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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과 음식소비문화
    등록일 2002-05-09 조회수 5256
    상가임대료분쟁크게는다(서울경제신무ㄴ, 2002/04/06)

    소비자칼럼(31)   월드컵과 음식소비문화

    이제 한일 월드컵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적인 축제인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는 많은 준비를 해왔다. 서울을 비롯한 각 지역의 경기장과 각종 숙박시설 그리고 음식점의 위생상태, 교통문제와 우리의 기초적인 질서의식에 대해서도 그동안 많은 노력과 관심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 우리의 문화를 어떻게 하면 외국인이 쉽게 이해하고 기분 좋게 돌아갈 수 있을까, 나아가 월드컵을 계기로 경제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욕심(?)까지 내 보기도 한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의 음식소비문화가 도마 위에 올라있는 외국의 보도를 접하게 된다. 최근 우리의 식생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보도를 보면서 우리의 소비문화 특히 음식소비문화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프랑스의 여배우는 우리의 보신탕문화를 야만적으로 묘사하고 한국상품불매운동까지 벌이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고, 중국의 모방송국 기자는 신발을 벗고  양반자세의 식사풍습을 발 냄새나는 식사문화로 꼬집고 있으며, 영국의 BBC 방송사는 하루 세끼를 개고기로 주식으로 삼고있는 나라처럼, 한발 나아가 생활력강한 아줌마를 예의가 없고 불결한 집단으로 묘사하고 있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보신탕을 먹는 우리를 탓하는 그들의 소비문화도 우리 눈에는 이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곰 발바닥을 일미로 생각하는 식문화, 달팽이나 개구리 뒷다리가 고급요리이며, 거위간을 강제로 키워서 먹는 식문화 또한 우리 눈에는 비인간적이고 혐오스럽기까지 하다.

    세계화 또는 글로벌화란 무엇인가? 우선 경제적인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보장되는 수준에서 일정한 국제기준에 대등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또한 서로의 제도와 관습을 인정하고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유익한 것은 함께 나누어 누리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가 개고기를 보신용으로 먹는 것을 외국인이 이해해야 하듯이 우리도 그들의 고유한 음식소비문화를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세계인이며 문화인이라 할 것이다. 즉 세계인·문화인이란 서구화나 자국 중심적인 태도가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음식소비문화는 수 천년간 우리의 체질에 맞게 개량되어 왔고 우리의 건강을 지켜내고 나아가 오늘날에는 경제까지 지켜주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우리 취향의 식혜 등 쌀을 재료로 한음료수가 그렇고 된장과 김치 그리고 불고기가 그것이다. 이런 것들은 이제 세계적인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개고기를 먹는 것이 외국인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비쳐지기 전까지 우리는 조심하고이해를 구하는 태도를 보여 줌으로써 개고기는 필요에 의해 먹되 문화인이라는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누가 아는가 한 백년쯤 후에 우리의 김치와 된장 그리고 불고기와 같은 음식처럼 보신탕이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사실 우리의 음식소비문화는 개선하여야 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보신탕을 즐겨먹는 것은 그렇다고 해도, 음식점에서 고기를 실컷 구워먹고 나서 또 밥 안 먹으면 서운하다며 된장이나 국수라도꼭 시켜서 먹는다든지, 술을 마시면 푸짐한 안주와 함께 2·3차까지 가서 끝을 보고, 다음날 과음으로 인해 실수나 다른 사람에서 폐 끼친 것을 무용담처럼 이야기하는 모습들이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다.  

    우리의 전통 음식과 문화는 즐기되 좀 더 예의를 지키는 것이 월드컵을 개최하는 선진문화인이 아닐까.

    ■글/백병성<한국소비자보호원  정책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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