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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홀가분하게 바꾸는 미니멀 청소

조석경 <나는 버리지 않기로 했다 저자>

집을 쾌적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정리를 합니다. 하지만 속상하게도 정리된 상태가 그리 오래 유지되지 않죠.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물건들이 또 다시 우리를 정신 사납게 만들어 버립니다. 하루 종일 집안일을 하는 것 같은데 집은 늘 그 자리예요. 도대체 왜 그런걸까요?

우선 정리정돈부터 시작합시다

정리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버리는 것

정돈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것

청소 청소기를 돌리고 먼지를 닦아내는 것

공간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일주일에 몇 번씩 청소를 합니다. 위의 3가지 행동 중에 가장 자주 하는 일이죠. 하지만 청소만으로는 공간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습니다. 반면 정리와 정돈이 잘된 공간은 청소가 조금 소홀해도 훨씬 더 단정한 공간처럼 보입니다. 청소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돈이 잘 되어 있어야하고, 정돈이 수월해지려면 정리가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집을 지금보다 더 단정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면 정리, 즉 버리는 것부터 시작 하면 됩니다.

1정리 가이드

정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버리는 행동과 친해져야 합니다. 일단 큰 쓰레기봉투 하나를 사서 거실 중앙에 놓아 주세요. 버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쓰레기통이 바로 앞에 있으니 귀찮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정리가 조금씩 재미있어 집니다. 문득문득 쾌감도 느끼면서요. 첫 봉투를 며칠 동안 채우고 나면 다시 두 번째 봉투를 준비하세요. 봉투를 채우는 기간은 점차 짧아질 거예요. 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사라지는 거죠.

하지만 정리도 계속 하다보면 슬럼프가 옵니다. 버리는 것에도 우선순위를 두어야 쉽게 지치지 않는데요. 어디부터 시작해야할지 고민이 될 때는 비움의 변화가 눈에 잘 들어오는 곳부터 하는 게 좋습니다. 벽에 걸린 물건을 하나씩 비우고 나면 거실장, 식탁 등 가구 위에서 방황하고 있는 물건들을 정리합니다. 벽과 가구 위의 물건들만 정리해도 어느새 공간이 달라져 있을 거예요. 그 후에는 공간을 하나씩 정해서 본격적으로 가구 안에 있는 물건들을 정리해보세요. 이 과정에서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여러 갈등이 생깁니다. 버릴지 말지 고민이 되는 물건들이 한가득 일 테니까요. 그럴 때는 현재의 가치를 생각해보세요. 과거에 비싸게 주고 산 물건이지만 현재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라면 그 물건은 현재의 가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과거의 가치 때문에 현재의 소중한 시간과 자리를 버리지 않아야 합니다.

2정돈 가이드

버리는 것과 어느 정도 친해졌다면 이제 남아있는 물건들을 질서 있게 잡아주는 정돈을 할 차례예요. 정돈이 잘 되어 있으면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과소비를 예방하고, 청소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물건을 정돈할 때는 공간이 아닌 목적에 따라 분류를 하는 게 좋습니다. 가지고 있는 물건을 한 번에 파악하기 쉽고 같은 기능을 하는 물건이 한곳에 놓여있으니 공간을 낭비하지 않게 되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더욱더 중요한 것은 수납공간이 넘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입니다. 수납공간이 넘치게 되면 물건들이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하고 방황하게 됩니다. 이를 위한 규칙은 첫째, 하나만 있어도 불편함이 없는 살림은 하나씩만 구입합니다. 예를 들어 가위나 테이프 같은 물건은 반드시 모두 소진한 다음 구입하는 거죠. 둘째, 모든 물건은 사용 후 바로 제자리에 둡니다. 하나의 물건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 공식이 결국은 정돈의 핵심입니다.

주방정리

생활용품 정리

베란다 정리

이불 정리

본격적으로 청소를 합시다

집안일을 잘 한다는 것은 하나에서 열까지 다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집을 돌보는 건데 집을 돌보는 것 때문에 오히려 피곤하고 지치게 되면 집안일을 잘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집안일은 빠르고 편하게, 그리고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살림을 하다보면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귀찮은지, 어떤 일을 할 때 기분이 좋은지 알게 되죠. 그렇다면 내가 귀찮게 생각했던 집안일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꼼수를 부려보는 거예요. 저에게는 청소가 그런 일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대청소를 피하는 소청소의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1대청소를 피하는 소청소 규칙

첫째, 청소 도구는 필요한 순간 바로 눈에 보일 수 있는 곳에 보관을 합니다. 그러면 미루지 않고 바로 꺼내서 청소를 할 수 있어요. 저희 집은 청소기는 머리카락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화장대 쪽에 보관하고 밀대걸레는 주방에 보관합니다. 이럴 경우, 청소기를 꺼내거나 밀대걸레를 꺼낸 김에 집 전체를 청소하게 되죠.

둘째, 청소도구는 사용법이 수월한 것을 사용해요. 무선 청소기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예전에 유선 청소기를 사용할 때는 청소기를 준비하는 것부터 일이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먼지가 보이면 바로 무선 청소기를 꺼냅니다. 밀대걸레도 가벼운 것을 선호해요. 밀대는 천장도, 가구 아래도 닦을 수 있는 만능 청소도구입니다.

단, 미세먼지가 심해 환기가 어려운 날은 물걸레질만 하는 게 좋습니다. 천장과 가구위의 먼지를 가볍게 털어낸 뒤 공기 중에 분무기로 물을 뿌리면 물 입자가 먼지를 머금고 바닥으로 가라앉아요. 약 5분 뒤 걸레질을 하면 실내의 공기가 상쾌해진답니다. 요즘에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가정이 많은데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공기가 맑은 날은 공기청정기를 끄고 환기를 하는 게 좋습니다. 외부 공기와 이물질이 과도하게 필터로 흡수되면 필터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니 몇 분간 환기를 하고, 문을 모두 닫은 후 공기청정기를 다시 작동시킵니다.

셋째, 손에 들고 있을 때 행하세요. 바닥에 뭘 흘렸을 때 물티슈나 티슈를 가져와 닦아내는데요. 닦아낸 뒤 그대로 버리지 말고 베란다 창틀을 슥 닦아보세요. 버리기 전에 한 번씩만 닦아줘도 대청소 할 일이 줄어들게 됩니다.

2공간별 청소 가이드

가족의 건강을 위해 아무래도 더 위생상 신경을 써야할 곳이 있습니다. 물이 닿는 곳이나 침실이 그래요. 이 공간도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에요. 단지 사용하면서 다른 곳보다 한번만 더 신경 쓰면 되죠. 그러면 독한 세제를 사용하거나 오랜 시간을 들일 필요 없이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침실

침구는 살균이 되도록 햇볕에 말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이 힘들면 일주일에 1번 정도는 건조대에 널어 3시간 이상 햇빛 샤워를 시켜줍니다. 매트리스는 주기적으로 소독해 진드기와 먼지를 제거해야 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은 약국에서 판매하는 소독용 70% 알코올(에탄올)을 분무기에 넣고 분사하는 거예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트리스의 오염을 최소화 하는 것입니다. 기본 매트리스 커버를 씌우고, 그 위에 세균으로부터 보호기능이 있는 방수커버를 깔고, 마지막으로 일반패드를 깔아서 사용하면 매트리스의 오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에탄올은 전자레인지, 냉장고 청소에도 아주 유용합니다.

싱크대

그릇은 보통 물과 세제만으로 깨끗하게 닦아낼 수 있지만 기름때가 심할 경우에는 베이킹소다를 뿌린 뒤 닦으면 더 깨끗하게 닦입니다. 그리고 싱크대나 가스레인지에 물 때, 찌든 때가 심한 경우, 주기적으로 과탄산소다를 이용하면 세척 효과가 좋습니다. 과탄산소다를 적당량 뿌린 뒤 물을 머금은 수세미나 행주로 닦아내보세요.

현관

내일 신을 신발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발장에 수납해서 현관 바닥을 여유 있게 사용해요. 신발 바닥에 묻어 있는 흙을 빗자루로 살살 털어내고 깨끗해진 상태로 신발장에 넣습니다. 또, 탈취 효과가 좋은 베이킹소다를 2-3개의 용기에 담아 두고 두 달에 한 번씩 갈아줍니다. 비가 와서 현관 바닥에 물기와 먼지로 범벅이 되어 있을 때는 낡은 양말 한 짝이면 오케이! 한 손에 양말을 끼고 바닥의 물기를 이용해 먼지를 닦은 뒤, 양말을 바로 뒤집어 주면 먼지가 안으로 쏙 들어가 그대로 버리면 되거든요.

욕실

저는 평소, 사용한 수건으로 세면대와 수도꼭지의 물기를 닦아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일주일에 한번은 안 쓰는 칫솔에 치약을 묻혀 세면대를 닦아 반짝반짝 광을 내기도 하죠. 그리고 한 달에 한번 과탄산소다를 이용하여 화장실을 전체적으로 세척합니다. 세면대에 뜨거운 물을 채우고 과탄산소다를 녹여 1~2시간 불려놓으면 물때가 없어지고요. 샤워기호스나 욕실 바닥도 과탄산소다를 이용하여 닦아내면 물때가 끼거나 곰팡이가 생기지 않습니다. 비율은 보통 물1리터에 과탄산소다 10g 입니다.

정리정돈과 청소를 하고 나면, 물건으로 채워져 있던 공간은 여백이 되고 그 여백은 빛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집에서 몸을 덜 움직이면서도 홀가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니 거의 매일이 휴가 같은 삶을 살게 되죠. 해야 할 일이 자연스레 줄어드니 내 시간이 많이 생기고 내 시간에는 내가 행복해지는 일들을 실컷 할 수 있게 되고요. 그저 공간을 정리정돈하고 청소를 해나가는 것만으로 우리 일상은 변화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