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왜 스웨덴에선 비행기 타는 걸 부끄럽다는 사람들이 등장했을까?
스웨덴에는 플뤼그스캄(flygskam) 이란 말이 있다. 이는 영어로는 flight-shame이 될 텐데, 비행기 여행의 수치심 정도로 해석된다.
즉, 비행기를 타고 여행가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란 얘기다. 공항이나 비행기 좌석에서 찍은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이들도 많은데,
왜 비행기 타는 걸 수치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등장한 걸까? 바로 환경 문제 때문이다. 비행기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문제 때문에 비행기 여행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가진 이들이 생겨난 것이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승객 1명이 1km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차가 14g, 항공기는 285g이다. 기차 대비 비행기가 무려 20배 정도 많다.
이 계산은 기차에 150명이 탔고, 비행기에 88명이 타고 있다는 전제로 나온 계산인데, 만약 기차에 더 많은 사람들이 타게 되면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더 줄어들 것이다.
실제로 스웨덴에선 비행기 이용객이 계속 줄어드는 중이다. 반대로 기차이용객은 급증세다. 이처럼 유럽 사람들은 유레일 철도를 이용해 국경을 넘나들면 되지만 우리나라처럼 해외로 가려면
무조건 비행기를 타야하는 상황에선 어떡해야 할까. 우리는 탄소배출이 적은 항공사를 선택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다. 안타깝지만 탄소배출량 최상위 항공사는 한국의 국적기였다.
소비자가 이런걸 민감하게 여길수록, 기업도 바뀔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제품 포장박스 안에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을 다 없애려 하는 것도 재활용과 환경문제 때문이다.
기업이 착해진 게 아니라 미닝아웃하는 소비자 때문이다.
02왜 잘나가던 속옷 회사가 위기에 빠졌을까?
‘빅토리아 시크릿’이란 미국의 유명 속옷 브랜드가 위기를 맞고 있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하락세고, 주가는 폭락에 가깝다.
잘나가던 회사가 위기에 빠진 건 젠더 마케팅에 거부감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 때문이다. 이 브랜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8등신 미녀를 내세워 외모지상주의를 부각시키는 마케팅을 해왔다.
기존 소비자는 그걸 받아줬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달랐다. 바디 포지티브, 자신의 몸을 스스로가 당당하게 아름답게 여기는 트렌드가 밀레니얼 세대에게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위기와 반대로 ‘에어리’라는 속옷 회사는 매출이 계속 증가세다. 이 브랜드의 모델은 현실에서 우리가 쉽게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몸매와 외모의 모델들이다.
살짝 배도 나왔고, 보정을 하지 않아 잡티나 주근깨도 그대로 노출시킨 광고 사진을 활용한다. 두 속옷 브랜드가 서로 엇갈린 결과를 얻는 건 미닝아웃 때문이다.
소비자는 외모차별 마케팅을 부당하다고 여기기 시작했다. 또한 구찌, 샤넬, 프라다 등 세계적 명품 패션 브랜드들은 모두 모피를 퇴출시켰다. 모피를 비윤리적 이미로 받아들이는 소비자 때문이다.
여전히 모피를 만들어도 팔리긴 하겠지만, 비윤리적 기업으로 찍혀 불매 당하고 외면당하는게 더 큰 손해다.
미닝아웃이 일상화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해 기업은 사회적 가치 확산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요즘 소비자가 기업을 바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