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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덕질

피규어가 보여주는 작은 세계
“찬란했던 추억을 선물합니다”

글·이진영 <‘피규어 컬렉션 드림 재테크’ 저자>

피규어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취미가 청년부터 중장년까지 다양한 연령대로부터 사랑받는 문화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피규어에 빠지게 된 이유는 외형의 매력, 추억 향유, 인테리어 소품, 재테크 등 다양하죠.
그 정도로 다채로운 매력을 품고 있는 취미니까요! 피규어 컬렉터로서 명성이 자자한 이진영 작가님은 수집을 넘어, 추억 속 피규어나 관련 굿즈를 제작할 정도로 피규어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하는데요.

취미는 덕질 4월호에서는 동심의 세계, 나아가 재테크의 세계로 안내하는 피규어의 매력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Q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30여 년간 수만 점의 피규어를 비롯해 만화책, 우표, 주화, LP 등 추억의 아이템을 수집하고 있는 컬렉터 이진영입니다. 디지털 이미지 콘텐츠 및 AI 개발업체 벤처기업의 대표이자 블로그 ‘스마트의 7080 취미 이야기’를 운영하며 파워블로거 겸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블로그를 운영하며 각양각색의 피규어를 소개하고, 직접 피규어를 제작하는 등
‘피규어 덕후’임을 알리고 계십니다.
피규어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A

초등학생 시절부터 만화영화 주인공들을 형상화한 플라모델과 만화 교양 월간지, 계몽사 동화전집을 끼고 살았어요. 좋아하는 캐릭터 정보, 인상 깊은 구절 등을 외우고 다닐 정도로 좋아했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공부에 매진하느라 신경 쓰지 못했지만요.

시간이 지나 직장에 다니던 20대 중반, 우연히 어릴 적 제대로 관람하지 못했던 만화영화 비디오 CD를 구하게 되었는데요. 이때를 시작으로 피규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어린 시절의 우표와 주화 수집, 만화영화, 팝송, 가요 LP 등이 아련하게 떠올랐거든요. 피규어를 본격적으로 수집한 건 제가 쓴 프로그래밍 단행본 독자였던 아내와 결혼한 1995년부터예요. 아내와 함께 로봇 레진 키트 4종을 구매하여 에나멜로 도색하고, 만화영화 관련 컬렉션을 모아오며 힘든 사회생활 속 유년 시절의 추억이 전하는 힐링에 푹 빠져든 거죠.

Q

희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외국 원정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피규어에 진심이세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피규어의 매력,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첫 번째 매력은 ‘추억 여행’이라고 생각해요. 유년 시절을 함께했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과거를 회상하는 대화를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잖아요. 또 재밌고요! 옛날에 나를 행복하게 했던 주인공들을 어렵게 구하고 나면 ‘드디어!’라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짐과 동시에 당시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라요. 피규어를 보는 순간 추억 여행을 떠나는 셈이죠.

두 번째 매력은 ‘재테크’가 된다는 점이에요. 관심 있는 피규어를 구하기 위해 국내외 경매 사이트를 방문하고,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랍니다. 실제로 70년대 천 원도 채 안 하던 만화 월간지나 만화영화 레코드판, 플라모델이 현재에 이르러 수십, 수백만 원에 거래되고 있어요. 후세에 물려줄 자산과 같다 해도 무방해 보이죠? (웃음) 이러한 매력 덕에 긴 시간 동안 피규어를 수집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희귀한 아이템을 구하고 싶어요.

일본 후쿠오카에서 만난
기동전사 건담 대형 구동 전신상

Q

장난감 형태의 피규어 외에도 우표, 레코드, 만화책 등 옛 추억을 자극하는 다양한 소품도 수집하고 계세요.
물건을 수집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A

피규어를 수집할 때 자신만의 수집 기준이 있어야 해요. ‘남들이 사니까’, ‘이게 유행이니까’ 등 명확한 기준 없이 재테크만을 목적으로 수집하면 보관 공간 및 경제적인 제약 등의 이유로 취미를 유지하기 어렵거든요. 실제로 이러한 문제로 인해 취미를 포기하고 수집품을 처분하는 사례를 주위에서 많이 봤어요.

저는 유행 따라 수집하기보단 제 가슴 속에 남아있는 주인공과 관련된 것만 수집하는 편이에요. 국내외 만화영화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스타워즈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 주인공들에 대한 애착이 있거든요. 좋아서 수집했던 소장품의 가치가 나날이 상승하고 있어서 수집욕이 높아지는 것도 있는 것 같네요. (웃음)

Q

피규어 덕후가 전하는 재테크 책 「피규어 컬렉션 드림 재테크」를 발간하셨습니다.
어떤 책인지 소비자시대 독자들께 소개 부탁드려요!

A

「피규어 컬렉션 드림 재테크」는 추억 소환부터 재테크까지 피규어 수집의 ‘일거양득’ 효과를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자 저술한 책입니다. 피규어를 모아온 저의 일대기를 비롯해 피규어 정의와 종류, 컬렉터로서 주의해야 할 사항, 수집 소스 및 분야별 컬렉션 가격 등 다양한 히스토리를 수록하고자 했어요. 2012년, 동호회 운영자이자 컬렉터 두 분과 공동 저자로 국내 최초의 피규어 전문 서적인 「장난아닌 장난감 피규어」을 발간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TV 도서 프로그램에서 우수도서로 선정되며 큰 인기를 얻었지만, 지면이 한정된 탓에 제가 전달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많이 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었거든요.

「피규어 컬렉션 드림 재테크」는 피규어 수집에 대한 기본 지식과 용어를 다룬 1부, 직접 제작한 피규어와 국산 애니메이션 클레이 피규어 등 저만의 컬렉션을 소개한 2부, 유년 시절에 보았던 문학전집과 만화책 등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3부로 이루어져 있어요. 피규어 수집이 주는 재미를 알리고자 쓴 책인 만큼 독자분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피규어가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가장 큰 이유는 2가지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추억을 향유하고자 하는 과거의 어린이들이 경제적 여유가 생긴 것이고, 두 번째는 이제는 쉽게 구할 수 없다는 희소성 때문이죠. 예시로 1976년부터 1990년까지 개봉했던 7편의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브이>의 장난감 피규어와 관련 제품들을 들 수 있겠네요. <로보트 태권브이>의 경우, 안 본 아이들을 찾기 힘들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덕에 다른 고전 컬렉션보다 높은 가격대를 기록하고 있거든요. 당시 150원이던 10cm 로봇 장난감은 1,340배 상승한 201,000원, 50원이던 종합장은 2,710배 상승한 135,500원에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거래되었죠. 물론 컬렉션 상태에 따라 수백~수천만 원에 거래되는 경우도 있어요!

희소성이 떨어지면 재테크 수단으로서 큰 가치가 없어요. 과거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우표 수집이 대표적이에요. 당시 수십만 장에서 수백만 장이 발행되어 현재도 쉽게 구할 수 있거든요. 심지어 낱장 보관도 용이하다는 특성 탓에 미품(美品)도 많죠. 저는 어릴 적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우표를 모았을 정도로 우표 수집에 진심이었는데요. 아쉽지만 추억의 대상으로 간직하고 있답니다.(웃음)

Q

오랫동안 다양한 피규어를 수집해온 만큼 보유한 피규어도 많으실 것 같아요. 소장한 피규어의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요?

A

현재는 <로보트 태권브이> 관련 작품 1,000여 점과 저만의 독자 컬렉션 4,000여 점을 포함한 피규어 27,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어요. LP/LD/VHS/DVD 등 영상물 300여 점, 애플 마니아를 자칭하며 수집한 고전 애플 컴퓨터 및 소품 200여 점, 애니메이션 및 영화 관련 금은화와 시계 300여 점, 애니메이션 관련 우표 1,000여 점, 고전 만화 및 동화책 500여 점, 고전 문구류 200여 점 등 약 3만 점의 컬렉션도 보유하고 있고요. 과거 KBS 방송에 출연하여 피규어의 값어치를 돈으로 환산해 본 적이 있는데, 약 30억 정도로 추정되는 것 같더라고요. 금액적 가치보다 추억 소환과 힐링이라는 면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장 중인 작품을 판매하거나 교환하지 않을 거지만요.

Q

피규어 덕후로서, 올해 꼭 해보고 싶거나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A

요즘에는 3D 모델링/프린팅을 이용해 저만의 피규어를 제작하고 있어요. 피규어로 제작되지 못한 애니메이션의 작품을 재조명하고, 추억의 7080 애니&영화 캐릭터 컬렉션을 확대하고자 함이죠. 직접 제작한 4천여 개의 작품 중 몇 개를 소개해 드리자면, 처음으로 제작했던 다츠노코 프로덕션의 ‘이상한 나라의 폴’ 세트,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의 기폭제가 된 임정규 감독의 ‘마루치 아라치’, 스토리 및 만화작가 간의 법적 분쟁으로 원작국(일본)에서조차 이렇다 할 피규어가 제작되지 못한 ‘들장미 소녀 캔디’가 있네요.

직접 제작한 피규어

이상한 나라의 폴

올해도 변변한 상품이 발매되지 않은 애니메이션 관련 캐릭터를 지속해서 제작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완성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멋진 공간도 꾸며보려 해요. 현재 ‘위즈갤러리’라는 전시 공간을 조성하고 있는데요. 전국에서 흩어져 전시 중인 제 컬렉션을 모두 모아 테마별로 정리할 예정입니다. 곁에 두고 볼 수 있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네요.

이진영
작가

어린 시절 취미 삼아 했던 피규어 수집을 30여 년간 해오면서 국내 최고의 피규어 수집가이자 전문가가 되었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보유한 국내외 희귀 작품과 다양한 작품을 공개하는 전시회를 여러 차례 열었다.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방송에서도 여러 번 피규어를 공개하여 시청자들에게 감탄을 안겨주었다. 현재도 여전히 피규어를 수집하고 있으며 희귀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외국 원정도 마다치 않고 있다. 재테크로 피규어를 시작한 건 아니지만 현재 보유한 피규어 값어치는 따지기 어려울 만큼 큰 값어치가 되었고, 블로그 ‘스마트의 7080 취미 이야기’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 겸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피규어와 함께하면서도 IT 전문 벤처업체 (주)위즈데이타 대표이사 및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주요 저서피규어 컬렉선 드림 재테크 :
스마트의 7080 취미 이야기

블로그blog.naver.com/smartjy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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