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하나.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 찾기 힘들어
얼마 전 회의가 있어 서귀포시청을 방문했다. 그동안 물과 종이컵이 놓였던 자리에 스테인리스 컵이 놓여있다. 일회용품 자제를 위해 관공서까지 나섰다. 특히 도내 기관 단체에서도 동참해 이제는 일회용품을 많이 쓰는 장소 중 하나인 장례식장에서도 일회용품을 볼 수 없다. 종이컵, 종이접시, 나무젓가락, 테이블에 까는 비닐 등 편하게 사용했던 물품이 사라진 것이다. 한 예로, 이전에는 장례식장 내 총 9개 빈소에서 한 달 간 최대 27만 개 종이컵을 썼다면 요즘은 컵 5000여 개를 한꺼번에 구입해 씻어 쓰고 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을 없애는 것이 처음부터 순조롭게 진행된 것만은 아니다. 사실 제주에서는 오래 전부터 ‘장례식장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이 있어왔지만 번거롭다는 이유로 잘 지켜지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2016년, 제주시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장례식장, 외식업중앙회, 상조업체 등을 모아 간담회를 여는 등 일회용품 없애기 운동을 본격 추진했으며, 시청직원들이 상을 당했을 때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협조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여기에 시민과 기관 단체도 힘을 보탰다.
물론 시행 초기 인건비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마을회나 상조업체의 불평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회용품을 사서 쓰는 비용이나 일반컵을 사용하여 씻는 인건비나 별반 차이가 없음이 파악되니 비용을 부담하는 상조업체의 불평이 사라졌다. 쓰레기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시민들이 늘어나서인지 큰 갈등 없이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약 3년 정도 걸린 셈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제주인구, 그에 따라 쓰레기 발생량도 급증하고 있다. 쓰레기는 처리도 중요하지만 발생부터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제주의 관공서와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 찾기, 이제는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