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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소비멘토

30대 남자, 결혼자금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미스페니 <경제교육협동조합 푸른살림 경제코치>

열두 달 소비멘토에서는 여러분의 돈 고민을 듣고, 질문에 답을 해드립니다. 어떤 질문이라도 좋아요. 돈을 쓰는 걸 멈출 수가 없나요? 부모님께 생활비를 드려야 할지 고민이 되나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 마음을 그대로 적어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 달의 사연은 결혼자금으로 고민 중인 ‘윤세’님이 보내주셨습니다.

이 달의 의뢰인 ‘윤세’

30대 후반 직장인 남성입니다. 현재 어머니와 둘이 아파트에서 거주하며, 생활비는 제 월급으로 내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고민을 보내는 이유는 결혼 때문입니다. 나이도 있고, 모아놓은 돈도 얼마 없지만, 더 늦기 전에 결혼을 준비하고 싶습니다. 문제는 결혼자금이죠. 급여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도 많지 않아 걱정입니다. 현재 급여로 200만 원 정도를 받고 있습니다. 1년에 두 번 명절보너스로 50만 원을 받으며, 그 외에는 수당이 없네요. 지금까지 저축한 돈은 예금 및 적금 포함해 총 3천만 원정도 입니다. 한 달 고정지출비용은 생활비(관리비, 통신비, 식비)와 어머니 용돈 등을 합쳐 70만원이고요. 그 외 50만 원~70만 원 정도를 기념일 선물, 모임 참여, 취미생활 등에 지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쓰고 남은 60만 원 정도를 매 달 저축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결혼자금을 준비 할 수 있을까요?

소비멘토

안녕하세요 ‘윤세’님. 결혼준비 때문에 고민이 많으시군요. 용기를 내서 사연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굉장히 많은 20대, 30대 남성분들이 결혼준비를 시작하며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거예요. 주위를 보면 다들 아무 문제 없이 쉽게 결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상담을 통해 깊이 이야기를 나눠보면 결혼자금에 대한 부담으로 속앓이를 하는 남성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름만으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결혼자금’,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지금 중요한 건 저축이 아니다

경제공동체가 되는 법을 익힌다

결혼비용을 구체화하고, 우선순위를 수립한다

그럼 세 가지를 같이 살펴볼까요?

지금 중요한 건 저축이 아니다

‘윤세’님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결혼자금을 더 준비할 수 있을지 물어보셨지만, 지금 ‘윤세’님에게 중요한 것은 저축이 아닙니다. 오해는 하지 마세요. 저축을 통해 결혼자금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윤세’님의 경우에는 이미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저축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더 노력하신다면 한 달에 20~30만 원 정도 더 저축을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추가저축을 통해 2~300만 원을 더 모으게 된다고 해서 ‘윤세’님의 결혼에 대한 걱정들이 해결되지는 않을 거예요.

그럼 도대체 무엇이 중요한 걸까요? 바로, 지금까지 연애를 하던 패턴으로는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할 수 없음을 인식하는 거예요. 연애를 하면서는 상대에게 좋은 모습만을, 원하는 만큼만 보여주는 게 가능합니다. 민감한 데이트비용 문제도 ‘내가’ 더 양보하면, ‘내가’ 더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연애는 쿨하고, 산뜻한 ‘내가 낼 게’의 세계입니다.

하지만 결혼은 다릅니다. 결혼준비를 한다는 것은 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뜻입니다. 감정적으로만 결속해 있던 두 사람이 경제적으로 역시 결속되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 새로운 경제공동체에서는 내가 ‘혼자’ 노력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상대방과 문제를 공유하고, 가장 유리한 해결책을 같이 찾아나서야 합니다. 대출은 얼마를 받아야 할지, 누구 이름으로 받아야 유리할지, 결혼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는 필수고 어떤 부분은 선택인지는 혼자 결정할 수도, 준비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연애와 같은 방식으로 결혼을 ‘혼자’ 준비하고, ‘혼자’ 해결하려 하다가 지쳐 쓰러집니다. 남들이 말하는 평균치 정도는, 어디 가서 무시당하지 않을 정도는 모아두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에 시달리게 되고, 상황이 잘 따라주지 않으면 스트레스와 분노가 쌓입니다.

key point

왜 이런 부담감에 시달리게 되는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경제적으로 부족한 상황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다면 그것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언제까지고 서로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며 산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결국, ‘내가 낼 게’의 세계가 쿨하고, 산뜻한 이유는 서로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니까요. ‘윤세’님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드러내고, 상대방과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준비가 되셨나요? 그 결과가 더 끈끈한 관계일수도, 이별일 수도 있지만 그 어느 쪽이든 ‘윤세’님에게 나쁜 결과는 아닐 거예요.

경제공동체가 되는 법을 익힌다

결혼이 새로운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일임을 인식하셨다면 이제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 ‘윤세’님이 속한 경제공동체에서 여자친구와의 새로운 경제공동체로 이전할 준비를 하는 거예요. 지금 ‘윤세’님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고 어머니와의 공동생활비와 용돈을 부담하고 있죠. 이미 어머니와의 경제공동체에 속해 있는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결혼을 통해 ‘윤세’님이 새로운 경제공동체로 가버린다면 이전 공동체에 함께 있던 어머니는 여러 가지 혼란과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경제공동체를 꾸리기 이전에 어머니와의 경제공동체를 분리할 필요가 있는 거죠.

결혼 전 어머니와 의논할 것들

결혼 이후 동거를 할 것인가?
분가할 것인가?

결혼 이후 생활비는 계속 드릴 것인가?
중단할 것인가?

지금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지만 결혼 이후에는 동거를 할 것인지, 분가를 할 것인지. 지금 드리고 있는 생활비는 계속 드릴 생각인지, 중단할 예정인지 등등을 미리 의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머니와도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해두어야 어머니도 ‘윤세’님 결혼 이후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같은 내용을 여자친구와도 함께 얘기해봐야겠죠.

key point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대화를 시작하는 것도, 원활히 이끌어나가는 것도 버겁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많은 커플들이 결혼준비 과정에서 파혼을 맞이하게 되는 것도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에서 조율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니까요. 결혼준비에 필요한 대화들을 하면서도 가족, 파트너와 싸우지 않는 기술은 바로 ‘나의 답을 정해놓지 않는 거예요.’

내가 생각하기에는 부모님과 동거를 하는 게, 혹은 분가를 하는 게 합리적이고 당연한 해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결론을 정해두고 대화에 임하는 거죠. 그게 어머니든, 여자친구든 상대방으로써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윤세’님과 다른 위치에 서 있는 어머니, 여자친구는 그게 전혀 당연한 해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을 숙지해두고 조율을 시작한다면, ‘윤세’님은 결혼 후에 마주칠 수 있는 수많은 갈등들을 미리 해소하고 가는 거예요.

결혼비용을 구체화하고, 우선순위를 수립한다

마지막으로는 뭉뚱그려져 있는 ‘결혼자금’이라는 목표를 나누고, 쪼개어 이해하셔야 합니다. 단순히 ‘충분한 결혼자금을 모아야 해’라고 결심하면 아무리 많은 돈을 모아도 부족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결혼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필요하고, 각각의 대상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지 생각하기 시작하면 의외로 문제가 수월하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key point

결혼비용은 크게 ‘신혼집’, ‘결혼식’, ‘혼수’, ‘신혼여행’ 등으로 구분할 수 있어요. 그리고 ‘결혼식’ 비용 역시 ‘식장’, ‘드레스’, ‘메이크업’ 등등으로 구체화할 수 있고요. 이렇게 결혼에 필요한 것들을 여자친구와 함께 리스트업 해보세요. 그리고 이 중 어떤 부분에 우리의 한정된 자원을 집중할 것인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를 결정해 보세요.

결혼은 처음 해보기 때문에, 그리고 인생에 한 번뿐이라는 이유로 과도한 지출을 하게 되는 이벤트입니다. 결혼에 수반하는 다양한 내용 중에 어떤 것이 진짜 중요한 부분인지를 결정해두지 않으면, 남들의 말에 흔들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미리 두 분이 결혼비용을 구체화하고 우선순위를 수립해둔다면 앞으로 결정해야 할 수많은 선택들 앞에서 덜 흔들릴 수 있겠죠.

특히, 예비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신혼집 마련인데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에게는 국가에서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을 준비해보라고 조언합니다. 행복주택 등의 공공임대주택은 민간임대주택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오랫동안 거주가 가능합니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을 준비하려면

01

‘윤세’님과 여자친구의 주거지와 직장 근처에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알아보고 미리 필요한 조건들을 준비해보세요.

02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혼을 1년여 앞둔 예비부부들에게는 미리 청약저축과 자신의 가점 등을 알아보고 준비하도록 권합니다.

03

필요하다면 먼저 혼인신고를 할 수도 있고요. 요즘에는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도와주는 세미나, 도서, 인터넷 카페 등이 많으니 여자친구와 함께 공부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 만만치가 않지요? 이 모든 과정들을 겪어야 한다는 게 귀찮고 좌절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계획에 맞게 수입을 관리해오고, 또 필요할 때 조언도 구할 수 있는 ‘윤세’님은 분명 앞으로 필요한 일들도 잘 해나갈 거라 믿어요.

열두 달 소비멘토에 돈과 관련된 여러분의 고민을 보내주세요.
소비멘토가 매 월 한 분의 사연을 선정해, 속 시원한 답을 드립니다.

  • 참여기간 : 2020년 2월 1일(토) ~ 2월 11일(화)
  • 선정자 발표 : 2월 12일(수), 선정된 분에게 개별 연락
  • 선정자 선물 : 3만원 도서문화상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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