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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덕질

“익숙한 주변에서 특별함을 찾아요”
사진으로 하루를 기록합니다

글·이준식 <‘일반인 이모씨의 일일’ 저자>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이 순간을 기록한 사진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당시의 감정과 느낌을 떠오르게 합니다. 소비자 시대 5월호에서 소개할 이준식 덕후님은 익숙했던 주변에 조금 더 집중해 보라고 전합니다. 매일 걷던 길, 매일 보던 건물 한편에서도 오랫동안 기억될 장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요. 카메라 한 대로 평범했던 일상을 특별한 하루로 기록해가고 있는 이준식 덕후님과 함께 사진의 매력에 대해 알아봅니다.

Q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대구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이준식입니다. 2015년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진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사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촬영한 사진은 짧은 코멘트와 함께 SNS에 업로드 하는데요. 이 내용들을 한 달 단위로 모아 사진집을 만들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첫 단행본인 「임시세입자」(독립출판)를 발간하고, 2021년에는 김정애 작가님과 「작별의 옆모습」(2021, 밤의출항)을 출간하기도 했죠. 그 동안의 생각을 담은 작품을 전시회를 통해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2017년에는 첫 전시 <Project Heterotopia ep.17>을, 2018년에는 대구문화재단의 ‘예술인 스타트업’ 지원을 받아 성과전 <시간의 사이>를 여는 등 사진작가로서 활동 범위를 넓혀나가는 중이랍니다.

Q

사진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처음 카메라를 든 건 꽤 오래전이에요. 2007년쯤 디지털카메라를 가족에게 선물 받았거든요. 그때까지만 해도 사진 찍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직업으로 삼고 싶다’ 정도는 아니었어요. 알아가던 취미 중 하나였죠. 그러다 2014년쯤 건강상 문제로 외출 시에는 차량 보다 주로 걸어서 많이 이동하곤 했었는데요. 걸음이 익숙해질 무렵, 자연스레 사진과 카메라가 지닌 매력에 주목하게 된 것 같아요. 저는 단순히 생각만 하면서 걷는 것보다 무언가를 하며 걷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들고 다니기 편하다는 것과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카메라가 당시 지쳐있던 제게 위로로 다가왔죠. 이때부터 사진에 빠져들게 된 것 같아요.

Q

대구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대구’의 매력,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카메라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대구의 모습을 담기 시작했어요. 대구가 제 고향이자 지금까지 머물고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거든요.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을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대구는 골목길이 굉장히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해요. 직관적으로 이루어진 편이라 마음 편히 걸어 다닐 수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숨은 골목길도 어색함 없이 힐링하며 거닐 수 있어요. 걸으면서 사진을 찍는 입장으로, ‘걷는 길’은 생각 이상으로 중요하거든요. 대구의 골목길 곳곳에는 예쁘고 특색 있는 카페가 많아요. 주변 풍경을 사진 찍다가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쉬기 좋은 카페가 있으면 위안이 되죠. 이러한 점들이 대구가 지닌 매력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촬영 장소는 어디인가요?

A

사진집 「작별의 옆모습」을 작업하면서 동대구역과 서대구역까지 이어지는 기찻길 부근에 자주 방문했었는데요. 오랜 시간 작업하면 마음이 식을지도 모른다는 것과 달리, 여전히 애정이 가는 곳이에요. 조용하게 자전거를 타며 달리거나 걷기에 매우 좋거든요. 또 신천역에서 내려 큰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신천 둔치도 매우 멋진 곳이죠. 풍부한 계절감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거든요. 물가에 자리를 잡은 뒤 느긋하게 풍경을 감상하며 사진 찍기 안성맞춤이랍니다.

Q

현재 「일반인 이모씨의 일일」이라는 월간 사진집을 발행하고 계시는데요. 어떤 사진집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일반인 이모씨의 일일』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매달 발행하는 월간 사진집입니다. 항상 사진집에 싣겠다는 마음으로 매일 찍은 사진과 짧은 코멘트가 담겨있지요. ‘내 주변의 일상과 더 가까워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사진을 찍었는데요. SNS에만 올리기보다는 실물로 보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은 ‘잡지(진, zine)’ 형태로 발간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실물책은 나오지 않지만 메일을 통해 주기적으로 파일을 받아보실 수 있도록 메일링 서비스로 운영 중이랍니다. 『일반인 이모씨의 일일』은 제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구독 신청하실 수 있는데요. 매달 5일부터 17일까지 신청을 받고 18일에 일괄적으로 보내드리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웃음).

Q

‘이모씨’라는 이름이 특이한데요. 이렇게 이름을 짓게 된 이유가 따로 있나요?

A

익명성을 상징하는 의미로 ‘이모씨’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제가 실제로 업로드하는 일상 사진들은 대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들이에요. 이 안에 있는 모든 사람과 대상은 익명성을 띠며 동시에 임의성도 갖고 있다고 봤거든요. 그래도 제 성씨를 붙인다고 이모씨로 결정했답니다. 『일반인 이모씨의 일일』 외에는 장기적 활동을 위해서라도 실명을 사용하게 좋겠다 싶어서 실명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Q

2020년 「일상을 아름답게 담아내는 사진촬영」이라는 책을 출간하셨어요. 어떤 책인지 소비자시대 독자들께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A

「일상을 아름답게 담아내는 사진촬영」은 ‘라이트룸 클래식’이라는 편집프로그램을 활용한 사진을 알아볼 수 있는 책이에요. 멋진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선 카메라 사용법과 사진촬영기법도 중요하지만 이 책을 찾는 독자들이 ‘사진을 보정하는 과정에 집중하여 자신만의 색깔로 작품을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만약 이 책을 읽으신다면 보정방법을 소개한 4장 외에도 ‘사진 속에 담긴 이야기’라는 주제의 5장도 꼼꼼히 봐주셨으면 해요. 사진에 담긴 스토리를 비롯해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더 고민해 볼 수 있는 것, 길거리 사진을 찍을 때 적용해 볼 수 있는 테크닉 등을 담았거든요. 주변의 이야기를 사진에 담고자 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Q

‘카메라 구매 vs 스마트폰 활용’. 사진을 취미로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최대 고민거리죠. 작가님은 어떤 것을 더 추천하시나요?

A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기껏 구매한 카메라가 장롱행이 되는 건 참 슬픈 일입니다.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먼저 찍어보며 자신의 취미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강의를 할 때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걸 권장하는 편이에요. 일상 기록을 남기고 웹이나 스마트폰 환경에서 사진을 확인하는 비중이 높다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카메라를 이용하는 것보다 좋을 수도 있어요. 반대로 실물 사진을 뽑거나, 큰 화면으로 사진을 보거나, 높은 디테일과 퀄리티를 가진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카메라를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Q

사진 덕후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A

평생의 소원이자 변하지 않는 목표는 사진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먹고사는 거예요. 앞으로도 꾸준히 작업하고 책을 만들면서,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작가이고 싶거든요.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한두 달 정도 지내면서 그 지역의 느낌이 담긴 사진을 소개해 보고 싶어요. 2020년 여름에 제주도에 두 달 정도 살면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는데요. 기존 사진과 다른 느낌의 사진이 만들어지는 게 신기했어요. 작업을 하는 의도나 방향성은 변하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다양한 환경에서 사진을 찍으며, 그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서를 시간을 두고 느껴보고 싶어요.

이준식
작가

대구에서 사진작업을 하고 있으며 가끔 글도 쓴다. ‘다시 드러냄’이라는 주제를 뿌리로, 가지를 내며 활동 영역을 펼쳐나가고 있다. 꾸준히 작업하는 사진작가로서 많은 사람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사진을 찍고자 한다.

주요 저서일반인 이모씨의 일일, 일상을 아름답게 담아내는 사진촬영, 작별의 옆모습, Blue bird was there, XX야행

인스타그램@orangepolo

블로그orangepolo.myportfol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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