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열두 달 소비멘토’에서는 전문가로부터 경제상담을 받고 싶어도, 상담금액이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 무료 경제 상담을 진행했었는데요. 어느덧 올해 마지막 이야기를 들려드리게 되었네요. 그 동안 마음을 열고 솔직한 사연 보내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내년에 더 새로워진 메뉴로 찾아뵙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소비멘토:미스페니

• 경제교육협동조합 ‘푸른살림’ 경제코치
• 나의 첫 번째 머니 다이어리 저자
• 온라인에서 다수의 경제 칼럼 작성

고민 선정자 선물 3만원 도서문화상품권 모바일 쿠폰

주식투자 등 재테크에 관심은 많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인 ‘우리’님의 사연입니다.

인바디부터 체크해요

이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필요할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내가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점검하는 일이에요.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할 때도 트레이너가 가장 먼저 시키는 일이 인바디를 체크하는 일이죠? 내 몸 상태가 어떤지 파악이 되어야 그 후에 운동 목표와 운동 방법도 정할 수가 있어요. 돈 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나의 경제 상황을 파악하기 쉽도록 간결히 정리해보고 방향을 잡아 보는 거예요. 말씀해주신 정보를 통해 우리님의 자산을 간단하게 정리해보았어요.

금융자산은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원금보존성 자산으로 자유입출금통장, 예금과 적금, 청약통장과 같이 원금손실의 걱정 없이 돈을 모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두 번째는 원금손실성 자산으로 주식, 채권, 펀드, P2P, ETF 등 원금과 투자결과가 다른 금융자산이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 장기목적성 자산으로 먼 미래를 위해 장기적으로 납입하는 연금상품 등이 이에 포함됩니다.

1000만 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1000만 원을 다 미래의 목표를 위해 쓸 것이 아니라, 일부는 언제든 옆에 두고 쓸 수 있는 비상자금으로 비축해두는 거지요. 보통 비상자금은 평소 생활비의 3개월 치 이상으로 책정하기 때문에, 우리님의 비상자금은 약 450만 원으로 책정해보았어요. 내가 가진 돈을 목적에 따라 구분해보는 것은 앞으로의 저축 계획을 세울 때 큰 도움이 돼요. 똑같이 1000만 원을 갖고 있더라도 이 1000만 원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재테크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종잣돈보다 목돈

그럼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 우리님은 투자를 멈춰야할까요? 돈을 모으는 것도, 투자를 하는 것도 결국엔 우리님이 미래에 돈이 필요할 때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님의 총 금융자산은 약 1400만 원에 달하지만, 그 중 미래의 재무목표에 편하게 꺼내 쓸 수 있는 돈은 40%가량인 550만 원이에요. 따로 책정해 둔 비상자금은 실직, 질병 등 비상상황에 쓸 수 있도록 준비해 둔 돈이기 때문이고, 주식에 들어가 있는 돈은 손실을 면하기 위해서는 내가 필요할 때가 아니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타이밍에 인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대, 30대라면 가까운 미래에 써야 할 돈이 많습니다. 주택 보증금 마련, 결혼, 출산, 유학 등 삶의 모양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라 필요한 돈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 자산을 쉽게 인출하기 어렵고, 손실 가능성이 있는 원금손실성 자산에 배치해둔다면 정작 중요한 순간에 그동안 준비한 자산을 마음 편히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반적인 20대, 30대에게는 투자의 기초자금으로 활용하는 종잣돈보다는 가까운 미래에 사용할 수 있는 목돈을 모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사실, 관심이 가고 재미가 있는데 억지로 투자를 멈추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투자하고 계신 약 400만 원의 돈은 우리님 자산의 30%에 달하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이미 투자해두신 금액은 투자 공부를 위해 마음껏 활용하시되, 추가적인 저축은 원금보존성 자산을 쌓는 데 초점을 맞추어 자산의 안정성을 높여보세요.

매달 자산표 기록, 돈 모으는 재미가 두 배

마지막으로 우리님께 매달 자산표를 기록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저축은 소비와 달리 쾌감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적습니다. 그래서 자칫 지루해지고, 동기가 떨어지기 쉬워요.

이와 함께 매달 말 자산표를 기록하는 시간을 하나의 습관으로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그 시간을 단지 숫자를 기록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한 달 동안 우리님의 노고를 알아주고 칭찬해주는 시간으로 활용하시면 좋겠어요. 내 자산이 남들과 비교해서 작아 보일지라도 그것은 내가 몸과 마음을 다해 만들어 온 가치 있는 금액입니다. 어제의 나에 비해 오늘의 나는 또 얼마나 나아졌는지에 집중하다 보면 돈을 모으는 재미도 두 배로 늘어날 거예요.

이로써 올 한 해 동안 진행했던 열두 달 소비멘토 칼럼이 끝났습니다. 여러분의 돈과 마음이 항상 든든하기를 제가 어디서나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