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하지

일상을 다채롭게 만들 취미 하나 어때요

혼자가 익숙한 그녀, 모드. 영화 <내 사랑> 속 그녀는 어릴 적부터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아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기조차 어려운 사람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어머니가 갑작스레 돌아가시자, 모드는 숙모의 집에 신세를 지게 됩니다. 그 집에서 모드는 매일매일 번거로운 짐짝같이 느껴지는 자신을 여실히 체감하죠. 그러던 그녀 앞에 에버렛이라는 한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생선을 팔고 잡일을 하며 근근이 생활을 영위해온 그가 가정부를 구한다며 마을에 나선 것이죠.

홀로에서 함께, 흑백에서 색채로 그려나가는 삶

모드는 숙모의 집에서 나와 홀로서기 위해 에버렛의 가정부를 자처하고 나섭니다. 하지만, 에버렛은 다리도 절뚝이고 가냘픈 그녀가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거칠고 무뚝뚝한 에버렛은, 여느 사람과 다름없이 모드를 홀대하기 시작합니다. “이 집의 서열은 나, 개, 닭, 그리고 그다음이 당신이야.” 하지만 모드는 에버렛의 홀대에 상처받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물러서지 않습니다. 이미 자신의 생 끝자락까지 내몰릴 대로 내몰렸던 그녀는 그의 무심한 행동에도 자신이 할 일을 억척스럽게 해나가죠.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무심코 이끌리듯 에버렛의 집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 심취해 온 집을 그림으로 물들이지만, 에버렛은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무심하게 그림에 스며들어 가는 그녀를 바라보는 사이, 에버렛에게 색다른 감정이 샘솟기 시작합니다. 바로 쥐도 새도 모르게 자라온 ‘사랑’입니다. 하지만 보육원에서 나고 자란 에버렛은 스스로 다짐하듯 말합니다. “난 사람이 싫어”. 하지만 그런 외돌토리 남자를 두고 모드는 말하죠. “사람들도 당신을 싫어해요. 하지만 난 좋아해요. 당신은 내가 필요해요.”

절뚝이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앞질러 가던 그는 어느덧 그녀와 보폭을 맞춰 나란히 걷기 시작하며, 새 삶의 문을 엽니다. 그러나 여느 삶이 그렇듯, 그 길이 언제나 행복하고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혼자에서 둘이 된 에버렛과 모드는 그 애틋하고 찬란한 생의 길을 함께, 그리고 묵묵히 걸어갑니다.

영화 <내 사랑>은 캐나다 최고의 나이브 화가로 평가받는 인물 ‘모드 루이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이야기입니다. 정규 미술교육 없이 순수한 즐거움과 본능으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끌어냈던 모드 루이스는 세상에 숱한 작품을 남겼을 뿐더러, 영화로까지 삶의 자국을 색칠해두었죠. 훗날 모드는 미국의 대통령까지 감동시킬 만큼 순수하고 따뜻한 작품을 계속해서 그려나갔는데요. 비록 모드 부부의 주요 수입원은 그림 판매금뿐이었기에 둘은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지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드의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직접 집을 찾아올 만큼 사랑받는 화가가 되었다고 하네요.

인생을 뒤바꾸진 않아도, 지루한 일상을 바꿀 취미 하나

그림을 만나 사랑을 더 아름답게 꾸며가며, 역사에 길이 남을 화가로까지 거듭난 모드. 모드만큼 대단한 업적을 이뤄내는 건 아니더라도, 작은 취미 하나가 지루한 일상에 불러오는 반향은 실로 위대합니다. 지난 하루가 어땠든 간에, 심신을 가다듬거나 즐겁게 해주는 취미가 하루 끝자락에 기다리고 있다는 설렘이 늘 함께하기 때문이죠. 요즘 무기력하고 지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나의 취향에 걸맞은 이색 취미 활동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01

집 한편에 마련하는
힐링 스팟, 홈 카페·홈 바

평소 분위기 좋은 가게에서 커피나 술 한 잔의 여유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홈 카페와 홈 바를 추천해드립니다. 내 취향에 딱 맞는 모양과 색의 아름다운 식기에 담긴 커피와 술, 그리고 디저트까지. 집 인테리어를 예쁘게 꾸밈과 동시에 내 마음에 안락함을 선사하는 공간을 만들어나가며 취향에 맞는 음료까지 탄생시킬 수 있죠. 요즘은 속성으로 배울 수 있는 바리스타·바텐더 클래스도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만드는 방법과 재료, 기구에 따라 풍미가 달라지는 커피와 술의 맛을 음미하며 여유로운 하루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 정성 들여 만든 음료와 공간. 꽤 효험있는 보상이 될 것 같지 않나요?

02

손으로 만드는 나만의 세상,
레고·미니어처

큼지막한 손으로 작은 조각을 이리저리 맞추다 보면, 어느덧 아기자기하게 빛나는 세상이 탄생합니다. 레고는 이제 비단 아이만의 놀이가 아닌, 어른을 위한 장난감으로까지 자리 잡고 있는데요. ‘키덜트(Kidult)’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그 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더 커지고 있죠. 특히 한정판 레고의 경우, 훗날 가격이 오를 것을 예상하며 소장하는 ‘재테크’의 기능까지 띄어 더욱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레고뿐만 아니라, 현실의 모든 것을 작은 형태로 재현하는 ‘DIY 미니어처’ 또한 이색 취미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공간의 제약이 있어 실현하지 못했던 인테리어를 손 하나로 뚝딱 만들 수 있는 대리만족과 만드는 과정의 즐거움, 결과물로 얻는 뿌듯함까지 얻을 수 있답니다. 작은 손으로부터 빚어낸 나만의 세상, 두고두고 보며 그 따뜻함을 떠올릴 수 있을 거예요.

03

스트레스 한 방에 날리는
비트의 움직임, 디제잉·작곡

디제잉은 시끌벅적한 클럽에서만 즐길 수 있다고요? 이제는 다 지나간 옛말입니다. 집안에서도 헤드폰을 낀 채 나만의 비트와 음악을 실컷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최근 방송을 통해 인기를 끌어모은 디제잉은 그 여파로 각양각색 클래스가 생겨나고 있는데요. 일렉트로닉과 EDM, 힙합까지 다양한 음악 장르를 내 색깔에 따라 믹싱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더욱이, 하루 동안 속성으로 배울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뿐만 아니라 개인 스케줄에 맞춘 1:1 레슨까지 등장해 바쁜 일상 틈틈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취미로 번져나가고 있죠. 이 밖에도 작곡과 랩 메이킹, 음악 프로듀싱까지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클래스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으니, 방 한 쪽에 작은 음악 작업실을 마련해 로망을 실현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사랑, 쥐도 새도 모르게 스며드는 오색찬란 물감

영화 <내 사랑>에서 에버렛은, 세월이 지나 어느새 주름으로 얼룩진 아내 모드의 얼굴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말합니다. “내가 왜 당신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처음 그녀를 개와 닭보다 못한 존재로 내몰며 멸시하던 순간을 지나, 어느덧 알록달록 오색찬란한 물감과 사랑이 집과 그를 몽땅 물들이기까지. 모드는 세상에 감동을 선물한 순수한 화가로 날개를 펼치는 동시에, 에버렛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꾼 일생일대의 소중한 사랑이 되어주었죠.

내 인생 전부가 이미 액자 속에 있어요. 바로 저기에...

영화내 사랑은?

  • 개 요

    드라마,멜로/로맨스, 드라마 | 아일랜드 외 | 115분 | 2017.7.11 개봉

  • 감 독

    에이슬링 월쉬

  • 출 연

    샐리 호킨스(모드 루이스), 에단 호크(에버렛 루이스)

  • 등 급

    12세 관람가

운명처럼 세상에서 가장 작은집에서 만난 에버렛과 모드. 혼자인 게 익숙했던 이들은 서서히 서로에게 물들어가며 깊은 사랑을 하게 되고 서로의 사랑을 풍경처럼 담는다.

전문 사진 출처 : 영화 <내 사랑>, Rink Rat Productions / Screen D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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