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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은 처음인데? 입양 전 체크리스트

이태형 수의사 <브이케어 동물병원 대표원장, ㈜펫닥 부대표>

4살짜리 꼬마아이부터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반려견을 보면 누구나가 하는 말이 “귀엽다”입니다. 그러나 정작 키우기 시작하면 신경써야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요.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사람 먹는 음식은 먹이는 게 아니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쳐다보는지, 대소변은 왜 이렇게 못 가리는지, 다른 강아지들은 착하게 잘 있는데 우리 강아지는 왜 짖기만 하는지 등의 여러 의문들이 보호자들에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입양 전부터 반려견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어디서 입양하지?

2016년 강아지공장의 실체가 방송으로 드러나면서 많은 국민들이 그 현장과 상황에 놀랐습니다. 펫샵의 예쁜 강아지들이 실제로는 기계 찍어내 듯 출산한 것이었고, 관리하는 사업주는 강아지들을 생명체가 아닌 물건 다루듯이 대했으니까요.
이렇게 많은 이슈들이 있고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디서 입양하시라고 하는 가이드를 확실하게 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어떤 마음가짐으로 입양을 해야 하는지, 내 상황과 맞는 반려견은 어떤 종류인지, 입양하는 곳에서 어떠한 것을 체크해야 올바르게 입양받은 것인지를 간단하게 말씀드리고자 해요.

대표 반려견 입양처

반려견 브리더

한 견종만을 키우고 관리하여
순종에 가까운 반려견의 입양을
연계하는 곳

펫샵

여러 견종이 같은 장소에서
관리되며, 일반 가정분양이나
상업적인 분양을 연계하는 곳

유기견 보호소

국가에서 운영하는 보호소나 사설
보호소에서 유기견을 입양 받을 수 있음 동물보호 관리 시스템 (www.animal.go.kr)에서
유기견을 관리 중

나에게 맞는 강아지는?

보통 ‘나도 키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반려견 입양을 결정하고, ‘강아지는 밥 주고 잘 놀아주면 잘 큰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자식이 성인이 되어 부모님 품을 떠나는 시간을 20년 정도로 본다면, 반려견도 20년이라는 일생을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입양을 결정해야 합니다. 반려견의 경우, 보호자의 수발이 없으면 먹는 것조차, 산책조차 홀로 하지 못하니까요.

입양 전 진지하게 점검해야할 마음가짐

  • 반려동물을 맞이할 환경적 준비, 마음의 각오는 되어 있습니까?
  • 환경이 바뀌더라고 한번 인연을 맺은 동물은 끝까지 책임지고 보살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까?
  • 모든 가족과는 합의가 되었습니까?
  • 반려동물을 위해 공부할 각오는 되어있습니까?
  • 아플 때 적절한 치료를 해줄 생각입니까?
  • 입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짊어질 의사와 능력이 있습니까?
  • 우리 집에서 키우는 다른 동물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습니까?

또한 본인의 생활방식을 고려하지 않은 채, TV에서 보던 크고 멋있는 반려견을 선택하거나 활동적이고 발랄한 반려견을 선택하기도 하는데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이 없거나 산책을 많이 하지 못한다면 활동적인 반려견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보더콜리, 웰시코기와 같은 목축견 출신이나 비글, 그레이하운드, 닥스훈트 같은 달리기를 좋아하는 그룹의 품종들은 꾸준히 산책을 시켜줄 수 있는 보호자들에게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마당이 없고 거주하는 공간이 좁다면 대형견보다는 소형견 위주로 선택하면 좋습니다. 또한 품종별로 짖는 것을 좋아하고 예민한 품종도 있기 마련인데요. 많이 짖는 것을 싫어하거나 강아지와 장난하는 걸 좋아하는 보호자들에게는 포메라니안, 스피츠 등의 예민하고 겁이 많은 아이들은 추천 드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산책을 주기적으로 함께 할 수 있고. 외롭지 않게 잘 놀아주거나 관리를 잘 할 수 있다면 어느 품종을 선택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산책을
시켜줄 수 있다면

보더콜리, 웰시코기, 비글,
그레이하운드, 닥스훈트

마당이 없고,
거주하는 공간이 좁다면

대형견보다는
소형견 위주로 선택

많이 짖는 것을 싫어하거나,
강아지와 장난하는 걸 좋아한다면

포메라니안, 스피츠 등의 예민하고 겁이
많은 아이들은 제외

입양 시 꼭 체크하세요

국내법상으로는 태어난 지 2개월 이후의 반려견만을 입양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의 면역력이 형성되면서 유동식을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어야만 입양이 가능한 것인데요. 출생일을 정확히 잘 모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분양을 하는 분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1세심한 위생관리 필요

6주 정도면 1차 예방접종을 하게 되는데요. 예방접종 주사는 반드시 동물병원을 개설한 수의사가 접종해야 합니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 이러한 부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수의사의 확인이 들어간 접종 내역 없이 구두로만 했다라고 하는 곳들이 많이 있습니다. 첫 입양 시 반드시 수의사의 접종 내역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이 시기의 반려견은 전염병에 굉장히 취약하기 때문에 세심한 위생관리가 필요합니다. 항체가 형성되기 전에는 산책을 하지 않는다거나 반려견이 많은 장소에는 가는 것을 자제하는 등의 조심스러움이 필요하죠. 이와 함께 입양 초기에 오랜 기간 집을 비우는 일이 있다면 꼭 입양을 미뤄야 합니다.

2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하고 꼼꼼히 확인

입양 시 계약서에 [소비자기본법 시행령] 8조 3항에 따른 내용이 기재 되어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15일 이내 반려견이 사망하면 같은 종류의 반려견을 받거나 구입가격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입양 직후, 동물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면 판매업체에서 치료를 한 후 소비자에게 돌려주어야한다는 규정도 있는데요. 그러나 건강상의 문제가 생긴 경우의 처리방법에 있어 ‘배상 제외 질병’이나 ‘지정 병원’을 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면, 판매업체가 배상 책임을 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 유의해야 합니다.

3예방접종내역을 정확하게 확인

보통의 보호자들은 동물병원에 내원 후, “2차 접종까지 했다고 합니다”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러나 접종의 종류는 혼합백신, 코로나 장염백신, 전염성기관지염백신, 광견병 백신, 신종플루 백신이 있습니다. 단순히 2차라고 한다면 총 5차를 접종해야하는 혼합백신만 2번 맞았다로 생각이 되기 때문에 어떤 접종을 몇 번 맞았는지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반려견 물품 구매는 동물병원 자문받기

입양 시, 입양을 하는 곳에서 서비스로 이것저것 챙겨주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입양한 반려견에게 맞는 물건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입양 결정을 했다면 추후 접종을 진행할 동물병원을 찾아놓고, 미리 내원하여 수의사 선생님께 자문을 구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입양 시 반드시 필요한 물품으로는 사료, 사료그릇, 배변패드, 방석, 장난감 정도이고요. 추후1주일정도 관리 해보고 발톱깎이, 귀 세정제, 샴푸, 빗, 목걸이, 줄, 이동장, 장난감등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급하게 구매하기 보다는 입양 후 안정을 취하시고 물품을 구매하길 바랍니다.

반려견과의 행복한 동행을 위해

입양 후 보호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많은 정보를 찾습니다. 모든 정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해 반려견의 교육이 잘못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말을 듣지 않으면 콧등을 때려라”입니다. 실제로 행동을 저지하는데 효과는 있지만, 반려견의 공격성을 키우고 보호자와의 신뢰를 깨는 매우 안 좋은 행동입니다. 인터넷상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무작정 신뢰하지는 말아주세요. 또한 ‘우리 반려견은 괜찮다’는 생각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산책할 때는 반드시 목줄과 이름표를 부착하고, 배변봉투를 챙겨 다녀야 하죠.

앞서 말씀 드린 것 같이 신중한 자세로 반려견을 입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경제적인 능력 또한 중요한 부분이고요. 그러나 한 생명을 오롯이 책임진다는 마음이 있다면, 요즘 가성비 좋은 제품들도 많기 때문에 충분히 반려견과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품종견도 좋지만, 유기견 보호소에 가면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있는 예쁘고 귀여운 반려견들이 많이 있으니 유기견 입양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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