급을 받다가 못 받게 된 사람, 월급이 줄어드는 사람은 신용카드
사용을 자제하거나 잘라 버리는 것이 좋다. 이런 사람들이 신용카드로
현금 서비스를 받기 시작하면 카드 돌려 막기 악순환의 덫에 딱 걸린다.
다행히 카드사들이 카드 발급 규정을
대폭 강화하고 현금 서비스 부분에서 시행하던 각종 경품 행사도 즉각
중단하는 등 경품 자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 기회에 신용 사회의
한 축인 소비자도 경각심을 높여 자제하면 더 빨리 행복으로 갈 수 있다.
신용카드·휴대폰 등 유혹의 대상은
넘쳐나지만 소비자 경제 교육은 먼 현실에서 인기 스타 최진실이 남긴
유행어가 귀에 쟁쟁하게 남는다. 후레쉬베리·더블베리를 출시한
모 제과 업체의 광고에서 히트시킨 유행어 "따라하지 마라, 응."
■글/오승건<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정보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