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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하지

다가오는 성탄절, 이 영화 어때요?

인생에서 꼭 한 번쯤은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이젠 다시 보지 못할 소중한 사람을 바라보던 순간, 막다른 진로에서 고민하던 순간, 더는 없을 것 같은 행복을 만끽하던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을지도 모르죠. 영화 <패밀리맨>의 주인공 잭 캠벨은 공항에서 사랑하는 연인 케이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뉴욕으로 떠납니다. 이별에 가슴 아파하던 잭은, 13년 후 월스트리트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투자 전문 기업가로 우뚝 서며 케이트를 말끔히 잊어버리고 맙니다. 영화에서 볼 법한 펜트하우스와 꿈의 자동차 페라리, 최고급 양복까지. 성공을 거머쥔 잭은 만족스러운 삶을 살며, 저마다 기다리고 있는 가족을 찾아가는 훈훈한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일에 정신없이 빠져있습니다.

13년 전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바뀌었을 인생으로

퇴근길 잠시 식료품점에 들린 잭은 뜻밖의 상황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당첨된 복권을 가게 주인이 돈으로 바꿔주지 않자, 화가 난 한 남자가 총을 든 강도로 돌변한 것이죠. 잭은 위험천만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강도에게 한 가지 묘안을 제시합니다. 가게 주인이 돈을 주지 않는 대신, 자신이 그 복권을 사겠다는 것이죠. 다행히 총을 내려놓고 흔쾌히 잭에게 복권을 건네고 돈을 받은 강도는 흡족한 표정으로 가게를 나섭니다. 복권을 주머니 속에 넣은 채 귀가하여 잠자리에 든 잭. 크리스마스 당일, 잭은 생각지도 못한 아침 풍경에 할 말을 잃고 맙니다. 낯선 집과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는 옛 연인 케이트와 그 사이 두 아이와 강아지까지.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된 케이트의 부모님까지 만나게 됩니다.

정신없이 뉴욕으로 다시 달려가 자신의 상징이자 소유물이었던 펜트하우스와 회사의 소유권을 주장해보지만,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쫓겨나기 일쑤. 아끼고 아꼈던 자신의 페라리를 몰고 등장한 건 다름 아닌 식료품점의 그 강도입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이냐고 묻는 잭에게 강도 캐쉬는 케이트와 함께 하는 삶을 택했을 때의 인생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적으로 잭 스스로 이 순간을 보내야 한다는 알쏭달쏭한 말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돌아온 잭은, 이 상황이 너무나도 싫기만 합니다. 어색하기 짝이 없는 아기 보기, 개 산책시키기와 같은 집안일도 견디기 어렵지만, 가장 참기 힘든 건 세련되지 못한 자신의 모습입니다. 자신을 그럴싸하게 꾸며주던 집과 차, 옷. 그 모든 것이 사라진 세상 속에서 잭은 좌절감을 맛보며, ‘왜 이런 인생을 살 게 된 거냐’며 케이트에게 원망의 화살을 돌리고 말죠.

자본주의 속, 돈의 가치란 무엇일까?

이렇게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성공을 거머쥔 잭에게, 그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은 그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던 수단이었습니다. 졸지에 가진 것을 다 잃고, 홀로의 삶에서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잭은 박탈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차츰 잭은 돈이 아니더라도 자신을 채울 수 있는 가치를 마주하게 되는데요. 도리어 억만금을 주더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으로 일상으로 채워가며, 여유와 미소를 찾게 됩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자본주의 사회를
유지하는 비밀, 빚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세상에 존재하는 돈의 양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돈이 넘쳐날수록 돈의 가치는 도리어 하락하기 마련이죠. 돈을 생산하는 자본주의의 중심, 은행은 타인의 돈을 이용해 돈을 창조하고 이자를 받으며 존속해가는 회사입니다. 돈을 끊임없이 생산할수록 물가는 오르고, 회사는 상품을 계속 팔아야만 경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자본주의의 이치입니다. 이에 따라 은행은 돈을 굴려 이득을 취하기 위해 대출을 권하고, 회사는 빚을 내서라도 상품을 살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특히 쉽게 살 수 없지만, 인생의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집과 차 등에 대한 대출 시스템은 ‘우대 금리’라는 말로 현혹하여 대출을 권하기도 하죠. 빚이란 자본주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인 것입니다.

마케팅, 소비를 유혹하는
최적의 비법

자본주의 사회가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소비가 이뤄져야 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소비하기를 이곳저곳에서 권장 받습니다. TV나 옥외광고, SNS를 켜면 끊임없이 펼쳐지는 휘황찬란한 상품과 누군가의 모습은 소비에 대한 유혹을 은연중에 속삭입니다. 이러한 마케팅의 향연은 소비자의 무의식에 침투하여 무언가를 소비하고 싶은 욕망을 계속 자극하는데요. 특히 소비는 슬픔, 불안, 우울, 외로움 등의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창구로도 이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계속 사들이게 된다면 내 감정이 무언가 결핍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케팅이라는 수단에 휩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돈보다
‘사람’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논리대로라면, 누군가 빚을 갚게 된다면 누군가는 파산으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이라는 책을 펴낸 것은,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꿨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경제학자는 모든 사람이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본주의에 대한 수많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지만, 실마리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돈을 쓰는 우리가 가장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와 돈, 시스템에 주목하기보다 ‘사람’을 먼저 보는 것입니다. 사람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하며 소비하고, 국가에서 그에 걸맞은 복지를 마련함으로써 사람을 해하지 않는 건강한 사회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돌아온 남부럽지 않은 삶, 인생을 다시 바꿀 수 있다면?

잭은 사랑이라 믿었던 케이트에 대한 감정이 현재진행형인 걸 깨닫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리게 됩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다른 선택지의 삶도 잠시, 잭은 다시 휘황찬란한 집에서 독거 생활을 이어가게 되는데요. 아이들의 뒤치다꺼리도, 아내의 잔소리도, 빈곤에 시달리는 나날도 없이 완벽한 삶인데도 잭은 밀려오는 공허함에 어쩔 줄을 모릅니다. 하지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죠. 아직 잭은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중요한 미팅을 미루고 어딘가로 열심히 뛰어가는데요. 과연 잭은 어떤 가치를 선택해 새로운 인생을 찾아가게 될까요? 올해 성탄절,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보고 싶다면 잭의 선택에서 힌트를 얻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 하네요.

그 삶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둘이 같이 있잖아.
난 ‘우리’를 택할래.

영화패밀리맨은?

  • 개 요

    코미디 | 미국 | 124분 | 2000년 12월 30일 개봉

  • 출 연

    니콜라스 케이지(잭 캠벨), 티아 레오니(케이트 레이놀즈)

  • 등 급

    15세 관람가

13년 전, 사랑하는 연인 케이트와의 약속을 뒤로 한 채 성공만을 향해 달려오던 잭 캠벨.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하는 잭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어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살았을 삶을 경험하게 되는데… 돈은 없는데, 식구까지 생기게 된 잭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미지 출처 : Saturn Production

*참고 도서 :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가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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