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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소비멘토

소비로 개성을
표현하는 시대,
가치소비가
중요한 이유

글 김시월 교수 <건국대학교 소비자정보학과>

왜 사냐고 물으면, 한 마디로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라고 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이는 우리의 삶에 있어서 많이 버는 ‘생산’과 잘 쓰는 ‘소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과거 소비생활은 소비자 스스로 생산한 것과 생산하지 못한 필요품을 단순하게 교환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대량생산·대량소비 등이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부분에서도 이루어졌습니다. 동시에 소비자의 욕구 충족을 넘어 새로운 소비 욕구를 만들어 내기도 했죠. 이를 두고 미국의 경제학자 로스토우(Rostow)는 우리 사회가 고도의 소비사회로 변화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하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쓰는 것은 더 중요하다

이제 우리는 소비를 하지 않고서는 하루도 생활을 할 수 없는 고도의 소비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자원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만족과 효용을 이루는 소비를 하려고 합니다. 이는 소비가 단순한 소유, 축적, 사용 등에서 개성의 상징적 표현까지 나타내는 것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프랑스의 사회학자 쟝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요즘 소비시장은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로 무장한 5G 등으로 인해 그야말로 무한대의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유형의 상품에서 무형의 서비스로, 국내에서 글로벌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범람하고 있죠. 더욱이 우리는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 등에 따른 사회문제에도 직면해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소비하는 것들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우리가 하는 의사결정이 과연 옳은 것인지 따져보는 등 변화하는 소비생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태도입니다.

“많이 벌고 좋은 것을 생산하다 보니 환경에 문제는 없나요?”
“나만 많이 벌고 잘 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웃에 피해가 되지는 않나요?”

사실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쓰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소비자는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 감성적인 존재라고요?

그런데, 소비자가 항상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성적으로 정보를 얻고 합리적으로 거래를 하려 해도, 구매의 순간에는 감성적으로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소위 말하는 명품은 어떤가요? 남들이 알아주는 명품 브랜드라면 꼭 갖고자 하는 소비자가 존재하는 것은 왜일까요? 또 좋은 상품의 가격을 인하했더니 “싼 물건은 품질도 낮을 것 같다”면서 외면하는 경우는 왜일까요?

‘소비재는 무릇 활용성보다는 의미 전달을 위한 매개체로서의 역할이 더 커진다’

- 프랑스의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 이상의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경제적인 합리성보다는 자신의 개성표출에 도움이 되는 기호의 도구를 사들이며, 일차적인 소비 욕구를 뛰어넘어서 자기표현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구입하죠. 문제는 이 과정 속에서 ‘고가품이 가치가 있다’라는 잘못된 소비문화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1,000만 원 샤넬백 줄 서서 산다,
2030이 명품에 빠진 이유

소비자는 상품구매를 통해 자기표현의 욕구충족이나 스스로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사회적 편익’을 얻고자 합니다. 주로 럭셔리 브랜드 상품의 경우, 사회적 지위나 부유함에 대한 상징적 편익을 강조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어필합니다.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연간매출 동향 분석’을 보면, 패션·잡화와 백화점 매출은 줄어드는 반면, 유명 브랜드는 매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 백화점의 명품 매출에서 소위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세대별 매출 비중 중 20대는 10.9%, 30대는 39.8%를 차지했습니다. 이 속도라면, 내년에는 명품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을 20~30대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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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주요 백화점 명품 판매 신장률 (단위: %) 백화점 3사 명품 매출 2030 비중 (단위: %)

MZ세대는 자기가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가성비를 따지는 경향이 있지만, 본인이 가치를 두는 것에는 가심비*를 따지고, 돈을 아끼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이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욕구와 개성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데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등의 소비가 제한되자 다른 쪽으로 소비 욕구를 방출하고 있고, 이 때문에 명품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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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비: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형태로,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가성비에서 파생된 말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이와 동시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2030세대의 부채(금융권 대출 등) 잔액은 440조 원으로 2019년 말보다 65조2000억 원(17.3%)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에 그 증가 폭도 역대 최대로 나타났습니다. 청년층 부채 증가율은 같은 기간 전체 세대의 부채 증가율(7.9%)보다 두 배 이상 높았죠.

성숙한 소비문화를 만드는 소비자의 힘

소비는 개인적인 선택으로 보이지만 일시적 유행이나 트렌드, 그리고 문화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소비행위는 개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이를 모방해 동참함으로써 대중에게 확산됩니다. 즉, 소비는 사회·문화적인 행위이며, 소비문화는 전염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집단성과 지속성은 그 사회의 소비자 역량에 따라 차이가 있죠.

소비자는 매일 시장에서 화폐로 투표하는 화폐 투표자라 할 수 있기 때문에 투표권을 잘 행사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다양한 물품을 비교해보면서 이 물건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보는 습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문화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날 것인가에 대해 숙고하는 일이 모든 소비자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현재의 소비문화를 바로 잡고, 바람직한 소비문화의 정착을 위해 무엇보다도 소비의 주체인 소비자 개개인의 의식전환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개인만의 소비보다는 공동체적 소비, 다양하고 바른 소비생활 정보의 활용, 상품 수명대로의 사용, 생산·소비 측면에서 친환경적인 소비 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는 소비자 개인의 선택과 책임이 뒤따릅니다. 소비자 스스로 소비 태도와 소비 가치를 기본으로 소비자 역량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강화한 소비자 역량을 바탕으로 생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시장을 감시하는 적극적인 프로슈머*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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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슈머: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소비는 물론 제품개발, 유통과정에까지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생산적 소비자’로 거듭난다는 의미.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모든 소비는 소비자의 선택에서 출발합니다. 소비자의 선택이 어떠한가에 따라서 소비문화가 바뀌고,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의 경쟁구도가 바뀝니다. 소비자의 선택이 중요해진 까닭은 바로 시장 환경이 생산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바뀐 결과입니다.

성숙한 소비문화, 그리고 좋은 기업과 시장은 소비자가 만듭니다.
이것이 소비자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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