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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소비멘토

우리 가족 용돈,
현명하게 잘 정하는
방법

글 이천 <경제 칼럼니스트>

오랜 시간 재무 상담을 해오다 보니 시대마다 가계 트렌드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용돈도 마찬가지로, 요즘 맞벌이 부부들의 경우 본인 월급이나 용돈을 각자 관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트렌드가 바뀌어도, 여전히 용돈을 정해서 주고받는 가정이 많다. 용돈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성질이 있어 받고 싶은 기대치가 크지만, 현실에서는 대부분 기대치만큼 받지 못한다. 빡빡한 살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배우자에게 무작정 용돈을 많이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원하는 만큼 줄 수도, 받을 수도 없는 가족의 용돈. 현명하게 잘 정해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다.

용돈, 현명하게 정해서 사용하기

사용처에 대한 기준부터
명확히 정해라

배우자에게 말하기 어려운,
지출을 대비해 용돈 모으기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것이
경제교육의 시작

하나

금액을 정하기 전에 사용처에 대한
기준부터 명확히 정해라

가족의 용돈 금액을 정하기 전에, 용돈으로 무엇을 할지 기준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 상담을 하다 보면 용돈을 정해 놓지 않고 그때그때 사용하는 사람이 있고, 용돈을 받아 본인만을 위해 사용하는 이도 있다. 용돈과 생활비가 혼재돼 용돈인지 생활비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용돈으로는 외식을 하거나 헬스나 골프 같은 운동을 할 수 있다. 영화나 뮤지컬 같은 공연을 관람하기도 하고, 읽고 싶은 책을 사거나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예쁜 옷이나 마음에 드는 구두를 사는 것도 용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 친구와 맛집에 가거나 술을 마시는 것도 용돈으로 가능하다. 이런 사용처 중에 어떤 항목을 용돈으로 사용할지 먼저 정해야 한다.

용돈의 사용처를 정하고 나면 그다음으로 금액이 중요하다. 상담을 통해 20·30세대와 40·50세대의 용돈에 대한 개념이나 액수를 정하는 방법이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20·30세대는 아내와 남편이 동일하게 용돈을 1:1 비율로 정하고, 그 안에서 자신을 위한 지출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에 40·50세대는 대개 용돈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즉, 용돈의 금액을 따로 정해 놓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생활비에서 지출하는 것이다. 예전에 상담할 때, 용돈이 없다는 40대 내담자에게 생활비 중 한 달 동안 자신을 위해 사용한 지출에 대해 적어보라고 했던 적이 있다. 이후 나중에 함께 지출의 합계를 내보고, 그 액수가 만만치 않아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내담자가 생활비에서 자신을 위해 쓴 지출을 용돈이라 가정해보면, 결코 적지 않은 용돈 금액이었다.

사용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아내와 남편의 용돈으로는 각각 급여의 10% 내외가 적절하다. 40·50세대의 경우, 자녀 교육비나 부모 부양비가 많이 지출되면서 생활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용돈으로 10% 내외를 받는 게 만만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40·50세대는 사회적 지위에 따른 품위유지 때문에라도 적절한 용돈이 필요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매번 얻어먹거나 다른 사람의 신세를 지게 되는 일이 반복되면 사람을 잃거나 인색하다는 평을 듣게 될 수 있다.

배우자에게 말하기 어려운 지출을 대비해
용돈 모으기

다음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배우자가 용돈으로 모은 돈에 대해서는 절대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말, 한 기관으로 강의를 나갔었는데, 강의 대상자는 대부분 은퇴가 5년 정도 남은 남자들이었다. 강의 중에 지금부터라도 용돈을 아껴 본인만의 자금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직장에서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을 때는 아내에게 돈을 달라고 말하는 것이 그리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은퇴 시기로 들어가게 되면, 매번 아내에게 이야기해 돈을 얻는 게 편치 않다. 혹여 아내가 사용처를 깐깐히 따진다든지 언짢은 이야기라도 하면 그 순간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그에 반해 용돈을 아껴서 자금을 만들면 재미가 있고, 모은 돈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할 수 있으니 자존감이 올라간다. 기념일에 아내나 아이에게 깜짝 선물을 해 가족 모두가 행복한 추억 하나를 보탤 수도 있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남편에게 이야기하기 껄끄러운 지출이 있기 마련이다. 이럴 때, 용돈을 모은 통장을 만들어 사용하면 배우자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써야 하는 불편함을 덜 수 있다. 물론, 남편은 아내가 따로 모은 용돈 통장에 관심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것이
경제교육의 시작이다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것은 경제 개념을 심어주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돈에 대해 알 나이가 되면 그때부터 바로 용돈을 지급하는 게 좋다. 요즘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과거에 비해 빠른 편이니,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용돈을 지급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일 좀 이르다고 판단되면 늦어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용돈을 주면 된다. 초기에는 아이가 돈 관리에 미숙할 테니 주간 단위로 지급하고, 익숙해지면 성인이 월급 받는 것처럼 월 단위로 지급한다.

특히, 용돈을 지급하기 전에 용돈 기입장에 대한 교육을 시킨 후에 용돈 지급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매달 용돈을 주기 전에 용돈 기입장을 부모가 확인한 후 지급하는 것은 필수다. 많은 자녀 교육서에서는 아이의 용돈 사용을 3가지로 구분하라고 조언한다. 용돈의 1/3은 소비로, 1/3은 저축으로, 나머지 1/3은 기부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단서를 굳이 달지 말고, 아이가 자발적으로 선택하게 자율권을 주는 것도 경제교육이다. 용돈을 받아서 사용하다 보면 스스로 깨닫고 느끼는 바가 있다.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본인만의 방법을 만들게 지도하는 게 더 낫다.

단, 저축 습관은 꼭 길러줘야 한다. 아이를 은행에 직접 데리고 가서 월 1만 원이라도 정기적금을 가입시켜주면 만기 때 불어난 이자를 보면서 아이가 원금과 이자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요즘같이 주식에 관심이 많을 때는 적금으로 모은 돈으로 우량주를 살 수 있게 리드해주면 아이가 투자에 대해 일찍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어릴 때부터 적금과 주식투자를 경험해보면 기본적인 투자 원리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 더욱이 푼돈이 목돈이 되는 유쾌한 경험을 반복하면 돈을 아껴 저축이나 투자를 더 열심히 하게 될 수 있다. 이때부터는 지도보다는 아이가 요청할 때 조언만 해주면 된다.

주나 월 단위로 용돈을 줬는데 아이가 용돈을 받자마자 다 써버렸다면, 추가로 용돈을 더 지급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용돈이 떨어져 원하는 것을 제때 하지 못해 고통을 느끼는 경험도 교육이다. 단, 불가피하게 용돈을 더 줘야 하는 상황이면 그때는 예금 이자보다 더 높은 대출 이자 기준으로 아이에게 돈을 주고, 꼭 원금과 이자를 받는 게 좋다. 빌려준 돈을 제때 갚지 않으면 다음번에 돈을 빌려줄 때는 대출 금리를 더 높게 정해서 받아야 한다. 이렇게 학습되면 다음 용돈을 받을 때까지 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대출의 무서움과 신용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이런 경험들이 용돈을 통해 학습되면 아이가 성장해 용돈보다 액수가 훨씬 큰 월급을 받더라도 관리를 잘하게 된다.

필자 소개

이천경제 칼럼니스트

(주)희망재무설계 대표이자, 24년 동안 재무 상담을 진행해 온 1세대 재무 설계 전문가다.
대박이나 한방은 결국 화를 부르게 된다는 사례를 체감하며, 성공하는 재테크는 경제 지식을 갖추고 시간의 힘을 믿으면서 돈을 꾸준히 불려나가는 데 있음을 강조한다.

주요 저서

내 통장 사용설명서, 결혼과 동시에 부자되는 커플리치, 3인 가족 재테크 수업 등

외부 필자가 제공한 콘텐츠는 한국소비자원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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